이 주의 문학 신간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저 : 이기호 / 그림 : 박선경 / 출판사 : 마음산책 / 발행 : 2016년 2월 25일
<권순덕 성령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등을 쓴 이기호 작가의 신작이다. 전체 40편의 짧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분량은 짧지만 이기호 특유의 문체와 해학미는 그대로다. 소녀시대 태연의 팬으로서 악플을 달던 한 ‘아이’를 혼내주는 바람에 경찰서에 고발을 당한 검도장 사부님. 카드 값 때문에 화가 난 아내를 피해 아파트 뒷산으로 도망쳤지만 문자 폭격을 퍼붓는 아내 때문에 나흘간 산에서 내려오지 못한 한 남편. 부모에게 사업 자금을 얻어낼 의도를 가진 친구에 의해 강원도에 끌려간 끝에 배추 출하에 동원될 처지에 놓인 ‘나’. 현실을 핍진하게 다루지만 어쩐지 ‘귀여운’ 상황에 ‘피식’ 웃게 되는 이야기들이 한 가득이다.
└기자의 속마음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지만 책이라도 읽으며 견뎌야겠다.
<내 심장을 향해 쏴라>
저 : 마이클 길모어 / 역 : 이빈 / 출판사 : 박하 / 발행 : 2016년 2월 19일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책을 읽고 “인간에 대한, 아니 어쩌면 세계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에 거대한 변화가 일어났다”고 표현했다. 이 책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형수’라 불리는 게리 길모어의 동생 마이클 길모어가 썼다. 저자의 형인 게리 길모어는 1976년 두 명의 무고한 시민을 죽이고 스스로 사형에 처해 달라 주장해 결국 총살형으로 삶을 마무리한 인물이다. 마이클은 자신의 형이 어쩌다가 끔찍한 살인마가 되었는지 그 뿌리를 파헤치고자 했다. 자신의 부모뿐만 아니라 백년이 넘는 세월을 뛰어 넘어 조부모, 증조부모의 삶까지 집요하게 파헤친다. 폭력의 그림자에 휩싸인 미국 가족인 역사인 동시에, 이런 가정의 아이들이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 오랜 세월 파멸의 혈통을 이어온 것인지를 드러낸다.
└ 기자의 속마음 실제로 일어난 일을 기록한 ‘논픽션’이 주는 감동.
<성룡-철들기도 전에 늙었노라>
저 : 성룡, 주묵 / 역 : 허유영 / 출판사 : 쌤앤파커스 / 발행 : 2016년 2월 22일
어린 시절 추석, 설날이면 빠지지 않고 TV에는 성룡 영화가 나왔다. 그가 출연한 영화의 줄거리는 늘 유사했지만, 코믹하고 에너지 넘치는 몸동작을 보는 것만으로도 신나고 흥분됐다. 높은 곳에서 추락하고, 악당과 몸을 부딪히며 싸우고, 위험천만한 상황속에 쫓고 쫓기며 뒹구는 게 그의 모습의 전부일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스크린의 뒤편, 스크린의 바깥에선 그의 인생이 펼쳐졌을테다. 1954년 홍콩의 프랑스 영사관에서 일하던 주방장과 가정부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소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무술과 연기수련을 했던 유년시절, 영화 촬영장에서 일당을 받아가며 각종 역을 수행하던 암흑기, <사형도수>, <취권>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영광의 시기, 헐리웃에서 고배를 마셨던 이야기 등, 배우라는 직업을 가졌던 인간 성룡의 이야기가 100장의 사진과 함께 담담하게 기록돼 있다.
└기자의 속마음 영원한 영웅 성룡, 계속 영화 만들어 주세요!
<창백한 잠>
저 : 가노 료이치 / 역 : 엄정윤 / 출판사 : 황금가지 / 발행 : 2016년 2월 12일
과거에 잠시 탐정 일에 손을 댔지만 현직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다쓰미 쇼이치는 준비 중인 ‘폐허’ 사진집 촬영을 위해 작은 마을 다카하마를 찾는다. 해당 지역의 소문난 폐허 중 하나로 불리는 다카하마 호텔을 찾아갔다가 우연히 한 여성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살해된 인물은 다카하마 마을의 공항 건설 계획을 반대하는 모임에 서 활동하고 있던 저널리스트 아지자와 다에코. 최초의 목격자이자 전직 탐정으로서 수사 협조 과정에서 지역 공동체 안에 얽힌 첨예한 이권 다툼과 갈등을 목격하게 된다.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가이자 <제물의 야회>, <환상의 여자> 등을 쓴 기노 료이치의 신작으로서 우연한 살인사건으로 인해 드러난 일본의 사회상을 특유의 하드보일드한 스토리 안에 풀어낸다.
└ 기자의 속마음 우리 동네에 새로운 사업이 벌어져 내게 큰 이익이 떨어진다면 내가 택할 것은 돈일까? 환경일까?(옛날이라면 환경이라고 답 했을텐데, 이젠 한 번 고민해보게 된다.)
<음의 방정식>
저 : 미야베 미유키 / 역 : 이영미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6년 2월 24일
추리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의 신간이 (행복하게도) 또 나왔다. 그녀의 전작 장편소설 <솔로몬의 위증> 이후 또 한 번의 교내 미스터리 물이다. 전작에서 약 20년 후 변호사가 되어 등장한 후지노 료코와 <이름없는 독>,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에도 등장한 사립탐정 스기무라 사부로가 콤비를 이룬다. 대강의 줄거리는 도쿄의 사립중학교에서 이뤄진 1박2일 캠프 도중 교사 히노 다케시의 부적절한 언동이 파문을 빚는다. 공격 대상이 된 학생은 한밤 중에 무단으로 이탈하고, 다른 학생은 정신적 스트레스로 자살까지 시도할 정도로 파문은 커져간다. 하지만 당사자인 히노 다케시는 끝까지 혐의를 부인한다. 학생과 선생 중 누구의 주장이 옳은 것일까? 진실이 밝혀진다.
└ 기자의 속마음 평범한 일상에서 극도의 공포감을 조성하는 미미여사의 힘 -_-bb
취재: 주혜진 (북DB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