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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칼럼

신입사원의 술자리 생존 수칙

신입사원 상식사전

by 인터파크 북DB


신입사원이 제일 힘들어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이 ‘회식’이다. 어른들이랑 술을 마셔본 경험도 별로 없을뿐더러, 직장 상사라는 어려운 분들과 함께 하는 술자리라니! 아마 등줄기에서 식은 땀 좀 흐를 것이다.



그런 당신을 위해 신입사원이 가져야 하는 술자리 센스에 대해 간단히 정리했다! 이 정도만 익힌다면 당신이 술자리에서 크게 실수할 일은 없을 것이다.



❶ 우리 편과 적군을 구분하라



아주 가끔 우리 부서와 다른 부서, 또는 우리 회사 팀과 상대방 회사 팀이 같이 모여 회식을 하고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그래도 얼굴 한 번 더 보았다고 자꾸 우리 편 사람한테만 술을 권해서는 안된다. 적어도 전투 중에는 누구를 향해 총을 쏴야 하는지 구분을 잘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편의 잔은 최대한 보호해주고, 상대편의 잔을 집중 공격하도록!



❷ 술잔 뒤집어놓지 마라



아주 희귀한 현상으로, 가끔 겁을 완전 상실한 신입사원이 ‘오늘은 술을 안 마십니다’라는 의미로 자기 앞의 술잔을 뒤집어놓는 경우가 있다. 용기는 참으로 가상하다. 그러나 당신은 절대 그러지 말기를 바란다.



❸ 중간에 도망가지 마라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다. 솔선수범해 앞에서 술자리를 주도하고 있는 팀장을 뒤로하고 감히 신입사원이 집에 가야 한다며 먼저 일어날 수 있겠는가?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아무리 본인이 심하게 취했다 해도, 누가 먼저 집으로 도망쳤는지는 대부분 기억한다. 이왕 회식자리 왔으면 즐거운 마음으로 그날 회식의 마지막 엔딩크레디트가 다 올라가는 것까지 지켜보고 가라.



❹ 회식의 끝은 최고참이 택시를 타는 순간이다



이제 회식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식사도 끝나고 사람들 얼굴도 붉어지고, 벌써 시간은 밤 10시가 되었으니 슬슬 집에 갈 시간도 되고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그래도 선방했다’ 하고 뿌듯해하며 삼겹살집을 나오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가련한 신입사원들이여, 혹시 당신의 팀장이 아직 술에 대해 약간의 미련이라도 남았거나, 소주 후 입가심 맥주를 원하시게 되면 당연히 그때부터 2차 라운드의 시작인 것이다. 2차 라운드까지 가면 한국인의 특징인 음주는 무르익고 이제 가무가 필요해진다. 아마 3차는 노래방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역시 신입사원답게 최근에 나온 댄스곡과 발라드곡을 부르고 분위기 좋게 해서 노래방을 나오면 아마 자정에서 새벽 1시 정도 될 것이다. 이 정도면 이제 오늘의 임무를 완수했으니, 당신은 잽싸게 지나가는 택시를 잡도록 한다. 택시를 잡았으면 문을 열고서 이렇게 외친다.



“팀장님, 택시 잡았습니다!”



만약 팀장이 택시를 타게 되면 그날의 모든 일정은 끝나고, 당신도 남아 있는 사람들과 잠시 대화와 인사를 나누고 나서 집으로 출발하면 된다.



혹시라도 팀장이 택시 승차를 거부하게 되면? 그 이후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이끌려다니는 것 외에 무슨 다른 수가 있겠는가? 명복을 빈다.



❺ 회식 후 택시비는 이미 월급에 포함되어 있다



차가 끊겨서 택시를 타야 하는데 택시비 지급이 안된다고 해서 원망할 것 없다. 월급에 이미 택시비가 포함되어 있으니까. 당신의 월급은 당신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는 비용, 당신이 욕먹고 나서 인내심을 가지게 하는 비용, 그리고 회식이 늦게 끝났을 때 집까지 가는 택시비가 종합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이미 말했으니까 잘 새겨두었겠지만.


글 : 칼럼니스트 우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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