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쪼개서 시나리오로

소설쓰기는 쓰기 전까지가 가장 어렵다

by 김케빈


10시간에 걸쳐서 대략적인 전체 줄거리 흐름과, 시즌 1 시나리오, 시즌 2 의 결말을 완성했지만 읽어보니 불완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줄거리를 쓴다고 해서 바로 소설을 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시나리오로, 그러니까 어떤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지 요약하듯이 정리할 수 있는 것이 필요했었다.

스토리가 나무의 큰 기둥과 같았다면, 줄거리는 큰 줄기, 시나리오는 작은 가지들이었다. 그리고 시나리오는 잎들이었다.


그 와중에서 다른 요소들이 꽃을 피웠다. 주인공들이라던가. 전날 이제 모든 준비는 다 끝났다면서 한 권을 쓰고서 자신만만하게 다음 권을 쓰는데 내용이 산으로 가는 걸 보고 아득한 절망감을 느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다듬었다. 시나리오를 쓰고 나자 뭔가 처음에 줄거리를 썼을 때의 설레임이 사라진 것 같아서 맥이 빠졌다. 하지만 퀄리티가 중요한 게 아니었었다. 그렇게 해서 자꾸 수정을 반복을 한다면 영원히 미완결의 작품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 나는 시나리오를 적은 후에는 아쉬운 마음을 접어두었다.


조금 더 서정적으로 쓰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면 내용이 산으로 갔다. 자꾸 늘어졌다.


내가 피곤하고 지치고 쉬고 싶으면 쉬고 싶은 내용을 쓰고 싶어졌기에 한참 막 시작을 한 주인공들이 아무것도 안해서 아무 일도 안 벌어져서 스토리가 진행이 안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리고 주인공들에게만, 사람에게만 너무 집중을 하다 보니, 배경 묘사라던가, 주위의 환경이라던가. 등등 그런 걸 너무 등한시 하다보니 세세한 감정, 이런 걸 다 놓치기 일쑤였었다.


스토리가 진행이 되질 않았다. 쓰는 내가 재미가 없어졌다. 시나리오를 다 쓰고나자 손을 대기가 싫어졌다. 똑같은 내용을 세분화를 하고 나니까, 뭔가 생생해지기는 했지만 상상했던 것보다 전개속도가 빠르기는 커녕 빨리, 그 장면을 써야 하는데, 주인공이 활약해서 사이다를 터뜨리는 장면을 써야 하는데 하며서 내가 답답했다.

결말 역시 정해 놓고서 바뀌었었다. 큰 틀은 같았지만 세부적인 부분이 바뀌었었다. 그러면서 설정을 다시 잡아야 하나 하는 고민도 생겼다.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하는 If...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되었었다.

그래서 보지 않으려 했던 내가 쓰려는 주제와 관련된 애니메이션도 챙겨 보았다. 생각을 하면서 보았다. 머리가 터질 것 같았었다. 괜히 쓸데없는 정보를 넣은게 아닐까, 하면서 후회까지 했었다. 하지만, 스스로조차 공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전에 쓰던 글은 구세대였었다. 결국에는 배워야 했었다. 새로운 트렌드에 맞추는 건 둘째 치고 내가 쓰고 싶은 것 역시,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다행이도 적당한 배움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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