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세일즈를 배우다. 그 안에서 삶을 배우다.
세일즈(sale) : n. 판매
"세상에 영업이 아닌 것은 없다" 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우리의 일상생활 무형의 서비스와 유형의 물건들을 사고판다. 그 안에서 삶을 배우다.
늦은 점심을 먹을까하고 찾아간 식당, 아침에 받은 전단지의 식당을 찾아가볼까하는 생각에 걸음을 옮겼다. 메뉴는 평상시 좋아하는 막국수라서 끌려서 찾아갔는데, 이 식당에는 주인(사장) 없었다.
들어서려는 순간 담배를 피는 손님이 입구를 막고 있었다. 피해서 들어가려는데,
뒤에 나이가 어려보이는 학생이 있다. 손님이라 아무말도 안하겠지 했는데 카운터를 본다.
들어가서 주문을 한다. 아주머니로 보이는 분이 물막국수를 먹을지, 비빔막국수를 먹을지 물어본다. 물막국수를 주문했는데, 바로 주문을 받지 않으시고는 사장님을 찾으신다. 사장님은 친구분들과 앉아 대화를 하시느라 손님이 들어온걸 신경도 쓰고 있지 않으셨다. 몇번을 부르고 나서야 일어나신다. 한번 받은 주문을 까먹고 다시 또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손님이 두테이블임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있으니 할머니 한분이 들어온다. 아침에 나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던 할머니, 전단지를 나눠주면서 힘들었던 일들을 토로하신다. 사장님의 어머니이신가보다. 근처회사이름을 대면서 거기는 단골집이 있나봐 다 다른곳으로 가~, 식당앞에서 나눠준다고 나를 경찰에 신고했나봐~ 라며 큰소리로 이야기를 하며 다른 사람들 뒷담화가 식당에 울려퍼진다.
이곳에 사장은 가장 어려보이는 '조카'뿐이였다. 손님이 들어오자마자 구석에서 먹던 늦은 점심을 두고 일어나 반찬을 푸고, 막국수를 가져다주면서 가위를 다시 챙겨주고 부족한게 없나 다시한번더 확인하고, 허리아파서 나중에 치울래라며 카운터를 보던 누나가 미룬 테이블을 혼자 일어나 묵묵히 치우던 유일한 주인. 음료수를 나르다가 나가려는 나를 보고 바로가서 카운터에서 "맛있게 드셨어요?"를 묻는 유일한 주인. 다시금 생각해본다. 진짜 주인이라는 것은 그 위치에 있는 사람인지 그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말이다. 자신의 위치에 맞는 책임과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주인이다.
분명 인간적으로는 다 착해보이셨다. 하지만 세일즈는 착하다고만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착하다, 좋은 사람이니까 하나사줘라는 세일즈가 아니라, 진짜 자신이 주인이 되어 고객을 만나는 세일즈를 해야한다. 물건을 팔든, 서비스를 팔든 자신이 있어야한다ㅡ 파는 나에게도, 사는 고객에게도
#02. 무엇을 파는 지 알수 없는 식당, 메뉴에도 주인이 없다
막국수라는 단어만 듣고왔는데, 식당이름엔 '만두'가 있고, 실제로 주메뉴는 샤브샤브전골이다. 보아하니 주변 식당에 막국수맛집이 있었고 그 집에 후광을 받으려고 없던 메뉴를 추가했다. 벽면 가득 온통 붙어있는 정신없는 메뉴사진들은 식욕을 오히려 떨어뜨린다. 샤브전문점오세요~라고 했다가 와서 막국수를 발견하게되는거랑 막국수먹으러오세요~라고 갔는데 식당은 온통 만두전골내용만 있으면 어떨까? 다양한 메뉴를 팔고 싶다면 정확한 컨셉이 세워지고 마케팅을 해야함을 다시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