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눔프로젝트
프롤로그 : https://brunch.co.kr/@bookdream/33
제목만 보고 더 기억에 잘 나는 방법인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조금 더 잘 잘 기억하는 방법은 이 글을(https://brunch.co.kr/@bookdream/57) 참고해보시길 바란다. 이번에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 저장하는 방법은 조금씩 늘어나던 책을 나누고자 시작했던 책나눔프로젝트(참고: https://goo.gl/wtrKTu)에서 내가 얻게 된 인사이트를 나누고자 한다. 책을 모으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즐거움을 느끼는 나에게 정리하고 또 정리하고 (책장정리법 : https://brunch.co.kr/@bookdream/63) 했는데도 쌓여가는 책을 감당할 수 없어서 고민하던 차에 - 이왕이면 책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11월 1일 한 해를 마무리하는 나와의 약속으로 책나눔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생각보다 많은 지인들, SNS를 통해서 소통하던 분들이 신청해주셨고 나는 집에 남겨둘 책과 나눔을 할 책을 하나하나 정리했다. 그리고 나누다 보니 책을 떠나보낸다고만 생각했는데, 오히려 책이 마음에 저장되는 재미난 시간이 쌓였다. 그래서 그 시간을 나눠보고자 한다.
책장을 바라보면서 책장에 남길 책과 아닌 책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읽었던 책들을 한번 더 훑어보면서 이 책은 나에게 이런 걸 주었었지 하면서 책과 한번 더 만난 것 같았다. 만나는 사람이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나는 "만나는 책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어 졌다. 책들을 고르고 정리하다 보니 나의 취향이나 가치관이 점점 더 확고해지는구나도 느낄 수 있었고, 이 책은 한 번 더 만나봐야지라고 애정이 생겼다. 나의 삶의 길목에서 중요한 순간에 내 생각들을 바꾸어준 책들을 다시 살펴보다 보니 책이 더 좋아졌다. 그리고 내가 가져서 더 읽고 성장해볼까 하면서 한순간 욕심이 들었다가도 이 책으로 누군가가 또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보내는 책들에도 애정을 담았다. 애정이 깊어지고 넘치다 보니 보내는 책들에도 애정을 담아 보낼 수 있었다.
보통 나는 출간된 해에 책을 마주해서 읽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출간 연도를 보면 그때의 나를 떠올릴 수 있었다. 2009년, 22살이던 나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지금 봐도 비슷한 가치관의 문장들에 줄이 그어져 있기도 하고 어느새 실천에 옮기고 있는 문장들도 마주한다. 그때부터 꾸준하게 생각해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구나라고 마주했다. 과거의 내가 열심히 메모해둔 이야기들이 이제는 현재의 내가 행하면서 살고 있는 것이 참 신기했다. 책나눔을 하려고 책을 살펴보다가 어느새 나는 과거와 현재의 나를 생각하고 또 돌아볼 수 있었다.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돌아보고 내년 나의 삶을 계획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번엔 더욱 깊게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쌓여있는 책들이 단순한 책이 아니라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이구나를 다시 한번 마주했다.
사실 처음에 책을 나눠야지 마음먹었을 때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까 하는 반신반의의 마음이 있었다. 생각보다 더 많은 분들이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시고 아이디어들도 가득 주시고, 만나자는 연락도 많이 해주시는 걸 보고 신기했다. 책을 나눔 받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최근 고민이나 관심사 혹은 관심분야를 알려달라고 말씀드렸더니 정말 여러 가지 생각들을 만날 수 있었다. 게다가 책을 나눔 한다고 하니 교도소나 작은 도서관에 기부해보시는 건 어떻냐는 정말 좋은 아이디어들도 나눠주셨다. (언젠가는 새 책을 나눔을 실천해보고 싶어 졌다) 작은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다들 좋은 생각과 아이디어라면서 응원도 많이 받았다. 책을 나누려고 했을 뿐이었는데 나는 마음을 받게 되었다.
책을 나누는 방법으로 택배와 직접 만나서 전달을 하게 되었는데 다양한 추억들이 생겼다.
강의가 전주에서 있기도 해서 책을 가지고 전주에 사시는 멋진 부부를 만났는데, 점심으로 무려 초밥을 사주시고 일본에 가서 사 오신 문구류도 가득 보여주셨다. 책을 드리러 갔다가 행복을 마주했다.
책을 받았다고 자랑하시는 부부를 보시면서 '나 이거 한번 읽어도 돼요?'라고 묻던 카페사장님, 우리가 문구류를 가득 보고 있는 동안 책에 푹 빠지신 모습을 보면서 참 좋은 분이다라고 생각돼서 대전에 와서 사장님의 카페로 책을 보냈다. 사장님이 기뻐하셔서 참 좋았다.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생긴 새로운 인연인 뮤지컬 배우 호준님이 대전에 공연을 오신다고 해서 호준님에게도 책을 하나 드려야겠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더 기뻐하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차를 좋아하시는 분에게 '홍차의 비밀'이라는 책을 드렸는데, 이후 폭풍카톡을 받았는데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본인이 더 많이 배운다는 연락을 받았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꾸준히 소통하던 분이 대구에서 대전까지 올라오셔서 나를 만나셨다. 시간관리와 돈관리가 궁금하시다고 그래서 가는 김에 경제학을 쉽게 써둔 책을 함께 가져갔다. 대전에 올라오길 잘했다며 시간이 정말 알찼다고 말씀해주셨다.
택배를 보내려고 우체국에 세 번을 방문했었는데, 매번 같은 우체국 창구직원분과 마주했고 - 우체국 직원분과 인사도 하고 친해졌다.
평소 다른 이야기를 주고받지는 않았는데, 책을 드리려고 점심에 만나서 대화를 하다 보니 내가 가져온 책이 그분이 앞으로 준비하는 부분과 잘 연결되어서 굉장히 즐거웠다. 앞으로 창업을 꿈꾼다고 하시니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신입사원분도 책나눔을 보시더니 갖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시기에 필요할만한 책을 하나 선물했는데, 아이처럼 기뻐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책을 드리러갔는데 최근에 나온 책인데 읽어보지 않겠냐며 2일 전에 산 책을 선뜻 빌려주셨다. 읽고 싶었던 책인 건 어떻게 아셨을까? 덕분에 좋은 책을 빌려 읽게 되었다.
책과 함께해서 더 즐거웠던 시간들은 자꾸 쌓여가는 중이다. 끊임없이 업데이트되고 있다. 새로운 추억들과 좋은 인연들이 쌓여가는 걸 보면서 책이 더 좋아진다.
어떤 책들을 보내드려야 할지 고민, 관심사, 관심분야를 받고도 많이 고민했다. 이런 책이 괜찮을까 - 이 책의 내용이 도움이 될까 그래도 읽어본 책의 내용이 생각해보면서 이 부분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면서 리스트에 적힌 분들을 위한 큐레이션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책이 좋아서 지낸 지 꽤 긴 시간, 쌓인 서평 420편은 그냥 숫자가 아니었나 보다. 받으신 분들이 하나하나 정성이었다고 이야기해주시고, 안목이 탁월하다고, 만족했다고,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이런 책 나눔을 처음 받아봐서 정말 좋았다고 다양한 평들을 나눠주셨고 그로 인해 내가 더 행복해졌다. 내가 책을 고르는 안목이 조금 더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참고: https://brunch.co.kr/@bookdream/75)
아직도 책 나눔 프로젝트는 진행 중이고, 조금씩 비워지는 책장과 사라지는 책들을 보면서 오히려 행복해지고 있네요. 앞으로는 읽은 책을 자주자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책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생각과 사고방식을 소유할 수 있게 해 주는 특별한 도구가 아닌가 더 느껴봅니다. 여러분들 책장을 넘치게 하는 책이 있다면 주변과 나눠보시는 건 어떨까요? 나누는 시간마저 더 특별해질지도 모른답니다.
책을 소유한다는 것은 사람을 얻는 거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책을 나눈다는 것은 나를 나누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책은 소유해도, 나누어도 부자가 되는
참 좋은 자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