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세스
제1권, 빛의 아들
이집트 왕 람세스 2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려낸 소설
사는 게 팍팍할 때가 많다. 나는 그럴 때 소설을 찾게 된다. 소설 속 다른 세상에 잠시 들어가 복잡한 일상을 잊게 하는 매력 때문이다. 요즘 좀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다 지쳐 현실에서 잠시 떠나고자 람세스라는 소설을 추천받아 읽게 되었다. 이집트 고대 문명에 대한 환상과 함께 90년대 후반 한국에서 굉장히 인기가 많았던 소설이라는 말에 호기심을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 요즘 복잡한 일상에 집중이 안되서인지 읽는데 거의 2달이 걸린 것 같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대서사시 패턴에 지루함을 느낀 탓인지 읽을 땐 약간 진부한 느낌이 있었는데, 막상 다 읽고 나니 2권이 왠지 읽고 싶어 진다.
90년대 후반 인기가 많아 뉴스에도 나옴.될놈될 람세스, 네가 왕이 될 상이로구나
1권에서는 람세스의 중딩(?) 시절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직 미숙하고 어린 모습에서 다양한 살해 위기를 통해 점차 성장하던 중 형을 제치고 섭정공(조선시대 세자 느낌)이 되고, 아버지 파라오 왕(세티)이 사망하는 시점에서 책은 마무리된다. 형 셰나르를 주축으로 계속 왕권을 빼앗으려고 음모를 꾸미기 때문에 2권에서 펼쳐질 람세스 왕의 이야기가 살짝 기대된다.
소설가이자 고고학자, 크리스티앙 자크
람세스의 저자, 프랑스 소설가인 그는 고대 이집트학의 전공자로 고고학자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이집트 소설이 꽤 많다. 람세스 소설은 고대 이집트 생활상과 의식주 및 당시 인물들의 세계관의 묘사 등이 매우 상세하며 고증적으로도 크게 태클을 걸 부분이 없어 높게 평가받고 있는 소설이다. 하지만 인종주의적 성향이 강해 역사왜곡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이집트의 왕, 람세스 2세
람세스 소설을 읽다 보니 실제 그의 생애와 그 시절 이집트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 몇 가지 찾아봤다.
기원전 1303년부터 1213년까지 이집트 신왕국 제 19왕조 제3대 파라오이다.
26세에 즉위하여 64년간 통치한 후 90세에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명의 왕비와 백삼십 명이 넘는 자녀를 두었다.
람세스의 전용 활이라고 불리는 강궁은 왕 이외에는 아무도 당기지 못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뛰어난 전사였다.
히타이트와 전쟁을 벌였지만 휴전을 맺어 50년 동안 평화를 유지했다.
아부심벨 신전, 카르나크 신전, 라메세움 등의 거대한 건축물을 이집트 전역에 건설했다.
성경 출애굽기에는 파라오의 이름을 명시하지는 않지만, 일부 성서학자들은 구약 출애굽기의 파라오를 람세스 2세로 추정하기도 한다. (람세스 2세의 아들쪽의 가능성이 높다는 말도 있다.)
람세스 2세 시절 존재한 수도 멤피스는 카이로 남쪽으로 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나일 강 서편 언덕에 있는 '죽음의 땅'으로 치는 지역이었다.
주관적 책갈피
람세스의 소설을 읽다가 소설 스토리와 연관이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현재 살고 있는 내 삶과 맞닿아 공감이 되는 구절 몇 개를 가져왔다.
너는 공포와 싸워 이기지 않았느냐. 공포는 지혜를 찾아가는 길에서 만나는 첫 번째 적이다.
아버지 세티가 람세스에게 해주는 조언.
난 내 생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
오랜만에 만난 모세에게 람세스가 건넨 말.
성공이 보장되어 있는 사람은 타인을 마구 경멸해도 되는 겁니까?
형 셰나르에게 람세스가 한 말.
우리의 입으로 나오는 것이 우리를 더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세티에게 형과의 불화를 말할까 말까 고민하는 상황에서 람세스가 한 말. 안 좋은 상황을 말하는 것도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축적된 경험은 값을 헤어릴 수 없는 보물이지요.
은퇴를 앞둔 외교관에게 셰나르가 한 말. (스카웃 하려다가 외교관이 거절하고 화내서 결국 죽임)
En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