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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May 03. 2018

'크림 파스타' 대신 '크림스프 파스타'

 우리 생활에 참으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나오는 제품들이 많다.

 지금은 편의점에만 가면 약이나 도시락을 살 수 있고, 전자레인지에 한 번 넣으면 요리가 되는 제품들이 수두룩하게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꾸준히 나오고 있는 것은 '3분 제품'들이었다.

 카레, 자장 같은 것이 대표적이었고 후에 미트볼이나 치킨너겟처럼 기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요리를 쉽게 먹을 수 있게 나오기도 했다.



 한창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어떤 손님들이 자주 오나 지켜보곤 했다.

 이탈리아 식이라서 그런지 여성분들이 같이 오거나, 커플들 또는 가족단위로 자주 오곤 했다. 남자들끼리 오는 경우는 없었지만, 한 번은 회사 회식인 건지 정작을 쫙 빼입은 회사원들이 단체로 식사를 오기도 했다. (딱 한 번이지만)

 대체적으로 여성분들이 이탈리아 식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다 보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파스타도 편의점에 잘 나오면 좋을 텐데요."

"편의점에도 파스타는 팔아."

"편의점 파스타는 가격에 비해서 양도 너무 적고 너무 맛이 없어요."

 직접 먹어보고 그 말에 동감할 수 있었다.

 맛이야, 사람마다 취향도 다를 수 있다고 쳐도 그 돈을 주고 그 양과 그 맛을 살 바에는 직접 해 먹는 게 백번 낫다고 생각했다.

 

 3000원가량 되는 토마토 파스타를 먹을 바에는,

 4500원을 주고 크림 스프 파스타를 해 먹겠다고.





 실제로 레스토랑에서 파스타 추천해달라는 손님에 말에 웨이터는 그 손님의 취향에 따라 추천해 주곤 한다. 하지만 손님들은 그런 말로 자주 돌리기도 하는데.

"파스타가 뭐가 이리 비싸?"

 파스타의 면은 한 봉지에 4~5인분으로 쓰는데, 그 한 봉지를 들이는데 약 500원 에서 1000원, 우리 레스토랑에는 700원에 취급을 하기도 했다. 유통관계가 있어서 더 싸게 살 수도 있겠지만 할인마트에 가서라도 파스타 면의 가격은 아주 싸게 나오는 편이다.

 그리고 제일 비싼 재료는 크림이 들아가는 파스타의 크림이다. 해물은 말할 것도 없다.


 크림은 칼로리가 너무나도 높고 가격도 꽤나 비싸다. 

 애초에 나는 휘핑크림도 먹지 않을 정도로 크림을 좋아하지 않기에 상관없지만, 가끔은 소스라도 더 달라고 하는 손님이 있기도 하고 밥에 비벼 먹고 싶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크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마트에 가보아도 토마토소스를 싸게 파는 것을 보아도 크림소스가 싸게 파는 모습은 그리 흔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 달고도 단 크림 말고 '크림 스프'를 바탕으로 파스타를 만들어 먹는 것을 나름 좋아한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파스타 면을 삶는다 (약 6~7분) 그 동안 크림스프 분말가루와 물과 혼합한다. (비율 조리법 참조)

 프라이팬에 자신의 기호에 맞게 썬 채소들을 볶은 후 베이컨을 살짝 볶는다.

 조리법에 맞게 스프와 뜨거운 물을 미리 혼합해 둔 스프를 그 위에 붓는다.

 끓기 시작한 후 점성이 생기기 시작할 무렵 파스타 면을 넣는다. 

 그리고 3분 이상 더 끓이면 완성이다.

(면 자체에 간을 베이도록 하려면 야채를 볶고 스프 혼합물을 넣기 전, 면을 넣어 육수가 있다면 육수를 굴소스가 있다면 굴소스를 넣고 졸이게 한 뒤 크림 스프를 넣어도 좋다.)


 레시피도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간단한 요리다.

 아주 대충 설명을 하자면, 그냥 스프에 파스타와 채소를 넣은 느낌이라고 할까?

 3~4명이 나누어 먹을 수 있는 파스타가 5000원가량에 이루어진다. 흔히 말하는 자취생 요리 같은 요리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간이 밋밋할 수 있기 때문에 굴소스가 있다면 반 숟갈 정도 넣으면 간이 딱 맞아떨어질 거라 본다. 또는 크림 스프보다는 쇠고기 스프를 쓰는 게 저 짭짤한 맛이 있더라.

(나는 개인적으로 걸죽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연한 농도를 유지하고 소금과 조미료를 조금 넣어 간을 했다.)


 크림 스프 파스타라고 하면 그럴싸할지 모르지만

 쇠고기 스프 파스타라고 하면 뭔가 미묘한 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역시 개인적으로 이게 간이 잘 맞다)


 연하고 덜 졸인 크림스프파스타(왼쪽)  -   좀 더 진하게 졸인 크림스프파스타(오른쪽)




 페이스북이나 카카오 채널에 보다 보면 자취생들이 하는 요리들이 자주 올라오곤 한다.

 그 자취생 음식들을 보면, 자신들이 개발했다는 요리도 있었고, 유명 프랜차이즈에서 파는 요리를 자취생 요리 버전이라고 올리는 경우도 있었다.



 요새 밖에서 혼자 밥 먹으려고 하면 아무리 싸게 해도 편의점 도시락만 사 먹지 않는 이상 5천 원에서 6천 원이 기본이고 1만 원에 가까운 식사비가 드는데, 자취생들이나 혼자지내는 사람들이 얼마나 어떻게 아껴서 그런 요리를 만들려고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밖에서 맛있는 것을 먹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자취생 요리처럼 새로운 구상을 하여 요리를 하는 게 얼마 스스로를 만족시키는지,

 자신만의 특별한 레시피를 가진다는 게 나름 재미있다. 이런 사소한 거라도.






매거진의 이전글 '대게'를 먹는 데엔 어떤 맛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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