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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Aug 16. 2018

생각의 한끗차이가 쿨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한다.


 계속 성장하는 사람은 인과관계에서 드러난다.

 어떤 문제가 생기면, 왜 그 문제가 생겼는지 이유를 찾고 해결방안을 강구한다.

 하지만 그 반면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이유를 찾을 생각도 안하고 답답하고 짜증만 낸다면, 그것을 보는 사람이 마냥 답답하고 짜증만 날 것이다.

"저 인간 왜 저래?" 처럼.



 가만히 서 있는 자신에게 누군가가 이런 말을 한다고 상상해 보자.

"너 왜 그러고 있어?"

 그런 말 한마디에,

 어떤 사람은 괜히 자신을 이상하게 바라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자신에게 관심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당연히 상황에 따라 그 말은 비꼬는 거나 호의를 배풀려고 하는 말일 수는 있다.


 하지만 타인의 의도는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마냥 부정적으로도 긍정적으로도 받아들일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은 정말 웃는 얼굴로 욕설을 하거나 비난을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좀더 부드러운 사고방식으로 가볍게 넘기거나 받아들여서 '쿨'해질 필요가 있다고 느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쿨'함은 그저 자신을 괴롭게 만들 것을 무시하거나, 가볍게 넘기면서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가정사로 인해서 머릿속을 마구 해집어 놓게 만든 적이 있었다. 

 나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른 곳에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마음이 편치 않았고, 그렇다고 혼자서 생각하고 혼자서 답을 내려고 하는 건 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럴 때 나는,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출처 pngtree

 친구에게 이야기를 하면, 심각한 이야기 일수록 공감을 해주면서 위로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확실한 답을 구하지 못하는 이상 친구에게 이야기를 한들, 한 순간의 위로일 뿐 다시 생각이 나고, 마주하며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었다.

 근본적으로 해결 되는 게 없기 때문이었다.


 결국 스트레스의 끝을 달리고 있던 나의 해결방법은 정신과에서 상담을 받는 것이었다.



 의사라는 직업이 괜히 있는 것도 아니고,

 전문가는 전문가였고,

 프로는 프로였다.


 물론 그 정신과 의사선생님은 나의 고민을 완벽하게 해결해 주시지는 않았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서 근본적으로 내가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으며, 그렇게만 살아갈 수 없기에 좀 더 평온한 삶,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그리고 그게 되지 않고 잠을 못자게 될 때면 약을 복용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의사 선생님과 상담의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의 이야기를 했지만, 내가 어디까지 의사 선생님한테 괴로운 듯이, 속에 고여있던 것을 다 풀어냈고, 그걸 다 받아주셨다. 다시 내 속에 넣어주지 않았기 때문인지, 어떻게 진행되었던 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마치 고해성사를 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제일 기억에 남는 말이 있었다.


"조금 더, 쿨(cool)해 지세요."

 성격의 문제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고 해서 바로 바뀌거나 하는 게 아니다.

 물론 그말을 듣고 '번쩍!'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계속 생각에 남고, 계속 인지해야 겠다고 속에서 자리 잡고 있었다.

 예민한 성격을 가지는 사람은 타인의 행동이나 발언, 또는 상황에 하나하나 즉각 반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정기복이 심해진다. 그렇기에 더 예민해지고 더 감정적으로 대처하기 마련이었다.


 조금 느긋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었다.

"지금 ○○씨가 어떤 고민을 하고 괴로운지는 알겠어요. 하지만 혼자 그렇게 마음 썩힌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요. 이기적일 땐 이기적이게 해 보기도 하세요. 세상 사람들이 ○○씨가 괴로워 한다고 마냥 달래주려고 오지 않아요. 지금 이렇게 스스로 상담을 받으러 온 것 처럼, 앞으로 살아가면서 스스로 풀어내야 할 때가 수도없이 많을 거에요."

 그리고 의사 선생님은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조금 더, 조금씩 더 쿨해게 생각해 보세요. 이기적으로, 자신만 생각해 보기도 해 보세요. 자기 자신이 자신을 챙긴다는데 누가 뭐라하겠어요?"


 내가 나 무언가에 대해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내 욕심대로 챙긴다는 게 그런 식으로 해석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물론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게 된다면 안되는 일이지만, 분명 되짚어 보면 남에게 피해를 줄 것을 감안하고서도 나의 이익을 챙겨야 할 때는 분명 온다. 어쩌면 우리 사회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은 마지막으로 말했다.

"혼자 고민하고 고통받는다고 모두가, 또는 누군가가 반드시 도와주는 건 아니에요. 혼자 해결한다고 해서, 그건 쿨한 게 아니에요. 그러니 자기 먼저 생각해 보고, 자기 것을 만들게 되면 분명 스스로에게 여유가 생길 거에요. 그런 점을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아요. 생각의 여유를 가지는 게 쿨한 거에요."




 살다 보면 정말 정신 나간 것 같은 사람을 마주치곤 한다.

 당장 인터넷 동영상만 살펴보아도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은 넘쳐나게 존재한다. 마치 운전을 하다가 정면에서 역주행 하는 차량을 마주치게 되는 것 마냥 어이가 없고 위협을 하는 것 처럼.

 그런 부분에서 내가 화를 낼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그 사람들 분명 아무런 생각도 없을 것이다.


 생각해 봐도 그럴 것이,

 그 어떤 정상적인 사람이 멀쩡히 자기가 달려야 하는 도로를 두고, 정면에서 시속 몇십km/h로 달려오는 차가 있는 도로에서 역주행을 할까.

 그건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다는 점과, 그런 생각을 하는 건지 마는 건지, 그러고 달리는 점에서 놀랍다.


 '그건 분명 상식 밖의 생각이고, 상식 밖의 사람이다. 굳이 그런 사람을 이해 할 필요가 다.'

 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순간 내 마음이 조금씩 편해질 수 있었다.



 많이 예민했던 예전의 나는 그런 상황이면 이렇게 생각했다.

"저 XX는 대체 왜 저래? 야! 지금 뭐하냐? 뭐 어쩌자고?"

 그렇게 시비를 물고늘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런 이득도 없는 그런 상황에서, 그저

"저런 미친X도 있구나." 하고 넘겨버린다면, 내 마음속에는 화가 나지도 않고 쓸데 없이 말도 통하지 않을 사람과 싸울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저 모른척을 하는 게 쿨한 게 아니었다.

 가볍게 넘길 수 있도록, 내 마음속에 남겨두지 않을 만큼 부드럽게 생각하고 납득하는 것이 나에겐 진정한 쿨함이었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한끗이라도,

 여유를 가지고 어떻게 이해하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잠을 잘 때마다 생각날 수 있는 생각이 불면증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

 그저 하루의 일과 끝으로 꿀잠을 잘 수 있었다.


 역시 뭐든지 마음먹기, 생각하기 나름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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