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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Dec 05. 2016

01. 소원이라면

<생각이 나서 2>

좋은 책을 읽으며 좋은 구절에 밑줄을 긋고
온전한 감동을 받고 싶다.
좋은 음악을 들으며 좋은 표정으로
순전한 미소를 짓고 싶다.
좋은 사람을 마음껏 좋아하고
좋은 마음을 품고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이야기를 쓰고
외로운 누군가의 독백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
견딜 수 없는 슬픔과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친구에게
다정하고 변함없는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
불필요한 것은 덜어내고
누구도 아프게 만들지 않고
간직할 수 없다면 망각하고 싶다.
잘 먹고, 잘 자고, 조금 더 강해져서
조금 덜 상처받고 싶다.
단순하고 소박하게 행복해지고 싶다.
힘내라, 말고 힘들지, 라고
잘해라, 말고 잘하자, 라고
안됐다, 말고 어떡해, 라고
잘됐다, 말고 잘했다, 라고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미안하다고
곁에 있어줘서 손을 잡아줘서 고맙다고
오백서른일곱 가지 이유로 좋아한다고
어제처럼 오늘도, 오늘처럼 내일도, 난 너의 편이라고.
이런 부드럽고 따뜻한 말들이
말들 속의 환하고 힘이 센 마음이
지상의 꽃처럼 피어나기를
하늘의 별처럼 반짝이기를
그래서 한순간과 하나의 영혼을 밝힐 수 있기를.

당신도 부디 그러하기를.
새해의 소원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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