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위기인가 기회인가>
위기는 기회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누군가의 위기는 누군가에게는 기회다.’ 누군가 울며 겨자 먹기로 팔아야 할 때가 매수자에게는 기회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팔지 못해서 안달일 때 사고, 사지 못해서 안달일 때 파는 것’이 부동산 시장에서는 절대적인 투자 법칙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추격매수나 추격매도는 항상 피해야 하는 투자 방법이다. 시장의 방향을 정확하게 읽고 시장 흐름의 반대편에 서서 기세를 활용하는 것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방법이다.
먼저 지방 아파트를 보자. 벌집모형을 적용해보면 지방은 과열 상황을 지나 냉각기로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열풍인 지역은 곧 냉각기로 전환될 것이다. 이미 2015년 상반기를 지나면서 미분양이 급증하여 사상 최고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청약 1순위에서 분양률 ‘0’인 단지도 수두룩하다. 매도자로서는 빨리 처분해야 할 때이고 매수자로서는 쳐다볼 때가 아니다. 지면의 한계상 일일이 설명을 할 수는 없지만 이런 시장에서도 승기를 잡는 방법은 있다. 너무 뜨겁거나 너무 냉각된 시장에서는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성급하면 망한다. 시간이 지나면 매수 기회가 온다.
서울 및 수도권은 지역과 종목에 따라 엇갈린다. 강남 재건축은 광풍이고 서울 주변 신규 분양시장은 열풍이다. 선뜻 손이 나가지 않는 지역이다. 더구나 요즘은 8.25 가계부채 대책과 후속조치들 그리고 11.3 부동산 대책으로 이들 시장이 위축되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더욱 손을 대지 말아야 할 이유가 된다. 강남 재건축은 분양가 ‘3.3㎡당 5천 시대’를 열 뻔했다. 정부가 ‘팔 비틀기’를 해서 억지로 막지 않았다면 ‘5천 시대’가 되었을 것이다.
분양가 ‘5천 시대.’ 이것은 버블의 신호탄이고 ‘분양시장의 저주’다. 100층 건물을 ‘마천루의 저주’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이유다. 지난 2000년 한남동 현대하이페리온이 국내 최초로 분양가 1천만 원 시대를 열었다. 원래 이 부지는 옛날 한국일보 한강볼링장이 자리하고 있던 국내 최고의 조망권 자리다. 강 건너 위치한 압구정동 아파트들과는 달리 거실에서 한강조망권을 확보했다. 분양은 순조로운 듯했다. 분양을 시작하면서 2천만 원의 프리미엄(웃돈)도 붙었다. 그러나 곧바로 버블이 터졌다. 현대건설은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하이페리온은 할인 분양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신규 분양시장 역시 투기꾼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분양권 전매시장이 형성되었고 ‘떳다방’이 출동했다. 그리고 ‘떳다방’이 기승을 부리는 지역은 항상 버블 붕괴가 뒤따랐다는 점은 굳이 필자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과거 패턴이 말해준다. 정부가 먼저 손을 썼다. 11.3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강남과 분양권 전매시장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결국, 지금까지 폭탄 돌리기를 한 셈이다. 마지막 사람은 폭탄을 손에 쥔 채 터지지 않기만 바라는 신세가 되었다.
11.3 규제의 대상이 된 지역은 하락세로 반전되었다. 서울 25개 구, 과천, 성남, 부산, 세종시 등의 지역이다. 이들 지역이 투자 가치가 사라지면서 규제의 칼날을 피한 지역과 대책의 적용을 받지 않는 오피스텔 시장이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다. 투기꾼들이 놀이터를 옮겨간 모양이다. 이들 지역이 과열될 것은 시쳇말로 ‘안 봐도 비디오’다. 그러면 정부는 또다시 대책을 내놓을 것이다. 마지막 폭탄을 손에 쥔 사람은 울며 겨자 먹기로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런 투기꾼 시장에서는 일반인들은 절대 돈을 벌 수 없다. 강남 재건축 규제가 나왔다고, 규제 없는 오피스텔로 넘어가면 안 된다. 일반인들의 피 같은 돈을 십시일반 추렴하여 ‘선수들(?)’에게 바치는 꼴이다.
이런 시장에서도 돈을 버는 기회를 찾을 수 있다. 한발만 뒤로 물러나서 시장을 들여다보면 돈이 보인다. 두 가지 길이 있다. 첫째는 이미 터진 폭탄을 넘겨받는 것이다. 폭탄은 터지라고 만들어진 것이다. 안 터지면 폭탄이 아니다. 그것들이 터지면서 매물로 나올 때 저가 매수에 나서면 된다. 마치 영업 종료 직전 마트의 신선식품 매장처럼. 매수 시기는 2018년 이후에 찾아올 것이다. 타이밍을 잡는 ‘신기(神氣)’에 대한 설명은 지면 관계상 생략하기로 한다.
둘째는 아직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지역에 먼저 자리 잡는 것이다. 이런 지역은 당장 내 집 마련 차원에서 매수해도 좋고 단기 차익 매매 관점에서도 좋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으므로 살 집으로 매수해도 좋고, 투기꾼들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되팔아도 된다. (자세한 종류별 전략은 도서에서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