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최악의 상황만 그리는 것보다는 낫잖아.

<당신의 완벽한 1년>

by 더굿북

한나

두 달 전, 10월 30일 월요일, 19:23

“그래, 그래, 알았어, 알았다고! 네 말이 맞았어. 나는 정말 잔인한 여자친구야. 정확히 말하면 인간쓰레기지. 이제 만족해?” 한나는 교회에 앉은 불쌍한 죄인처럼 에펜 도르프 대학병원 응급실 대기 의자에 웅크리고 있었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 함께 담당의사를 기다리던 리자가 말했다. “그렇게 말해서 미안해. 그런 뜻은 아니었어. 너는 절대 잔인하지 않아. 그리고 내 만족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잖아. 지몬이 가장 중요하지.”

“그거야 당연하지.” 한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제발 심각한 병이 아니어야 할 텐데!”

“아닐 거야.” 리자는 친구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위로했다.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무리해서 그랬을 거야.”

“너무 끔찍한 일이야!” 한나가 탄식했다. “하지만 정말 기절해서 쓰러질 줄 어떻게 알았겠어?”

“알 수는 없었겠지.” 리자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지몬의 안색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었어. 난 네가 오늘 점심때 지몬을 꾸러기교실로 끌고 온 걸 보고 조금 놀랐어. 지몬은 아이들이 시끄럽게 뛰어노는 곳이 아니라 침대에서 조용히 쉬어야 할 사람처럼 보였거든.”“그럼 진작 얘기하지 그랬어?” 한나가 뿌루퉁하게 말했다.

“이거 왜 이래? 말했잖아!” 리자는 여전히 히죽거리고 있었다. “내가 지몬을 보자마자 ‘어머, 지몬, 안색이 너무 안 좋다!’라고 한 말을 뭐라고 알아들은 거야?”

한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제대로 못 들었나 보네.”

“지몬이 화장하면 티가 잘 안 날거라고 대답했잖아?”

“알았다고!” 한나가 맞받아쳤다. “하지만 너도 지몬이 엄살이 심한 건 알잖아?”

“그건 그래.” 리자도 동의했다. “잘 알지. 그리고 너는 모든 것을 실제보다 더 장밋빛으로 보는 것도 잘 알고. 세상을 보고 싶은 대로 보잖아.” 리자는 팔꿈치로 한나의 옆구리를 살짝 찔렀다. “이렇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넌 그래.”

“최악의 상황만 그리는 것보다는 낫잖아.” 한나가 항의했다.

“어떤 일이냐에 따라 다르지.”

“어떤 일이라니?”

“글쎄, 결국 응급실에 실려 가는 것으로 끝난다면 반드시 더 낫다고 할 수도 없지.”

“너무 그러지 마!” 한나는 갑자기 상체를 곧추세우고 앉아 가슴 위로 팔짱을 꼈다. “내가 잔인하다고 아까 인정했잖아.”

“그 얘기는 또 시작하지 말자. 미안해. 여기서 쓸데없는 얘기로 힘 빼지 말고 일단 기다리자.”

“그래.”

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다. 한나는 대기실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대부분은 보호자로 보였고 이따금 붕대를 하거나 목발을 짚은 사람들도 있었다. 뒤쪽 왼편 구석에는 엄마가 어린 딸을 안고 있었는 데 딸아이는 엄마의 가슴에 머리를 파묻고 훌쩍이고 있었다.

지금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이가 다쳐서 여기 오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날부터 그들이 보호하던 어린아이가 다쳐 병원으로 실려 왔다면 얼마나 끔찍했을지 상상도 하기 싫다! 만약 그랬다면 앞으로 꾸러기교실을 운영하는 데 치명타를 입었을 것이다.

그것에 비하면 부모들이 아이들을 찾으러 오는 시간에 지몬을 위해 구급차를 불러야 했고 정말 “삐뽀삐뽀” 소리를 내며 구급차가 나타난 것은 조금 웃기기까지 했다. 흥분한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는 구급대원이 어릿광대를 살펴보고 들것에 실어 구급차에 태우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정말 대단한 볼거리였다!

한나도 구급차에 올라탔고 리자는 고객들을 진정시키고 인사하고 30분 정도 후 뒤따라왔다. 병원에 도착하자 구급대원들은 신음하는 지몬을 어디론가 데리고 갔고 두 사람은 여기 이렇게 웅크리고 앉아 소식만 기다렸다.

리자가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왜 그래?” 한나가 궁금해하며 친구를 쳐다보았다.

리자는 손사래를 쳤다. “아무것도 아니야.”

“어서 말해 봐!”

“그냥 구급차가 나타났을 때의 상황이 생각나서.”

“나도 그랬어.” 한나도 낄낄거렸다.

“영업을 시작한 첫날에 쇼를 제대로 보여준 셈이야.”

“그렇고말고!”

“어쨌든 우리는 이제 이 동네에서 한 방에 유명해졌어. 반쯤 의식을 잃은 어릿광대가 흥분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들것에 실려 나가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지.”

“우리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까?”

“어릿광대가 죽을 경우에만 그렇겠지.”

“리자!”

“미안해.” 리자가 황급히 사과했다. “정말 바보 같은 농담이었어.” 그러더니 한나를 달래며 팔에 손을 얹었다. “다 잘될 거야. 아이들을 데리러 온 부모님들한테 지몬이 새로운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있는데 아마 그것 때문에 쓰러졌을 거라고 잘 둘러댔어.”

“다이어트라고? 안 그래도 삐쩍 마른 지몬이?”

“다른 구실은 생각 안 났어. 아니면 열이 나고 오한에 시달리는데도 여자친구가 억지로 끌고 나와 어릿광대로 부려먹어서 쓰러졌다고 말할 걸 그랬나?”

“하! 하!”

“그러니까. 어쨌든 걱정하지 마. 내일 2시부터 예약이 꽉 찼어.”

“그때까지 지몬이 좋아져야 할 텐데.”

“설마 다시 일 시키려고 그러는 건 아니지?” 리자는 미심쩍은 표정으로 한나를 쳐다보았다.

“당연히 시켜야지.” 한나는 일부러 진지하게 말했다.

“서 있을 힘만 있어도 일해야지.”

“그렇다면 나는 지몬이 가능한 빨리 회복되지 않기를 빌어야겠네. 안 그러면 네가 죽여버릴지도 모르니까!” 크게 웃는 두 사람을 대기실의 다른 사람들이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한나는 개의치 않았다. 잠시라도 농담을 하고 긴장을 풀고 싶었다.

“마르크스 씨?” 하얀 가운을 입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다가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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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있던 한나는 웃음을 멈추려다 쇳소리를 냈다. “에?” 이상한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다.

“로베르트 푹스 박사라고 합니다. 그리고 보호자분은…”그는 팔에 끼고 있던 얇은 파일을 열어 들여다보았다. “클람씨 부인이십니까?”

한나가 고개를 끄덕이자 리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접수를 할 때 한나는 지몬의 아내라고 기입했다. 혹시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그냥 여자친구라고 하면 면회가 거부될까 걱정되어서였다. ‘ 이머전시 룸’이나‘그레이 아나토미’같은 의학드라마만 봐도 연인이 위험한 뇌수술을 받는 동안 불쌍한 여자친구들은 늘 복도에 웅크리고 앉아 기다려야 한다. 수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권리도 없이 신경쇠약에 걸릴 정도로 아무것도 모른 채. 자신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오버인지는 몰라도 만약을 안전하게 대비하는 행동이었다.

“이제 환자를 만나도 됩니다. 저를 따라오시겠습니까?”

한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네. 물론이죠.”

리자도 자리에서 일어났고 의사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한나는 의사에게 리자가 지몬의 동생이라고 재빨리 둘러댔다.

“잘했어.” 푹스 박사 뒤를 따라가면서 리자가 한나에게 속삭였다.

“네가 지몬의 동생이라고 한 거?” 한나도 속삭이며 물었다.

“아니. 네가 처녀성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 거. 미안하지만 한나 클람은 정말 이상한 이름이잖아!”

한나는 쿡쿡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고 리자의 옆구리를 쳤다. 의사에게 걱정하는 아내의 신경질적인 웃음소리는 절대 선보이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의사를 따라 환자와 보호자들이 앉아 있는, 끝없이 길게 이어지는 흰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 병원은 사람들로 넘쳐났고 복도 곳곳에는 자거나 괴로워하는 환자들이 누워 있는 침대가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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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는 갑자기 불안으로 가슴이 옥죄이는 듯했다. 오후가 이렇게 끝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병원을 좋아하는 사람은 당연히 없겠지만, 4년 전 지몬과 함께 거의 매일 에펜도르프 대학병원에 왔던 일들이 떠올랐다.

당시 지몬의 어머니 힐데는 수개월 동안 암으로 투병했지만 결국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술,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효과는 없었고, 폐에 생긴 악성종양은 결국 그녀를 비참한 죽음으로 몰고 갔다. 몇 주 동안 사투를 벌인 그녀는 몇 번이나 더는 못 견디겠다고, 이 고통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고 울부짖었다.

지몬과 한나가 사귄 지 6개월 정도 된 시기였다. 엘베강가에서 함께 피크닉을 즐긴 지 얼마 안 돼서 의사들은 그의 어머니에게 더는 치료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한나는 지몬이 병원을 갈 때마다 가능한 자주 동행했고 이런 힘든 시기에 곁에서 힘이 되어 주려 노력했다. 지몬의 아버지 역시 10년 전에 암 투병을 하다 세상을 떠났는데 어머니마저 암에 걸려 심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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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아들들은 특히 어머니를 잃을 때 많이 힘들어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지몬은 서른한 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장례식장에서 어린아이처럼 많이 울었다. 돌아가신 지 몇 개월이 지나도 갑자기 눈물을 흘리고는 해서 한나는 그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난감했다.

“시간이 약이다”나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게 되어 있어” 같은 위로는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좋은 말이 떠오르지도 않았다. 그래서 한나는 지몬을 자주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눈물이 멈출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슬픔을 나눌 수 있는 형제가 있다면 더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지몬은 한나처럼 외동이었다.

한나는 리자와 함께 푹스 박사의 빠른 걸음걸이에 맞춰 걸으면서 그때를 회상했다. 앞으로는 남자친구를 그렇게 강하게 몰아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지몬은 힘든 위기를 여러 번 겪었다. 아무렇지 않게 “다 잘될 거야!”라는 말로 넘기려는 태도는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나의 부모님은 건강하게 지내시는 터라 더더욱 그렇게 말할 자격이 없다. 심지어 85세인 외할머니 마리안네와 87세인 외할아버지 롤프도 아직 팔팔하셔서 앞으로 몇 십 년은 아름다운 우리 지구에서 잘 사실 것 같다. 친할머니 엘리자벳도 아흔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활기 넘치고 정정했다.

“여깁니다.” 의사의 말에 한나는 생각을 멈췄다. 그는 하얀 방문 앞에 서더니 곧 안으로 들어갔고 한나와 리자도 바짝 뒤쫓으며 따라 들어갔다.

요나단
1월 2일 화요일, 18:56

정말 아무렇지 않은 일이다. 요나단은 그저 적혀 있는 주소로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예의 바르게 인사한 후 용건을 말할 것이다. 그러면 몇 분 후 이 일은 이제 마침내 종결된다. 19시에 누가 도로테엔 거리 20번지에서 약속을 잡았든지, 그에게 다이어리를 돌려주면 기뻐할 테고 요나단은 다이어리가 역시나 어머니가 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간단한 일이다. 별것 아닌 일.

그런데 요나단은 세기 전환기에 지어진 흰색 다세대주택 건물 앞을 왔다 갔다 하며 일곱 시 정각 밑에서 두 번째 초인종을 누를 생각을 하니 손에 땀이 흥건히 맺혔다. 불편해. 부적절한 일이야. 왜 내가 긴장해야 해? 그럴 이유가 없는데.

어쨌든 요나단은 다이어리가 든 가방을 흔들고 다니면서 이 말을 주문처럼 중얼거렸다. 하지만 땀구멍도, 심장박동도 그의 말을 전혀 들으려 하지 않았다. 이렇게 긴장한 것은 대학에서 철학과 문학을 전공할 때 졸업을 앞두고 구술시험을 볼 때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실은 시험준비를 완벽하게 한 터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어서 이 정도로 긴장하지는 않았다.

손목시계 분침이 일곱 시 일분 전을 가리키자 요나단은 20번지 건물 계단을 세 칸을 올라가 다이어리에 기록된 초인종을 찾아보았다. 아래서 두 번째 초인종에는 ‘슐츠’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는 생각이 바뀌기 전에 얼른 초인종을 눌렀고 3초 후 신호음이 울리면서 문이 열렸다. “여보세요?”나 “누구세요?” 같은 질문은 없었다. 정말 누군가 19시에 맞춰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다. 아니면 집주인의 믿음이 정말 좋거나. 그렇지 않다면 요나단이 누구인 줄 알고 문을 열어주겠는가? 특히 이맘때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사람들이 초인종을 누르고 기부금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원칙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일은 아니었다. 1년 내내 열심히 일하는데 그럴만하지 않는가?

요나단은 문득 얼마 전 시 청소과에 보낸 이메일을 떠올렸다. 지금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고 이메일을 보낸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었다. 집 앞 쓰레기 컨테이너는 여전히 가득 찬 상태였지만 너무 조급하게 굴고 싶지 않았다. 특히 지금은 폐지 수거 따위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요나단은 천천히 한 발짝씩 떼며 3층에 있는 슐츠씨 집을 향했다.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숨을 헐떡거리거나 땀을 흘리며 슐츠 씨와 대면하고 싶지 않았다.

계단부는 널찍했으며 밝고 쾌적해 보였으며 벽에는 알록달록한 문양이 그려져 있는 전통 유겐트 양식(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독일에서 유행한 미술 양식-옮긴이) 타일이 붙어 있었고 위쪽 가장자리는 장식 테두리로 마감되어 있었다. 관리가 아주 잘 되고 있는 건물이다. 문득 어머니가 이런 집을 무척 마음에 들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기억하기로는 어머니는 이탈리아인 특유의 높은 안목을 갖고 있었다.

또한 건물이 함부르크 시내 중심가 빈터후데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서 문밖을 나서면 바로 다양한 카페와 가게들이 즐비했다. 어머니는 외곽 엘베 강가에 자리 잡은 가문 소유의 집에서 고립감을 느꼈고 지루해했다. 어머니는 피렌체의 활기 넘치는 거리, 더 자세히 말하면 어머니가 나고 자란 피에솔레라는 동네 시장광장의 생기발랄한 분위기를 그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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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너무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집에 불만을 토로할 때마다 아버지가 시내의 끔찍한 주차상황을 지적했던 기억들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요나단도 조금 전까지 마땅한 주차 공간을 찾아 15분 정도 동네를 빙빙 돌아야 했다. 그나마 평행주차의 달인이라서 겨우 주차할 수 있었다. 바로 앞에 주차된 골프 자동차 운전자가 나무에서 50센티미터나 간격을 두고 차를 세워 놓았기 때문이다.

힘겹게 핸들을 여러 번 돌려 마침내 골프 뒤 비좁은 공간에 차를 넣는 데 성공한 요나단은 늘 갖고 다니는 수첩을 꺼내 몰상식한 차 주인에게 메모를 적어 와이퍼 아래 끼워 넣었다.

친애하는 차주님께

귀하는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주차를 했습니다. 귀하의 차는 주차 공간 두 개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간신히 귀하의 차 뒤에 주차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귀하가 조금만 더 앞으로 주차를 했다면 더불어 사는 시민의 삶을 훨씬 편안하게 해주셨을 것입니다.
그럼 이만

요나단 N. 그리프

주차에 애먹은 것만으로도 짜증나는데 폭리에 가까운 주차요금을 보고는 경악했다. 한 시간당 4유로! 주차공간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빌리는데! <함부르크 신문>에 제보해야 할 사안이다. 조만간 편집국에 함부르크의 현대식 약탈방식을 제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벌써 내용도 생각했다.

친애하는 편집국 팀원 여러분
아름다운 함부르크 시에서 운전을 하는 시민으로서 오늘 ‘주차요금 폭리’ 문제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귀사에서 이런 주제를 한 번 다루어주면……

그는 더 이상 흥분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온전히 다이어리 문제에 집중하고 싶었고 결국 그러기 위해서 이곳을 찾아온 것이다. 요나단이 3층까지 다 올라오자 문 앞에 중년여성이 미소를 지으며 마중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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