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듣는 5분>, 김혜연입니다.
<책 듣는 5분>이 <괜찮냐고 너는 물었다, 괜찮다고 나는 울었다>라는 책에서 만나는 사랑과 아픔, 위로의 메시지 네 번째 시간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달라지는 네 모습을 보면서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어. 그런데 그날이 이렇게나 코앞에 있을 줄은 차마 몰랐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머릿속이 텅 비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그래서 그냥 네게 “어떻게 이러냐?”는 말만 하염없이 되풀이하고 있어.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래?”, “내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 네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그런다고 달라지는 게 없다는 걸 알면서.
내가 너 때문에 울기 시작하면 이 연애에 끝이 찾아온다는 걸 알아서 어떻게든 울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울고 싶은 날이 없었던 게 아니라 인정하기가 싫어서. 네가 멀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내가 이렇게 울지 않고 버틴다고 해서 네가 예전 같아지는 건 아닌데, 내가 조금 강해질 뿐, 네가 다정해지는 건 아니었는데.
괜찮냐고 너는 물었다.
괜찮다고 나는 울었다.
분명 수도 없이 내게 안부를 묻는 네 모습을 상상해왔고 그때마다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하며 웃어주자고 다짐했는데, 어째서 네 말 한마디에 이렇게 무너지듯 울고 있는 걸까? 네게 아무 의미 없는 동정이라도 받으려는 게 아니다. “괜찮냐?”는 네 물음이 나에게 ‘너는 괜찮다.’는 말로 들려서다.
‘너는 정말, 정말 괜찮을까?’ ‘내가 이렇게 아픈데 네가 나를 안아줄 수 없는 걸 보니 넌 정말 괜찮구나. 아픈 건 정말 나 혼자였구나.’
북 큐레이터 | 김혜연
티브로드, KBS DMB에서 아나운서와 리포터로 일했으며 MBC 아카이브 스피치 강사이다. 더굿북에서 <책 듣는 5분> 북 큐레이터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