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시골 동네 철물점은 왜 망하지 않을까?

<귀촌에 투자하라>

by 더굿북
%E9%87%89%EB%9A%AE%EC%9C%B4%E7%A7%BB%EF%BF%BD.jpg?type=w1200



철물점 좋아하세요?

《동네 철물점은 왜 망하지 않을까》라는 책 제목이 눈에 띄어 보니까 철물점 이야기가 아니고 경제 감각을 길러주는 실용 회계서다. 어쨌거나 시골은 철물점이 흔하다. 내가 사는 곳만 해도 철물점이 세 군데나 있다. 마을 입구에 하나, 5분 거리에 있는 읍내에도 있고, 10여 분쯤 걸리는 곳에도 있다. 모두 걸어서 갈 만한 거리다.

장이 서는 곳에는 크고 작은 철물점이 반드시 몇 군데씩 있고, 차로 달리다 보면 쉽게 볼 수 있는 게 철물점이다. 심지어는 마을과 떨어져 있는 길가에도 커다란 철물점이 있다. 왜 이렇게 많지, 하던 궁금증은 시골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풀렸다. 시골에서는 소소하게 철물점을 찾는다. 철물점은 상품만 파는 곳과 수리도 겸하는 곳이 있다.

시골에는 철물점도 많고, 00수도나 00수도펌프라는 상호도 심심찮게 본다. 여기서 말하는 수도는 모터 펌프를 이용해 물을 끌어올려 쓰는 자가 수도를 말한다. 논에 물을 댄다든가, 물을 뺄 때도 모터 펌프가 필요하다. 이처럼 시골이기 때문에 필요한 일감이 있다. 또 자동차 보험 출동 서비스 같은 경우 시골은 뜻밖에 바쁘다. 관리하는 구역이 넓기 때문이다.

놀라운 점은 마을 철물점이 공사 현장에 건축 자재를 납품한다는 것이다. 집 지을 때 쓰는 벽돌과 목재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보통 몇백만 원에서 몇천만 원까지 한다는 말을 듣고 귀가 솔깃해졌다.

1.jpg?type=w1200

강원도 영월군 산속 공사 현장, 집 지을 때 쓰는 자재가 마당에 쌓여 있다.


- 가까운 데서 사지, 먼 데까지 언제 가요.
- 그래도 생산업체나 도매점에서 사면 좀 싸지 않나요?
- 에이, 누가 그래요. 모두 공사 현장과 가까운 곳에서 사다 써요.
- 그러면 아무래도 비쌀 텐데.
- 비싸 봐야……, 그래도 할 수 없어요. 동네에서 사다 쓰는 게 편하니까. 시간도 없고, 다들 그렇게 해요.

- 그래도…….
- 지난번 여주 공사할 때도 한 4천만 원어치는 썼어요.
- 에? 그렇게나 많이요?
- 그럼요. 여주 공사는 내가 구경 가봐서 안다.

귀촌하고 알게 된 양심적인 목수 사장님은 집 지을 때마다 알려줘 견학 삼아 다녀온다. 당시 여주 공사는 목조 주택을 몇 채나 지었으니 나뭇값이 많이 드는 건 당연한데도 왜 생산업체와 직접 거래하지 않는지 궁금했다. 내가 집 지을 일이 생기면 양이 많은 자재는 직접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다. 10%만 할인받는다고 해도 적은 돈이 아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같은 연장을 몇 개씩 가지고 있어 의아했는데 그 궁금증도 풀렸다. 예를 들어 에어컴프레셔(공기 압축기)는 공사 현장에서 흔히 쓴다. 그런데 ㄱ 공사장에서 쓰고 현장에 두었는데 ㄴ 공사장에도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 이때 거리가 있어 가져올 형편이 여의치 않으면 동네 철물점에서 사서 쓴다. 다른 업자한테 빌려줬는데 갖다 달라고 할 여건이 안 되면 또 산다. 그래서 한 대에 10~20만 원대인 에어컴프레셔를 4~5개나 가지고 있게 된다.

시골은 인건비가 도시보다 비싸 웬만한 건 개인이 직접 고친다. 필요한 공구나 수리할 때 쓸 기구가 집집마다 있다. 흔히 보이는 게 사다리다. 나도 사다리가 3개나 있다. 전부 시골 와서 장만했다. 집 안에서 쓰는 것과 마당에서 쓰는 용도로 샀는데 마당에서 쓰는 5단짜리는 옮기려면 힘에 부친다.

시골에서 철물점을 하면 어떨까? 초기 비용은 생각보다 많이 든다. 물품 구매 비용만 1억은 든다고 한다. 일부는 외상으로 들여놓고 매달 결재를 하기도 한다. 찾아오는 고객한테만 파는 걸 넘어서 영업을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image_4975812631507685916291.jpg?type=w1200


시골은 놀랄 정도로 소식이 빠르다. 어디에 터를 닦는다든지, 누가 집을 짓는다고 하더라, 하는 말이 도시보다 빨리 돈다. 시나 군, 면이나 읍에서 건축허가를 받은 건축가나 건축주를 알아내 발 빠르게 영업도 펼쳐나갈 수 있다. 현장 소장과 친분을 쌓아두면 단골로 납품할 기회도 얻는다. 더 나아가 좋은 상품이나 시골에 맞춤한 자재들을 소개해 다른 철물점과 차별화를 두면 판매 실적도 높일 수 있다.

또 철물점에는 다양한 업자들이 드나드니까 지역 주민에게 좋은 업자를 소개해주는 일도 더불어 하면 좋다. 일거리도 연결해주면 매출도 늘어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02. 계속 일할 것인가, 연금으로 살아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