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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Feb 21. 2018

09. 수준 있게 해야 칭찬이다.

<그래도 행복해 그래서 성공해>



부모가 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칭찬과 격려다. 그런데 이 칭찬조차 자녀를 독립적으로 존중해 주는 칭찬이 있는가 하면, 자녀를 자기 소유물로 취급하는 칭찬도 있다. 칭찬은 사실 어떤 테크닉이 아니다. 당신이 자녀를 독립적 인격체로 존중하면 자연스럽게 수준 있는 칭찬이 나온다. “1등 했네, 잘했어.”, “5등 했구나, 조금만 더 하면 1등도 할 수 있겠다.”, “우리 딸 머리 좋네. 능력 있어.” 이러한 칭찬 속에는 이미 부모가 생각하는 기준이 있고, 그 기준에 가까이 가거나 도달했기에 칭찬을 한 것이다. 하지만 자녀를 독립적으로 존중한다면, 부모의 생각과 상관없이 자녀가 스스로 노력한 일이나 선택한 시도 자체에 대해서 칭찬을 해야 한다.


캐럴 드웩 교수는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칭찬의 효과에 대해 연구했다. 결론은 이것이다. “너 참 똑똑하다.”, “머리가 참 좋다.”는 식으로 지능을 칭찬받은 아이들은 다음 시험에서 20% 정도 성적이 떨어졌다. 반면 노력을 칭찬받은 아이들은 다음 시험에서 약 30% 성적이 향상되었다. 노력을 강조하면 아이들에게 성공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지만, 지능을 강조하면 실패하거나 어려운 상황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통제력을 빼앗아 가는 것이다. (<양육쇼크>, 포 브론슨, 애쉴리 메리먼, 물푸레, 31쪽)
  
딸이 중간고사를 보았는데 중간쯤 했다. “잘했네!” 하니 나를 째려보았다. 내가 그냥 ‘잘했다’고 한순간, 딸이 받은 성적을 평가한 것이고, 말하는 방식에서도 딸에게 존중받는 느낌을 주지 못했던 것이다. 뜨끔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설명을 했다. “생각해 봐, 너희 반 아이들이 갑자기 미국 학교에 갔는데 중간고사에 중간 정도 하기가 힘들까, 어려울까? 매우 어렵겠지. 아마 거의 불가능할 거야. 사실 하은이는 한국에서 적응하는 것 자체가 기적이잖아. 학교와 언어뿐만이 아니라, 문화도 사람들의 생각들도 정말 다르잖아. 그 모든 것을 적응해 가면서 이만큼 했다는 것은 정말 네가 노력했다는 것 아니니? 게다가 너는 별도로 과외도 안 받고 스스로 공부했잖아. 그래서 정말 잘했다고 한 거야.” 딸의 얼굴이 금방 풀어지더니 “고마워요 아빠!” 라고 한다.
  
부모의 존재감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때가 있다. 바로 자녀가 스스로 선택한 일에 실패했을 때 진심으로 격려할 수 있느냐다. 왜 자녀가 실패할 때 진심으로 격려해 주기가 어려울까? 자신이 실패한 것 같아서다. 그래서 아프다. 기껏해야 ‘립 서비스’밖에 안 된다. 이 차원을 넘어서 자녀 스스로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하고, 실수와 실패의 과정에서도 끝까지 자녀를 믿어 줄 수 있는 부모의 능력은 자신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 나에 대한 온전한 사랑이 자녀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몰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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