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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r 13. 2018

03. 더 좋은 서비스의 체크 포인트

<장정빈의 서비스 그레잇>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경쟁사보다 ‘뛰어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게 사실인 경우는 많지 않다. 말로만 떠들어대던 고객 가치를 실제로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감동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려면 기업 가치를 활용해서 신선하고도 세심하다고 여기는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무언가’를 찾는 세 가지 전략을 생각해보자.



첫째는 특정 만족 요인을 부각해 고객 가치를 높여야 한다
우리는 그간 동종 업계 간의 치열한 경쟁의 함정에 사로잡혀 정작 고객이 원하는 중요한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는 사실을 깜박 잊고 있었는지 모른다. 고객은 각 만족 요소의 합인 전반적인 만족도를 고려하여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니즈에 초점을 맞춘 특정 요소별 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최근 브랜드 아파트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의 니즈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까다로워졌다. 그 결과 우수한 품질의 아파트라 할지라도 고객들은 내부 구조, 옵션 사항, 단지 내 시설에 관해 많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동일한 품질의 아파트라 할지라도 최근 가격이 급등한 아파트에서는 하자 보수에 대한 요구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는 고객이 쾌적하고 편리한 주거 환경이라는 니즈 외에 투자가치라는 니즈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다.
  
  
둘째모든 접점을 다 파악하기보다는 고객에게 더 중요한 마지막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고객이 기업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온갖 접점을 완벽하게 관리하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그러기에는 너무나 많은 돈과 시간이 든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는 것, 즉 임팩트가 커서 고객의 경험에 특별한 영향을 끼치는 핵심적인 접점을 선별하여 관리하는 것이 더 현명한 전략이다. 그중에 하나가 ‘마지막 접점’일 것이다.
  
우리의 기억은 시간의 순서에 따라 차곡차곡 쌓이는 게 아니다. 마치 스냅사진처럼 절정의 순간과 끝날 때의 느낌으로 전체를 기억한다. 사람의 과거의 경험을 평가할 때 전체를 종합적으로 살피기보다 감정이 가장 ‘고조(peak)’되었을 때와 가장 최근의 ‘경험(end)’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이를 피크 엔드 효과(Peak-End Effect)라고 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체험의 모든 순간을 일일이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일어난 체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뚜렷하게 기억한다.
  
초기에 친절하게 대하다가 마지막에 가서 불친절하게 대하면 ‘속았다’는 생각에 배신감을 느낀다. 이성과의 만남도 무수히 많았던 데이트보다 어떻게 헤어졌느냐에 따라 다르게 기억된다. 고객의 니즈 충족은 마무리 단계에서 판가름 나며 다른 것들이 다 좋았더라도 마지막 단계가 어떤가에 따라 고객의 평가는 뒤집힐 수 있다.
  
  
셋째더 많은 접점과 영역을 품을수록 서비스는 더 좋아진다.
어느 주말 충주에 있는 리조트에 강의하러 갔다가 인근 지역을 여행하게 되었다. 다음 날 아침 호텔 프런트에서 레일 바이크를 탈 수 있는 곳을 물어보았더니 주말에는 하루 전에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전날 도착해서 갈 만한 곳을 물었을 때는 그런 이야기를 못 들었던 터라 “진작 안내 좀 해주지 그랬어요?” 했더니 “레일 바이크에 대해 물어보시지 않아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프런트 직원에게는 호텔 내 서비스가 일차적인 목표일 테지만, 주변 관광지나 맛집을 소개하는 것까지 서비스 영역 안에 둘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이 호텔에 잠만 자러 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겨울에 눈이 쏟아졌을 때 자기 집 마당만 치우는 사람이 있다. 대문 앞까지 치우는 사람도 있다. 들어오는 골목까지도 눈을 치우는 사람이 있는데 이때 더 큰 영역을 품는 사람이 더 좋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 시 회사가 취해야 할 가장 바람직한 자세는 얼마나 더 큰 영역을 품을 수 있느냐다. 고객 앞에서 무성의하게 ‘가능’과 ‘불가능’을 구분하는 것은 최고의 서비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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