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불황은 없다>
나는 매일 아침 출근 전에 반드시 ‘나는 잘 될 수밖에 없다’고 외친다. 그리고 한바탕 크게 웃는다. 일을 시작할 때부터 버릇처럼 반복한 나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하고, 또 하루를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입 밖으로 내뱉고 나면 왠지 초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나의 방법을 권했다.
고객이 매장에 방문했을 때 매장의 분위기를 판단하는 항목이 바로 판매사원의 첫인상과 미소, 그리고 따뜻한 목소리이다. 위의 세 가지를 보고 느낀 후 내가 이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해도 괜찮을지 잠깐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매장의 얼굴인 판매사원이 표정을 찌푸리고 있거나 건성으로 손님을 응대할 경우 손님 입장에서는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싶은 마음도 사라지고 물건을 구매하고 싶은 욕구도 달아나게 만든다.
판매사원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 나를 사랑하듯이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직원들에게 ‘나는 고객을 사랑한다’라는 주문을 매일 아침 외우게 했다. 처음 직원들에게 문구를 내뱉게 했을 땐 낯간지러워하며 ‘과연 이게 효과가 있을까요?’라며 의문을 제기했지만, 몇 번 반복적으로 말하고 난 뒤엔 부끄러움도 사라지고, 고객을 사랑한다는 말이 머릿속에 콕 박혀 진심으로 고객을 응대할 뿐만 아니라 평소보다 표정도 밝아졌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처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놀라운 성과를 냈다.
인간의 상상력은 항상 ‘말’과 직결되어 있다고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꾸 입버릇처럼 되뇌면 뇌는 그것을 믿고 반응한다. 꿈을 소리 내서 말하면 ‘뇌 안테나’가 작동을 해서 그것이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낸다.
사실 판매사원에게 친절함은 기본이다.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원하는 것은 쇼핑의 즐거움도 있겠지만 자기가 노력해 온 삶에 대한 보상으로서 대접을 받기 위함일 수도 있다. 그들에게 백화점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상당수가 ‘판매사원의 친절함’이라고 대답한다. 이 세상에 친절보다 더 강한 것은 없다. 마크 트웨인은 ‘친절이란 귀먹은 사람이 들을 수 있고 눈먼 사람이 볼 수 있는 언어’라고 말했다. 고객은 의무적인 친절보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친절과 배려를 본능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개인적인 신념 중 하나는 매장에 방문한 고객이 작은 것 하나라도 불편해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구매를 하고 안 하고의 문제는 이차적인 문제다. 먼저 구매 욕구를 가질 수 있도록 판매사원이 적극 나서서 고객에게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해 주어야만 당장 물건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재방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여기 지난번에 괜찮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 한번 다시 가 볼까.’하는 마음이 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다음에 방문한 고객에게 이전과 똑같이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응대하면 구매 적중율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면에서 판매사원은 적극적인 친절을 베풀고 고객을 잘 보살핀다는 따뜻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판매사원은 ‘나는 당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마음을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 한시도 눈을 떼지 말고 고객의 행동을 놓쳐서는 안 된다. 잠깐 먼 산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하는 것도 고객은 감각적으로 알아차린다. 그렇게 될 경우 ‘여긴 손님한테 관심도 없네.’라는 생각이 들어 구매욕을 잃어버리고 다른 매장을 찾게 된다.
물론 고객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듯 지켜보며 달라붙듯이 따라다니라는 것이 아니다. 약간의 거리를 두되 시선과 귀는 고객에게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이즈라도 물어보려는 의도가 보이면 묻기 전에 먼저 행동하는 것, 이것이 고객이 느끼는 편안함이다. 고객이 말하기 전에 고충을 먼저 알아봐 주었을 때 최고의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최고의 서비스가 나오는 매장은 매출도 높은 편이고, 불황이 닥치더라도 지혜롭게 넘기는 노하우가 있다. 판매사원들의 능동적인 모습이 매장을 활력이 넘치는 매장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혹시라도 고객이 없을 때 이런저런 핑계를 늘어놓기보다 내가 무엇이 부족했을까? 반성하며 작은 것 하나라도 개선하려는 의지가 보인다. 베스트 판매사원들은 고객이 최선의 선택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판매사원은 매장에 들어오는 고객을 선택할 수 없다. 판매사원은 오직 모든 고객에게 친절을 다해야 할 뿐이며, 만일 판매사원이 그때그때의 상황이나 일시적인 감정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지 못한다면 친절은커녕 고객을 무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모든 것을 고객 중심으로 삼는 판매원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한시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어떤 환경이든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다른 경쟁사나 고객이 아니다. 결국은 나 자신 즉, 판매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판매 사원이 어떤 자세로 매장에서 임하느냐에 따라 불황을 이길 수 있다. 나는 진심으로 매장에 임할 때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지 꼭 한 번은 생각해보고,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으면 당장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해야 할 일이다. 단 몇 달 만이라도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 것만으로도 성과에는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물론 내 것과 남의 것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이라도 조금만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나는 이곳의 주인이다. 나는 사장이다.’라는 자기 주문을 걸고 일해 보기를 권장한다. 며칠 만에도 달라진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처음 백화점 일을 시작했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가운데에도 8개월 만에 매니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주인의식을 갖고 매사에 임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일찍 출근하여 직원들의 손과 발이 되게 수선실 심부름부터 바닥 닦는 일까지 했고, 그 모든 잡다한 일을 하면서도 싫은 내색 한 번 안 하고 묵묵히 하루하루를 배우는 자세로 최선을 다했더니 고객들도 나의 이러한 부분을 알아봐주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 역시 나의 성실함을 인정해 주었다.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잊지 않고 꾸준히 해 나갈 때 내가 목표하고 있는 최고의 자리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