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그녀>
제 11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실패한 작전은 없다.
다만 성공하지 못한 작전이 있을 뿐 …!
드디어 제 생애의 최고로 멋진 작전이 실행 직전에 있습니다.
그녀는 저를 한 걸음 차이로 뒤따라오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예전에 많이 와 봤던 길이라 익숙하지만 그녀는 처음 오는 길이다보니 어둠 속에서 발을 자꾸만 헛딛더군여.
“야~! 조심해!”
“머야? 이렇게 껌껌한데, 대체 어딜 가는 거야?”
“그냥 쪼오기~.”
“쪼오기라니 …?”
“야앗~! 조심해~!”
쿠우응~!!!
으헉! 그녀가 엎어졌습니다.
이런 제길! 머냐? 이러면 안되는데 ….
얼른 그녀에게 다가갔습니다.
“괜찮어?”
“으 …우웅 …괜찮어.”
“조심 좀 해.”
“니가 껌껌한 데로 끌고 가니깐 그렇지!!!”
“바보냐? 다 큰 게 넘어지기나 하고.”
그리곤 다시 가던 길을 갔습니다. 이젠 그녀와 나란히 걷고 있습니다. 그녀가 또 넘어질까 봐 그녀의 걸음걸이에 최대한 신경을 썼습니다. 몇 발자국 걸었을까?
쿠우우웅~~~!!!
이번에 움푹 파인 바닥에 발을 헛디뎌서 제가 대짜로 뻗었습니다.
“푸하하하~! 너 바보냐? 다 큰 게 넘어지기나 하고!”
‘이런 젠장 …….’
이거 초반부터 왜 이럽니까!!
지금 이런 분위기로 흘러가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한참 분위기를 잡으며 먼가 전기가 찌릿~찌릿~통해야 할 상황에서 ….
저는 하늘도 버린 놈인가 봅니다. 츄르르~!
이젠 동물원을 지나가야 합니다.
고향의 향기가 나더군여.
온통 똥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모냐 모냐?? 냄새까지 날 배신을 하는 거냐???
놀이동산으로 가자면 동물원을 지나지 않고도 여러 길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낮에 이 길로 다닐 때면 똥 냄새가 별루 안 났었습니다. 그런데 밤이 되니깐 엄청나더군여. 마치 퍼세식 화장실에 몇 번 들어갔다 온 듯 한 냄새가 납니다.
그녀가 신음소리를 냅니다.
“끄응~!”
“하핫 …! 좀만 참어.”
“견우야, 우리 뛸까??”
“그럴까?”
“좋았어! 준비 따아앙~~!!!”
파다다다다다닥~~~~~!!!!!
머냐, 지가 준비 땅! 하고 지 혼자 뛰어가냐?
저도 잽싸게 그녀를 따라 갔습니다. 어느 정도 그녀를 따라 잡았습니다. 한 발짝 뒤에서 뛰면서 제가 말했습니다.
“야야~ 그만 뛰자아~~!! 헥헥~!”
“그래~!”
와장창~! 쿠우우웅~!!!
한발 앞에서 뛰어가던 그녀가 갑자기 먼가에 걸려서 넘어졌습니다. 저도 급정거를 못하고 발라당~ 그녀 발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이번엔 세트로 넘어진 것입니다.
지금 피하길 바라십니까???
아까 담 넘을 때도 10분간 낑낑대던 놈이 접니다. 결국은 그녀가 밀어줘서 넘었다니까요!!
그녀와 제가 엎어져 있는 걸 하늘에서 보면 아마 ‘V’ 짜일 겁니다. 저와 그녀의 발이 겹쳐져 있고 몸은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으으으으 … 아파 …!!”
“견우 너! 빨랑 안 일어낫!!”
“알았어 …”
제 발 아래 그녀의 발이 깔려 있었습니다.
하핫! 그럴 수도 있지 …. 머쩍~!
“깜깜한 데 들어와서 이게 뭐야아!!”
“ ……”
넘어지고 자빠지고 엎어져도 그녀를 데리고 놀이동산으로 향했습니다.
칠전팔기의 정신입니다. 좀만 가면 고지가 보입니다.
으하핫 …!!! 얼마나 기대해 오던 날입니까. 이깟거 쯤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녀를 놀이동산까지 데꼬가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습니다. 하긴 오던 길에 분위기를 망쳐서 그렇지 아직은 작전대로 잘 되고 있는 겁니다.
드디어 놀이동산 입구입니다.
지금까지 오던 길만큼이나 주위는 무척이나 깜깜합니다. 거의 아무 것도 안보이지만 저의 동물과 같은 육감으로 잘 찾았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동물과 같은 육감입니다!!
그녀와 제가 드디어 회전목마 앞에 서 있습니다.
‘휴우~!’
해냈다는 안도의 한숨이 쉬어지더군여. 이제 작전대로만 하면 모든 게 끝납니다.
그녀가 회전목마를 정면으로 보게 유도했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 제가 회전목마를 가리고 섰습니다. 그녀와 저 사이에는 팔을 뻗으면 어깨를 잡을 수 있을 정도의 거리가 있습니다.
그녀의 눈을 정면으로 쳐다봤습니다.
‘이 자식이 뭐하는 짓인가?’ 하는 눈빛으로 이걸 ‘패~! 말어!!’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래도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양팔을 천천히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양팔로 아니 양손으로 그녀의 양어깨를 잡고 살짝 저에게로 당겼습니다. 연습한 대로 대사를 그녀의 귀에 대고 살짝 속삭였습니다.
“너를 위한 나의 마술이야!”
두 팔을 하늘을 향해 활짝~! 폈습니다. (이게 신호입니다.)
순간 음악이 주위의 모든 정적을 깹니다.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아요~ 우리 앞에~ 펼쳐질~세상이~
동시에 회전목마의 불이 팍~~! 켜졌습니다. 회전목가가 오색의 불빛을 내며 음악과 함께 천천히 돌아갑니다.
그녀 …! 그녀는 너무나도 놀란 것 같습니다. 그녀의 큰 눈이 동그랗게 되더니 이슬이 고이더군여.
사실 저마저도 지금 제 눈앞에 펼쳐진 것이 정말 마법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녀는 어떻겠습니까??
그녀는 회전목마 주위의 꼬마전구에서 나오는 갖가지 색의 빛을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쳐다보고 있습니다. 회전목말 타러 가기 위해 그녀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녀의 미세한 손 떨림이 제 손에도 전해져 오더군여.
빙글빙글 돌고 있는 회전목마에 올라갔습니다. 그녀는 마차에 태우고 저는 그 앞에 있는 말에 앉았습니다. 한 바퀴 정도 돌았을까 ……?
삐리리리리릭~~~! 삐리리리릭~!
“거기 모야? 누구야???”
어디선가 호루라기 소리가 요란하게 납니다. 후레쉬 불빛이 어두운 공간을 마구 비춰댑니다.
“으엥?? 모지?”
“자네, 뭐야?”
“네?”
“빨리 내려!!! 뭐얏?”
“에이~ 아저씨! 왜 그러세여어? 다 알면서~.” 윙크~!
“아니 이 사람이 …….”
아저씨가 회전목마로 막 올라오려고 합니다. 어라라?? 이거 장난이 아닙니다.
“헉! 아저씨! 잠깐여! 타던 건마저 타구여!!”
…………
………
……
…
여기는 경찰서입니다.
거기 경비 아저씨한테 죽도록 혼났습니다. 그 정도 혼냈으면 그냥 보내 줄지 알았더니 경찰에 넘겨 버리더군여.
“자네들 뭔가? 그 새벽에 거길 왜 들어가서? 앙!!!”
“아저씨, 그러니까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말이져 …그, 그러 ….”
“자네들 벌금이 얼만지 알어? 이거 구속감이야!!!”
“헉! 구, 구속이여?”
제 말은 들으려고도 안 합니다. 민주경찰이 왜 이러십니까, 정말!!! 그럴거면 어떻게 된 거냐고 왜 물어보십니까?
제 옆에는 그녀와 제 친구 원 투 뜨리가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이놈의 원 투 뜨리들은 고개를 팍 숙이고 아무 말도 안하더군여. 저만 괜히 개기다가 덤탱이 쓰게 생겼습니다.
“김 경사! 집어넣어!”
‘헉! 집어넣 …? 어디루 …?’
그날 밤, 그녀와 저, 그리고 원 투 뜨리는 다 같이 한 세트로 유치장에서 날밤을 꼬박 세웠습니다. 저는 유치장이 벌써 두 번째 입니다. 좀만 더 드나들면 내 집처럼 편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쨌든 그녀에게 평생 절대로 잊지 못할 생일 선물은 해준 거 같습니다. 생일날 쇠창살 안에서 꼬박 세는 게 어디 흔한 겁니까?? 부르르~!
제가 섹시하게 경찰 아저씨를 불렀습니다.
“경찰 아저씨이잉~!”
“모야? 조용히 안햅!!”
“아저씨, 오늘 얘 생일이란 말에여.”
“근데?”
“사식 안 넣어줘여?”
독방으로 옮겨질 뻔 했습니다.
“아저씨이이이!~~ 아저씨이이이잇~~!!”
경찰 아저씨는 이제 제가 아무리 불러도 대답도 안합니다. 무시합니다. 히힝~
“야야! 원 투 쓰리 너네! 일루 와바바.”
화들짝~~!!!
“어케 댄 거야? 이게 먼일이야 대체?”
“그, 그, 그게 말야 ….”
“제대로 말 안햅!!”
“사실 그게 경비 아저씨한테 말을 하긴 했는데 ….”
“했는데 …?? 씩씩~!! 죽어써!!!”
“아저씨들이 그게 생계수단이라서 어떻게 잘못 되기라도 하면 ….”
“시끄러!! 내 이십만 원은??”
“그, 그거 … 하하하! 그게 … 우리 휴대폰비 내는데 써서 ….”
헤죽헤죽~!!
“헉! 띱때기들! 니들 다 죽어써!!!!”
이놈들이 이렇게 해놓고 우선 약속은 했으니까 에라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될 대로 되라!! 이런 생각으로 지금과 같은 일을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녀석들은 다음날 단체로 아르바이트 잘렸습니다. 으하하핫! 오예에~!
왜 구속은 안된냐구여?
지금 구속되길 바라십니까??
다음 날! 아니, 그날 아침.
그녀의 삼촌, 저에게 첨으로 유치장이란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해 주셨던 그녀의 삼촌께 그녀가 전화를 했습니다.
역시 검사님이 파워 짱입니다.
하핫! 알아서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
저는!! 그 댓가로 ….
그녀의 삼촌 블랙리스트 1위로 당당히 올라섰습니다!
그렇습니다!!
마약사범, 살인, 강도, 강간, 이런 흉악범을 모두 제치고 제가 금메달을 딴 것이었습니다.
신창원??? 안 부럽습니다!!!!
지금도 전 그녀의 삼촌한테 요주의 인물입니다. 그녀의 부모님한테는 경계대상 1호입니다.
저야 어떻게 되었던 저는 다만 그녀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그녀의 상처가 빨리 아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