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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Dec 26. 2023

노련한 어른의 감투, 할머니

"엄마, OO이 임신했는데 딸이래"

"벌써 나았어?"

큰 딸 친구들이 한 명씩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다.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서 큰 딸과 같은 학교를 다녔던 딸 친구가 지난 봄에 결혼을 했다.

임신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성별을 알 수 있나 보다.


할머니가 된 친구가 있다.

매주 손자를 돌보기 위해 딸의 집에 간다.

손자는 딸이 어릴 때보다 더 사랑스럽고 예쁘다고 한다.

어느 날 친구 집에 방문을 했는데 손자가 와 있었다.

"할머니~"

나를 낯설게 쳐다보면서 고개를 돌리며

바로 친구에게로 달려가면서 하는 말이다.

"할머니 친구야. 이모할머니라고 해"

"아냐. 난 할머니 아냐 이모라고 해"

아이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울어버린다.


 '할머니'라는 말이 듣기 좋다는 친구가 낯설고 어색했다.

친구가 할머니라는 말이 듣기 좋은 건 사랑스럽고 귀엽기만 한 손자가 불러주는 이유에서 일 것이다.

이젠 할머니라는 말에도 익숙해져야 하는 나이인가.

아줌마라는 말에도 버럭 화가 나는데 말이지.


브런치 대상 공모작인 <초보 노인입니다>라는 책을 읽었다.

저자는 주택에 살다가 집을 팔고 아파트로 이사를 해야하는데 가지고 있는 돈은 여유가 없어  일반 아파트는 구할 수가 없었다.

실버 아파트에 입주를 해서 벌어지는 상황과 60대이지만 아직도 50대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고 아줌마라는 말도 익숙하지 않은데 노인이라는 감투가 실버 아파트에서는 당연함이었다.

중년의 나이에 익숙해지지 않고 있는 지금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에 공감을 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어느 나이대나 익숙하지는 않다. 인생을 사는 건 누구나 초보이니까.

삶의 한단계가 지나고 또 다른 단계에 접어든 중년은 어른으로 자동 승진이 되는 나이다.

익숙함의 편안함을 추구하기 보다는 노련해져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세워둔 울타리안에서 타인의 말에 흔들리지 않아야한다.


'50대 낯선 나이니까 도전하기 싫어'라고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작을 해보니 조금씩 내가 성장을 하며 익숙해져 가고 있다.


새로운 일에 도전은 처음엔 낯설지만

익숙해지면서 내면의 성장이 이루어진다.

중년의 나이 낯설었지만 익숙해지는 중이다.

많은 경험으로 노련해지는 나이,

나는 지금 중년이라는 나이에 도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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