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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Jan 02. 2024

우정의 반올림

남자친구와 우정이 가능할까?

하늘을 보는 일과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것을 좋아한다. 대교를 지날때 한강과 하늘이 펼쳐진 모습을 보면 가슴이 확 트인다.

그날은 차를 공업사에 맡겨놓아 택시를 타고 대교를 지나고 있었다. 아버지 연배와 비슷한 연세의 택시기사님이셨다.


지난 날이 떠올랐다

지방 보훈병원에서 아버지는 폐암 말기라는 판정을

받고 서울 아산병원에 재검을 하러 왔을때 이다.

아버지와 함께 택시를 탔다.

그날도 택시기사님은 아버지와 비슷한 연세이셨다.

"저랑 나이가 비슷 할 듯 합니다."

아버지께서 택시 기사 분에게 건네는 말씀이시다.

그 한 말씀에 월남전 이야기까지 주고 받으시며 건강한 모습으로 현업을 하고 계시는 모습이

부럽다는 아버지 마지막 말씀이셨다.

폐암말기 진단을 받고 3년의 세월을 보내시다 돌아가셨다.




대교를 지나며 차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구름이 선명한 무늬를 그리며 실버라이닝을 만들고 있었다.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예전 일이 떠올라 선뜻 핸드폰을 열수가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한 달이 지난 초가을 하늘이었다


공업사에서 차를 찾아 돌아와 핸드폰을 여는 순간, 친구가 보내온 사진 한장은 하늘 사진이었다.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눈에만 잔뜩 담아 가지고 왔던 그 시간 무렵의 하늘.

같은 장소 같은 하늘은 아니였지만 감동이었다.

아버지의 그리움이 가득한 날 친구가 보내준 사진 한장이 나를 위로했다.


잊어버릴만하면 사진 한 장만 투척을 해서

"나 살아있어. 너도 잘지내지?"

암묵적인 안부인사를 보내는 친구이다.


첫눈이 올 때 눈 온다 한마디를 사진으로 대체하는 친구, 봄이 오면 민들레 꽃으로 소식을 알리는 친구였다.

사는 날들이 고생이고 힘들때 계절의 감각조차도 모르고 지나칠 때가 있다.

그때 시간의 마디마다 보내온 사진들은 나에게 세상은 이처럼 아름다워 살만한 곳이야 미소짓게 했었다.


그 친구 이야기를 꺼내 놓았을때

"너가 혼자 사니까 쉽게 보는거야"

이 한마디는 아름답게만 생각하던 우정을 매도 해버리는거 같아 마음이 아팠다.


남자와 여자의 우정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니?

결혼중임 일때도 간혹 연락을 했던 친구다.

혼자 사는 여자는 남자 사람 친구하고는 연락을 하고 지내면 안되는 거구나.

혼자 있는 여자는 행실을 똑바로 해야해!

친구가 연락을 해도 답장도 하지 말고 모른 척 해야하는거야.

내가 어려웠을때 도와줬던 친구지만 은혜갚을 생각은 하지 말고 모른척 하는거야.

남자니까. 그리고 넌 혼자있는 여자니까.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 거 같았다.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야할까.

아니라고~ 그런거 아니라고!!


결혼 중인 여자는 남사친과 연락을 해도 상관없지만

결혼중임을 중단하고 혼자 있는 여자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게 남사친의 안부에 답장을 해서는 안되는 일이였다.


우정의 반올림이 사랑이 되어버리는게 이성의 관계일까.

잘못된 관계가 일어나지 않을 온도의 적당한 거리 유지는 혼자사는 사람이든 아니든

누구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누군가의 억압에서 참아내는 감정이 아닌 내가 스스로 억제할 수 있을때

적당한 관계 거리 유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양희은 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난 친한 친구는 아껴서 만나"

아껴서 만나야 하는 친구가 있고 거리를 두고 바라만 보고 응원해주고 싶은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나를 응원하 듯 멀리서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사는 친구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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