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어항에서 배운 것들
나는 10년째 물고기를 키우고 있다.
그리고 그 시간만큼 엄마가 되었다.
시작은 첫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였다.
살아 있는 무언가를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작은 어항 하나를 사고 물고기 두세 마리를 넣었다.
거피였다. 작고, 지느러미가 유난히 예쁜 물고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아이는 물고기가 신기한 지 오래,
그리고 자주 들여다봤다.
그 모습이 뿌듯하고 좋아서
물을 갈고 어항을 청소하는 귀찮은 일쯤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그러다 물고기들이 새끼를 낳았다.
알을 낳을 줄 알았는데
암컷 배에서 작은 새끼들이 하나씩 빠져나왔다.
너무 놀랍고 신비로운 광경이었다.
스무 마리쯤 되는 새끼 물고기들에게
어항은 금세 비좁아 보였다.
그래서 어항을 조금 더 큰 사이즈로 바꾸고
물고기 종류도 조금씩 늘려갔다.
아이가 크듯, 어항의 크기도 함께 커져갔다.
어떤 물고기는 아프기도 하고 죽기도 했다.
한 마리씩 죽어 나갈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오래 키운 물고기들에게는 아이들이 이름도
붙여주었다.
그러면서 아이들도 자연스레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돌보는 일에 함께 참여했다.
물고기들이 혹시 어디 아프지는 않은지 관찰하고
물이 더럽지는 않은지 살피며
아침저녁으로 밥을 챙겼다.
매일 반복되는 돌봄은
솔직히 귀찮을 때가 더 많다.
하지만 조금만 소홀해도 결과는 바로 나타난다.
물고기는 말없이 죽어 나간다.
그렇게 아이들도, 나도 몸소 배운다.
돌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걸.
이렇게 작은 생물도 이만큼 신경을 써야 하는데
사람을 돌보는 일은 오죽할까.
마음, 정성, 사랑이 없으면 절대 못 한다.
대충도 통하지 않는다.
한 사람을 돌본다는 건
그 사람의 인생 하나만 책임지는 일이 아니다.
그 사람을 둘러싼 모든 인생과 연결된 일이다.
그래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는 대충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어릴 때부터 말을 많이 걸었고
커 갈수록 대화도 늘려갔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뭘 느끼는지
자주 물어봐 주었다.
하지만
이해가 안 되는 순간도 많고
화를 참지 못할 때도 있다.
너무 지쳐서 다 놓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버티게 되는 건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크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우리를 향한 사랑 때문에
십자가를 견디신 것처럼
사랑이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임을 깨닫는다.
엄마가 되어봐야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되는 것처럼.
지금의 나는
아이들이 너무 소중하고
돌보는 일이 좋다.
물론 여전히 짜증도 내고 실수도 한다.
그런 나의 감정과 실수도
아이들에게 솔직히 말하고
용서를 구해야 할 때는 구한다.
돌보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그만큼 나를 키운다.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인내하게 하고 희생하므로
조금씩 성숙해져 간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때론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
나를 지탱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다.
언젠가 떠나보내야 할 날이 오면
그때도 잘 떠나보낼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오늘도
나에게 주어진 이 아이들이
소중한 선물임을 기억하며
돌보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그렇게 오늘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