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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제

일기편지 28

by 북짱


안녕~ 요즘 너의 마음은 어때?

조용히 내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본 적, 있니?




일상이 너무 바쁘다 보면 내 마음 하나 제대로 들여다볼 겨를조차 없이 지나갈 때가 있잖아. 하루하루를 겨우 따라가느라, 정작 내 안은 어떤지도 모른 채 말이야.




요즘 양귀자 작가님의 모순이라는 책을 읽고 있어. 출간된 지는 오래됐지만 요즘 다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으며 ‘역주행’ 중인 책이야. 초반에 주인공이 뜬금없이 큰소리로 외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원래 그런 타입이 아니야 그런데 자기도 모르게 눈물까지 흘러내려, 그 모습에 본인도 어리둥절해해. 그리고는 가만히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며 ‘왜 내가 이랬을까?’ 그 이유를 하나씩 찾아가기 시작해.




그 장면을 읽는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딱 그런 것 같더라고. 내가 어떤 감정 속에 있는지, 뭐가 힘든지도 모른 채, 그냥 살아내느라 바쁜 사람들. 그리고 그런 힘든 순간에 마음을 열고 진심을 이야기할 누군가가 곁에 없는 사람들. 내 이야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조차 없다는 건, 외롭고 슬픈 일인 것 같아.


며칠 전, 나도 머릿속이 복잡하고 정리가 안 돼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어. 뭔가 막혀 있는 듯한 답답함에 한숨만 계속 나왔지. ‘왜 이렇게 정신이 없지?’ 스스로에게 물으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어. 그래서 샤워기로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한참을 씻었어. 그리고 머리도 제대로 말리지 않은 채, 티셔츠 하나만 걸치고 침대에 벌러덩 누웠지. 눈을 감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잠깐 그렇게 있었더니… 마음이 조금 가라앉더라.




그 후에 조용한 공간에 가서 눈을 감고 내 마음을 하나씩 들여다봤어.

정리되지 않은 계획들, 뒤엉킨 생각들, 해야 할 일은 쌓였는데 쉼은 없고, 카드값은 쌓였는데 통장은 비어 있고… 해결되지 않은 걱정들이 잔뜩 내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던 거야. 사실 하나하나 보면 감당 못할 일은 아닌데, 이게 한꺼번에 몰리니까 너무 벅차더라고. 혼자서 다 끌어안고 있느라 과부하가 온 거지.




너도 그런 적 있지?

그럴 땐 어떻게 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 많이 들어봤지?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아. 내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 보이더라고. 몸이 지치면, 마음도 무거워지고, 생각도 자꾸 어두운 쪽으로 흘러. 그래서 처진 마음을 그대로 두면 안 돼. 나쁜 감정은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지거든. 그럴 땐 조금 억지로라도 방향을 바꿔줘야 해.




나는 마음이 안 좋거나 기분이 처졌을 때 일부러 “괜찮아~ 뱅뱅! 뱅뱅뱅~” 하면서 혼잣말처럼 노래를 불러. 우리 아이들이 자주 흥얼거리는 노래인데, “괜찮아~”라는 말만 나오면 자동으로 따라 부르게 돼. 그러면 마음이 조금씩 괜찮아지는 기분이 들어.ㅋㅋ




그래도 여전히 무거울 땐, 난 성경 말씀을 펴. 거기엔 삶의 지혜도, 위로도, 해답도 있거든. 그리고 기도해. 하나님께 조용히 마음을 털어놓고, 다 맡겨버리는 거야. 그렇게 하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평안해져.




‘그래, 이제 걱정도 고민도 그만하자’ 그렇게 스스로 다짐하게 돼. 주위에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슬퍼하지 마. 하나님은 항상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거 아니? 우리가 상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와 이야기하기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거 잊지 마. 세상이 다 등을 돌린 것 같아도, 하나님은 언제나 내 이야기를 들어주실 준비가 되어 계시니까.




아이들이 속상한 일이 있을 때도, 난 먼저 그 감정을 충분히 들어줘. 무작정 “괜찮아”라고 하기보단, “그랬구나, 힘들었겠다” 먼저 공감해 줘. 그리고 그 감정이 지나가도록 함께 있어주고, 기도해 주지.




인생을 살면서 정말 크고 작은 문제들이 없을 수는 없잖아. 그 문제와 상황들을 어떻게 지혜로운 마음으로 생각하고 넘어가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




나는 그렇게 살아가고 싶어.

누군가의 힘든 시간에 곁에 있어줄 수 있는 사람,

그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함께 기도해 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의 사람이 되고 싶어.




그러니까 너도, 언제든지 힘들 때 나한테 말해줘.

내가 다 들어줄게.

같이 기도해 줄게.

너의 삶에도 든든하게 곁에 있어줄 누군가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다음에 또 편지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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