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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laire 북클레어 Oct 25. 2024

[소설] 프롤로그

하얀 숲의 겨울마법 세계로

눈송이 하나가 손바닥 안으로 사뿐히 안착했다. 


“안녕, 오랜만이야. 다시 만나서 반가워.” 한 아이가 의미 모를 인사말을 손바닥 위 눈송이에 대고 중얼거렸다. 


아이는 첫눈이 내린 오늘 새벽, 창을 통해 온 세상이 새하얗게 뒤덮인 모습을 발견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잠옷바람으로 아파트 옥상으로 뛰어나와 눈을 구경하고 있었다.


옥상의 세계는 마치 세상의 모든 소음이 눈에 덮여 음소거가 된 듯 고요했다. 눈은 차 위에도, 차가운 회색 아스팔트 바닥 위에도, 작은 집들 위에도 모든 사물들을 새하얗고 포근하게 두툼한 이불처럼 덮어주고 있었다. 


찬 새벽 공기에도 불구하고 새 하얀 눈과 인사를 나눈 아이는 이상하게도 더 이상 추위를 느끼고 있지 않았다. 그저 눈 내리는 하늘에 손을 뻗으며 미소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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