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주변 사람들이나 타인에게 사랑과 존중을 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랑은 안정감과 애착으로 형성되는 감정이다. 존중은 경외심, 신뢰, 호기심, 존경심으로 형성되는 감정이다. 우리는 이 두 감정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관계를 형성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사랑과 존중은 상호 의존적이면서도 배타적이다. 이 두 가치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어야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일단 사랑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더불어 존중은 어떤 가치를 기반으로 얻어낼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인간에게 있어 사랑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애착이 삶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실험이 여기 하나 있다.
애착 관계가
중요한 이유
바로 '가짜 어미 실험'이다. 갓 태어난 아기 원숭이에게 두 종류의 가짜 어미를 만들어 애착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철장 안에는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가짜 어미와 날카로운 철사 어미가 준비되어 있었다. 부드러운 천 어미는 모유가 나오지 않았지만, 철사 어미에게 젖을 달아놓고 모유를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아기 원숭이는 하루 종일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가짜 어미에 붙어있었다. 어떤 원숭이든 실험 결과는 같았다. 철사 어미에게서 먹이를 제공받았지만, 아기 원숭이들은 철사 어미를 철저히 외면했다. 배고플 때만 철사 어미에게 가서 잠깐 모유를 먹었고, 바로 부드러운 천 어미에게 달려왔다. 그리고 하루 종일 부드러운 천 어미와 시간을 보냈다.
놀라운 점은 가짜 어미를 아예 제공하지 않은 원숭이들의 뇌 상태였다. 가짜 어미라도 있었던 원숭이는 성체가 돼서도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어미가 없었던 원숭이는 뇌가 쪼그라 들어 발달장애를 겪었다. 어릴 적 애착 관계가 뇌 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이 실험을 통해 포유류에게 있어서 애착 관계는 뇌 발달에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준다. 즉 사랑을 주고받는 사회적 능력이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작게는 가족 넓게는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관계를 쌓아가고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뜻도 된다.
눈치가 좋은 사람
누구든지 간에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보편적인 패턴이 있다. 바로 자기 낮춤과 자기 높임이다. 자기 낮춤은 겸손이고, 자기 높임은 자신의 유능함을 홍보하는 것이다. 자기 낮춤은 무능해 보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고 자기 높음은 건방져 보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자기 낮춤, 자기 높임을 적절히 조화시켜야 반감을 사지 않고 호감을 얻어낼 수 있다. 이는 사람들과 많이 만나보고 경험이 쌓여야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글이나 이론으로는 알 수 없는 영역이다. 어떤 상황에서 자기 높임과 자기 낮춤을 해야 되는지, 눈치껏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개성은 중요하지만, 공동체 또한 중요하다. 사랑은 개성이 충만해도 받을 수 있지만, 존중은 공동체적인 감각도 있어야 받을 수 있다. 그 감각이란 상황과 사람에 맞추어 겸손과 자기 홍보를 적절히 하는 사람이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소통 능력이 좋기 때문이다. 공감능력이 좋으면,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성공하는 이유도 이런 맥락과 같다.
즉 사랑과 존중을 균형 있게 받고 싶다면, 대인관계 능력, 소통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야 사랑과 존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 세상에 공짜란 없다. 타인의 사랑과 존중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가 명품백과 비싼 차를 구매하려는 이유도 사랑과 존중을 받기 위해서이다.
사랑과 존중을 받기 위해서
인간은 스스로를 파괴한다
어떤 이들은 사치품을 구매하기 위해 금리가 높은 빚을 지는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한다. 사랑받고 존중받는 것을 자신의 인생보다 더 높은 가치로 두고 있는 셈이다. 명예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사례는 정말 많다. 인간은 그만큼 사랑과 존중을 갈망한다.
하지만 자신을 파괴하면서 갈구하는 사랑과 존중은 허망하다. 그것은 가짜이다. 잠깐 관심을 끌 수는 있겠으나, 안정적이지 않다. 진정한 사랑과 존중을 받는 것은 외적인 물질로는 불가능하다.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타인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척할 수는 있겠으나, 진정성이 없다. 가짜 사랑과 존중은 목적이 달성되면,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내면의 단단함이다. 자신감과 겸손을 두루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자신감은 실력에서 나온다. 겸손은 지혜에서 나온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눈빛부터 다르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겸손하고 지혜롭다.
비싼 물건으로 타인의 관심을 잠시 끌 수 있겠으나 한계가 있다. 중요한 것은 실력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과 겸손한 태도이다. 더불어 본인이 먼저 사랑과 존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공감능력을 키우고 대화에 집중하면서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이는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타인에게 사랑과 존중을 받는 일은 명품백과 자동차를 사는 일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진정성 있는 애착 관계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