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에서 피는 연꽃처럼
얼마나 달콤한 단어인가. 나는 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였다. 어린 시절 책에 빠져 살던 나에게 친구 놈이 이렇게 말했었다.
" 너 책만 읽어서 나중에 돈이나 벌 수 있겠냐? "
어린 시절에 친구에게 들었던 이 말이 가슴에 꽂혔다. 나는 마음이 쓰렸지만,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나에게 책은 배움 그 이상이었다. 책은 나의 단짝이었고, 사랑이었으며, 영웅이었고, 스승이었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으면서 일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작가라는 꿈을 꾸게 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나는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세상의 풍파는 나를 시련과 고난으로 몰아넣었다. 나는 어둠과 두려움이라는 용과 매일같이 싸웠다. 궁핍과 가난은 언제나 내 발목을 붙잡았다. 그리고 좌절시켰다. 하고 싶은 일이 있었지만, 어떻게 그 일을 해야 되는지는 몰랐다.
내 발은 진흙 속에 묻혀 있었지만, 시선은 하늘에 떠있는 별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차가웠고, 너무나 냉정했다. 누구도 나를 이해하거나, 힘을 보태주지 않았다. 그 누구와도 꿈이라는 목적과 목표를 공유할 수 없었다.
나 혼자만 꿈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 현실을 봐라. "라는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현실에 집중하는 삶을 살아보았다. 그런데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안 좋아지기만 했다. 열심히 살수록 늪에 빠져드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절망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어두컴컴한 하루가 나를 집어삼켰다. 이로 인해 불안이라는 놈이 나를 짓눌렀다. 나는 진흙에서 허우적 되며, 뒹굴고 있었다. 나는 계속 책을 손에 놓지 않았다. 책 속의 영웅들은 내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그리고 말했다. " 너는 할 수 있다. "라고 말이다. 내 가슴속 한편에는 ' 희망과 꿈 '이라는 불씨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서른 살, 나는 모든 부분에서 실패했다. 인간관계도 일도 이뤄놓은 게 하나도 없었다. 나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현실을 외면하기로 했다. 나는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해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나는 글쓰기로 돈을 벌어보기로 했다. 그제야 잊고 있던 게 생각났다. 내가 진정 원하는 삶, 꿈을 말이다. 나는 글쓰기로 먹고사는 자영업자가 되기로 한 것이다. 나는 먼저 작가가 되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작가가 되는지 구체적인 방법은 몰랐다. 그저 글을 썼다. 매일 썼다. 코피가 터지도록 썼다. 외로웠다. 힘들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진심으로 그렇다. 나는 손가락마디가 아프고 아려올 정도로 다작을 했다. 쓰고 또 썼다. 글쓰기를 지속하자, 나의 영혼은 확장되고 폭발했다.
글로서 나는 치유받았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한 두 명씩 늘어났다. 나를 팔로워 하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나는 점차 인정받고 있었다. 처음이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타인에게 인정받았다. " 글을 잘 쓰시네요. " " 글이 도움이 되었어요. "라는 소소하고 선한 댓글을 읽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 나도 잘하는 것이 있구나.. "
그때 처음 알았다. 나는 글쓰기를 잘했다.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 오던 작가들처럼 되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였다. 그분들처럼 위대한 작가는 되지 못해도, 훌륭한 작가가 되고 싶었다. 나는 글을 쓰면서 살고 싶었다. 글쓰기는 억압받던, 나의 영혼을 해방시켜 주었다. 나는 그렇게 2년의 노력 끝에 작가가 되었다.
나의 메시지와 이야기가 누군가의 희망이 되기를 바랐다. 이 세상에 쓸데없는 고통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바랐다. 나처럼 고통받지 않았으면 했다. 글쓰기를 통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 내가 재능이 뛰어나고 대단한 사람이었다면,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서, 가장 낮은 곳에 있어본 사람이라서, 타인을 진심으로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의 꿈, 이것은 글쓰기로 먹고사는 것을 넘어서, 글쓰기 자영업자가 되는 것을 넘어서, 모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되었다. 나는 개개인이 모두 가치 있으며, 자신의 잠재능력에 따라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자기 계발 크리에이터가 되었다.
나는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 글쓰기는 사랑의 증표이며, 증거이고, 나아가서는 표징이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건조한 글쓰기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정보를 찾고 나열하는 것은 AI가 훨씬 잘한다.
작가가 해야 될 일은 희망을 던지는 것이다. 독자와 소통하는 것이다. 왠지 할 수 있다는 느낌과 영감을 주는 것이다. 이 세계가 살만하다고 외치는 것이다.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메시지에 저항하는 것이다.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선언하고, 확신하는 것이다. 누구나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존재 자체가 살아갈 이유라고 외치는 존재이다.
나는 진흙 속에 핀 연꽃이 되려고 한다.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혼탁하고, 위태로울 뿐만 아니라, 불완전하다. 그런데 말이다. 우리의 본질 자체도 그렇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 그렇기에 당신도 진흙에서만 피는 연꽃이 되기를 바란다.
가장 지저분한 곳에서 피는 가장 고귀한 연꽃이 되어라. 이것만큼 모순적인 것이 있는가? 맞다. 우리는 모순 덩어리들이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하지도 않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특별하고, 마땅히 존중받을 권리를 가진 사람이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당신 스스로를 사랑하라. 또한 그 사랑을 키워, 이웃을 사랑하라.
작가는 영혼으로 말하는 자이다. 작가는 글로 상품을 만드는 자영업자이다. 작가는 꿈을 파는 자영업자이다. 작가는 글로 감사함과 사랑을 전달하는 자이다. 그렇다. 나는 꿈을 파는, 희망을 선물하는 글쓰기 자영업자이다.
ps.
안녕하세요. 여러분들 『 나는 글쓰기 자영업자입니다 』는 10편으로 끝이 났습니다.
여기까지 저의 이야기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꿈을 추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된 브런치북입니다.
저는 글쓰기 자영업자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를 1인 기업가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뭐든 좋습니다. 여러분들에게 희망과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작가가 되고 싶나요? 그럼 꿈을 꾸세요. 연꽃이 되세요. 영혼을 담아, 진심으로 글을 써보세요.
당신은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저도 가능하겠죠? ㅎㅎ
각자의 정상에서 만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