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쁜 남자의 한마디
하원길이었다. 아빠에게 안겨 있던 아이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날 좋아하는 사람은 힘들어야 돼. “
“뭐라고?”
“날 좋아하는 사람은 힘들다고.”
“왜 좋아하는 사람을 힘들게 해.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잘해줘야지.”
아이가 하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물었다. 그랬더니 아이가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나는 안는 걸 좋아해. 그런데 날 좋아하는 사람은 날 안아줘야 해. 그래서 힘들어.”
“그렇구나. 그래서 널 좋아하는 사람은 힘들구나. “
“응”
아이의 말이 이해가 됐다. 아이가 부쩍 커서 19킬로그램이 넘는데도 아이 아빠는 자꾸만 아이를 안아준다. 나중엔 안고 싶어도 안아주지 못할 날이 올 거라면서 말이다. 피곤하지도 않나 싶다가도 아이가 저리도 좋아하는 걸 보니 그냥 내버려 두길 잘했다 싶다. 한 편으로는 좋아하면 힘들어진다는 말이 정말 진짜 같기도 하다. 부모가 되는 건 무언가를 조건 없이 엄청나게 사랑하지만, 그 사랑의 무게만큼 더 큰 책임감을 지고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래. 좋아하면 힘든 거 그거 맞다. 그렇지만 힘든 것을 포함해서 널 모두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