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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담 May 19. 2023

우물 안 개구리

한 직장에서만 n년


회사를 그만둬야 할까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그만두는 것보다는 팀을 옮기는 게 낫겠다 싶어 좀 더 나은 근무환경을 제공하는 곳으로 옮길 기회가 있었을 때 얼른 그 줄을 잡았다. 다행히 성공이었다. 팀을 옮기고 나서 1년간은 정말 행복하게 회사를 다닐 수 있었다.


몇 년이 지난 요즘 나는 다시 사춘기가 됐다. 내가 어디에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해 조금 더 깊이 고민해 봤다. 회사를 떠나서 나라는 개인이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정말 사업이나 장사를 해서 먹고살 수 있는 사람인가? 크게 와닿지 않았다. 모든 걸 책임지고 개척하는 사장이 되기보다는 내 역량을 알아주는 사람 밑에서 어느 정도 일부의 책임을 지면서 충성을 다해 일하는 게 더 행복하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럼 난 어디에서 일을 해야 하는 걸까? 지금 여기서 계속해도 괜찮을까?


사실 잘 모르겠다. 나는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같은 회사에 있었던 우물 안 개구리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우물 안에 있는 때가 편하다며 다른 곳으로 가지 말라고 권한다. 회사의 급여나 처우도 크게 불만이 없는데 왜 다른 곳으로 옮기냐는 이야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라는 생각이 든다. 이 우물에서 나는 언제까지 목을 축이며 잘 살 수 있을까? 이 우물은 얼마만큼 깊어질 수 있는 걸까? 그리고 나는 이곳에서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고민이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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