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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담 Apr 12. 2023

1+1이 3이 되려면

남의 말을 잘 듣자

옆자리 김대리와 팀 사람들과 나누어 먹을 간식을 사러 갔다. 편의점에 들러 이것저것 간식을 담고, 마지막으로 내가 먹고 싶었던 아이스크림도 팀 사람 수만큼 샀다. 마침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 1+1 행사를 해서 팀 인원수에 맞게 골라서 가려는 찰나 김대리가 이렇게 말했다.


“부문장님 것도 사야 할까요?”


“에이 1+1인데 홀수개를 사면 좀 애매하잖아요?”


“그래요 그럼.”


팀 사람의 말을 가볍게 생각했던 나는 팀원들과 팀장 몫의 아이스크림만을 사서 나누어주었다. 그런데 아이스크림에 대한 품평을 하면서 팀원들끼리 간식을 먹고 있던 찰나 갑자기 부문장님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닌가.


“아니 내 아이스크림은 없는 거야? 김대리 실망이야.“


농담조의 말이었지만 뼈가 있었다. 조금 후 다른 보고를 하러 옆자리 김대리가 조직장의 자리에 갔을 때도 또 같은 농담이었다.


‘꽤 난처하겠는걸.’


동료가 조직장님 것을 사야 하지 않겠냐고 한 마디를 했을 때 그렇게 하자고 말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동료가 조직장님께 보고를 하고 나서 나도 얼른 나서서 사온 팀 간식 중에서 괜찮아 보이는 것을 골라서 김대리에게 전달했다. 김대리는 부문장님 자리에 간식을 예쁘게 놓아드렸다.


“진작 이랬어야지. 그럼 보고할 때 어깃장을 놓지 않았을 거 아니에요.”


부문장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휴 다행이다.’


나는 고집이 센 편이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려고 한다. 남이 조언할 때 바로 듣지 않아서 ‘그때 그 사람의 말을 들었더라면…’ 하며 후회할 때가 많다. 최근 들어서는 이런 생각을 내려놓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려고 노력했다. 왜냐면 내 판단과 생각만 고집하기보다는 다른 사람과 생각을 나누고 함께했을 때 더욱 결과가 좋았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랬다. 동료의 말을 더 경청했더라면 이런 일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작은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러지 못했다. 먼저 물어볼걸.


나는 한 사람이다. 나는 한 사람분의 경험치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늘 한 사람만큼의 한계가 있다. 내가 만약 다른 사람의 의견을 진심으로 경청하고 새겨듣는다면 나는 두 사람 분의 경험치와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 한계도 그 두 배만큼 커지게 될 것이다. 어쩌면 딱 두 배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1+1이 3이 될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면 내 생각을 고집하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그런 어리석음을 체감하면서도 내 생각대로 하는 게 너무 몸에 배어 있어 쉽사리 태도를 바꾸지 못하는 자신이 안타깝다.


근데 뭐, 이런 생각을 품다 보면 언젠가는 잘 되지 않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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