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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담 Jun 01. 2023

좋기도 나쁘기도 한 사람

아이의 눈으로 본 나


아이가 많이 컸다. 말도 많아졌다. 종알종알 이야기를 하는 아이를 가만히 보고있다가 별 생각없이 툭 던진 말이 나를 놀라게 하는 때가 가끔 있다.


요즘 아이는 유치원에 갔다가 태권도 학원에 간다. 그리고 거의 놀이시간같은 수업을 하고는 태권도에 함께 다니는 친구들과 함께 2차로 놀이터에 간다. 이 루틴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쭉 이어진다. 지치지도 않나 보다. 며칠 전에는 평소처럼 퇴근을 하고 태권도 학원에 갔다가 놀이터로 향했다. 아이가 저만치서 놀이터를 향해 뛰어가다가 같이 태권도 학원을 다니는 형을 만나 잠깐 멈추었다. 내가 아이를 곧 따라가니 아이는 형에게 나를 소개했다.


“형~ 이건 우리 엄마야.”


“응~”


형은 역시나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아이가 한 마디를 덧붙였다.

“우리 엄마는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해.”


”하하하하“


웃음이 났다. 진짜 그랬다. 아이에게 나는 맛있는 걸 해주고 놀아주는 좋은 엄마일 때도 있었지만,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하면 엄하게 혼내기도 하는 나쁜 때도 있는 엄마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정말 좋은 사람이기도 하고 나쁜 사람이기도 하지 않은가. 늘 옳은 것도 항상 틀린 것도 아닌 그런 사람말이다.


‘진실만을 말하는구나 너.’


속으로 감탄을 하면서 놀이터로 향했다. 햇살이 반짝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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