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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검 Nov 21. 2020

알리바바의 미래 투자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

BAT : Baidu, Alibaba, Tencent


미국에 FANG이 있다면 중국에는 BAT가 있다.


 FANG은 Facebook, Amazon, Netflix, Google을 의미한다. 이 네 기업이 S&P 500 기업의 시가총액의 15%를 차지한다. 중국 대표 IT 기업에는 BAT, 즉 Baidu, Alibaba, Tencent가 있다. 바이두는 나스닥에, Alibaba는 뉴욕/홍콩 증권거래소에, Tencent는 홍콩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어 전체 상장사 중 시가총액 비율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2020년 11월 20일 기준으로 바이두의 시가총액은 52조원, 알리바바는 818조원, 텐센트는 812조원이다. 참고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386조원이다. BAT로 세 기업을 말했지만 사실 중국 IT 산업은 알비바바와 텐센트 양강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전자 상거래, 온라인 결제, 동영상 플랫폼, 인터넷 뱅킹, 배달 및 물류, 띠띠추싱과 같은 공유경제, 헬스케어, 이제는 클라우딩 컴퓨터 산업까지 이 두 기업은 중국 IT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과 성장


 일반 소비자에게 알리바바는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로 가장 유명하다. 2003년 서비스를 시작한 타오바오가 B2C, 즉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를 하는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이다. 사실 알리바바의 시작은 B2B, 기업간 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닷컴이었다. 알리바바닷컴은 타오바오보다 4년 빠른 1999년 창립되었다. 2008년에는 고급, 정식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를 하는 온라인 백화점 티몰도 오픈하여 운영하고 있다. 중국 핸드폰을 사게 된다면 모바일 결제 방식에 Alipay(支付宝)와 WeChat Pay(微信支付) 두 가지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WeChat은 중국의 카카오톡으로 WeChat Pay는 별도 앱이 아닌 WeChat 앱에 있는 지불 기능이다) Alipay는 알리바바, WeChat Pay는 텐센트의 지불 서비스이다. 모든 상거래와 금융의 핵심이 되는 온라인 결제 시장을 장악한 두 기업이 중국 IT산업계를 주무르고 있다. 우리가 물건을 사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시점부터 구매확인을 눌러 판매자가 입금 받는 시점까지 우리가 지불한 돈은 이 결제 회사가 보유하게 된다. 이 돈을 쥔 자들이 중국의 IT산업을 이끌고 있다.


 텐센트 창립자 마화텅보다 알비바바의 창립자 마윈(马云)이 더 유명하다. 그는 2018년 알리바바 그룹 회장을 사퇴하고 2020년 10월에는 이사회에서도 떠났다. 마윈은 무일푼 영어 강사였다가 지금의 알리바바 그룹을 만든 입지전적인 인물로 젊은 중국 벤처인들의 우상과 같은 인물이다. 그는 여러 인터넷 비지니스를 기획하고 창업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그러다 그는 1997년 야후의 공동 설립자인 제리 양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된다. 대외경제부에서 일하고 있던 마윈은 한 해외 사업가의(제리 양은 타이베이 출생 미국 국적자이다) 투어 가이드 업무를 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마윈은 만리장성 투어 가이드였고 제리 양은 여행객이었다. 제리 양은 마윈의 사업가적 야망을 주목했고 손정의를 그에게 소개했다. 손정의는 마윈의 발표를 들은지 6분만에 2000만달러(약 22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로써 손정의는 2020년 6월 기준으로 2,500배의 수익을 얻었다고 하니 그의 혜안과 과감함이 놀랍다. 손정의는 2014년 알리바바 뉴욕 상장 당시 지분율이 34.4%였으나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지분을 팔아 2020년 3월 기준 그의 지분율은 22.1%라고 한다.


알리바바 그룹의 History (출처 : Alibaba.com)


알리바바 지분 구조 (2014년)
알리바바 지분구조 (2018년)


알리바바의 현재

 

 알리바바의 매출 구성을 보면 중국 국내 상거래 69%(소비자 66%, 기업 대상 3%), 해외 상거래 7%로 역시 온라인 상거래 중심이다. 이외 클라우드 서비스 7%, 엔터테인먼트 5%, 물류 4% 등으로 포트폴리오로 다각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말이 7%, 5%, 4%이지 알리바바의 매출(2019년 약 88조원)을 고려할 시 일년 매출은 각각 6.2조원, 4.4조원, 3.5조원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매출로 현실화 되고 있지는 않지만 알리바바는 2020년 5월 AI, IoT 분야에 100억 위안(1.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로 치자면 지마켓이 몸집을 키워 클라우드, 영화 투자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물류, AI 및 IoT 사업에 투자하는 격이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기반하여 양을 질로 전환하는 중국 기업의 변신이 놀랍다.  



알리바바의 매출 구성 (2020년 2분기, 출처 : Statista)


 2019년 기준 알리바바의 매출은 86.6조원, 영업이익 15.5조원이다. 삼성전자 2019년 매출이 230조원, 27.8조원이니 영업이익은 삼성전자가 더 크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알리바바가 818조원, 삼성전자가 386조원으로 알리바바가 두 배 더 많으니 시장이 보는 미래 가치는 알리바바가 더 높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알리바바 FY2019년(2019년 4월 ~ 2020년 3월) 손익  *환율 170원/위안 적용


알리바바의 미래 비지니스


 시장이 크니 회사 규모가 크고, 회사 규모가 크니 이익이 많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알리바바는 중국의 국영기업처럼 큰 시장과 독과점적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양 질 전환의 법칙. 한국 기업이 긴장해야 하는 이유이다.

 

Alibaba Pictures


 알리바바는 중국에서 가장 큰 영화 배급/제작사이다. 2019년 중국 내 히트작 10개 중 8개의 배급/제작에 참여했다고 한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년), 폴아웃(2018년)과 같은 할리우드 영화 투자에도 나섰다. 지구를 다른 항성계로 끌고 간다는 유랑지구(2019년)라는 독창적인 내용의 영화에도 알리바바 픽쳐스가 투자했다. 할리우드 영화에 심심치 않게 중국어, 중국 배우, 중국 상품이 나오는 이유가 있다. 2020년 들어 중국 영화 시장은 규모에 있어 이미 북미를 추월했다고 한다. 영화 시장에 있어 알리바바의 영향력이 더 세질 듯 하다.


언론 및 SNS 플랫폼 투자


 언론 및 SNS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알리바바는 112년 전통의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SCMP)의 100% 지분을 2016년 인수했다. 중국의 트위터인 웨이보에도 3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외 여러 콘텐츠 회사, 언론사 등에 투자하고 있다.

알리바바 언론, SNS 플랫폼 투자 (삼성증권)




Youku(유쿠 优酷) Tudou(투또우 土豆) Inc.


 알리바바는 2015년 11월 중국의 유튜브인 유쿠를 48억 달러에(약 5.4조원) 완전 인수했다. 중국에서는 '보안' 이슈로 유튜브에 접속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중국인들은 유쿠와 같은 중국산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을 사용할 수 뿐이 없다. 이 시장에도 알리바바가 손을 뻗치고 있다. 유쿠는 2018년 기준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시장에서 23%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알리바바는 아직 시장점유율 3위로, 1위는 텐센트 비디오(37%), 2위는 아이치이(바이두)이다.


앤트그룹(영어 Ant Group, 중국어 蚂蚁集团)


 앤트그룹의 전신은 알리페이로 2014년 10월 앤트파이낸셜(蚂蚁金服) 리브랜딩했다가 2020년 6월 사명을 다시 앤트그룹(蚂蚁集团) 바꾸었다. 개인 정보 보호와 관련해 중국 규제당국의 조사를 받은 후 금융 회사보다는 기술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회사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앤트그룹은 온라인 결제 뿐만이 아니라 자산관리, 신용평가, 소액 대출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2020년내 상하이, 홍콩 증시에 상장을 추진했으나 마윈의 2020년 10월 24일 정부 고위지도자 앞에서의 '대담한 발언'으로 상장은 무기한 연장되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Alibaba Cloud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3강 체제로 굳혀지고 있지만 중국 시장은 중국 산업보호 정책으로 외국 기업의 진출이 어렵다. (JV로만 가능하다) 글로벌 플레이어 없는 중국 거대 시장은 다시 BAT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현재 중국의 클라우딩 서비스 시장의 1인자는 알리 클라우드이고 텐센트, 바이두가 그 뒤를 쫓고 있다. '정부의 보호 정책 → 중국 시장을 중국 기업이 장악 → 경쟁력 확보 → 해외 진출'의 전형적인 '중국 특색 발전 모델'이 만들어 지고 있다.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출처 : 삼성증권)

 

인공지능, IoT, Smart City


 알리바바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알리바바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분야에 1.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2018년 발표한 바 있다. 음성인식, 문자인식, 영상인식 등의 기술을 개발 중이며 이를 온라인 쇼핑과 연계하고자 한다. 또한 이런 기술들을 확보하고 IoT와 연계하여 보다 개선된 교통, 환경, 의료, 안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Smart City를 수백개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핑터우거 平頭哥 (반도체 부문)

 알리바바는 2018년 핑터우거라는 반도체 부문을 출범시켰으며 2019년 알리바바가 최초로 자체 개발한 AI칩도 개발했다. 2020년에는 알리바바장쑤정보과기(江苏信息科技)라는 반도체 판매 자회사도 만들었다. 반도체 개발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중국은 IT장비의 핵심부품인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하여 민영기업, 국영기업이 합심하여 노력하고 있다.  


 알리바바를 보면 중국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투자를 선도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AI, Big Data, IoT를 통한 4차 산업 혁명, 스마트 팩토리는 현재 모든 선진국들이 공통적으로 외치고 있는 미래 산업들이다. 이런 분야에 있어 중국의 민영 기업은 이토록 활발히 투자를 하고 있다. 핀테크, 5G 장비, 드론,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AI, 핀테크, 공유경제 등 선도산업에서 중국은 이미 한국을 넘어섰다. 한국의 전통 주력산업인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스마트폰, 이제 IT까지 모두 중국에 추월당했다. 이제 남은 것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도 뿐이다. 이 분야에서도 얼마나 오랫동안 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막막하다. 지도자와 학계, 산업계가 머리를 둘러싸매고 합심하여 고민해도 모자랄 판에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 노사, 금수저와 흙수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어 싸우고 있는 대한민국이 걱정스럽다.


관련 글

 : 쌍순환 : 미래 중국 경제의 키워드

 : 중국의 빈부격차

 : 중국 인구 고령화


참조 링크

 : [마윈-손정의 밀월 종료]5분 만의 투자결정 "당신은 세상을 바꿀 것"

 : Alibaba History (이미지)

 :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주식 분석

 : 알리바바 지분 구조 (2018, 이미지), 지분구조 (2014년, 이미지)

 : [마윈-손정의 밀월 종료]2500배 투자수익, 전설이 되다

 : Revenue distribution of Alibaba in 2nd quarter 2020, by segment

 : 알리바바, AI 시스템에 1조7천억원 투자

 : 중국, 북미 제치고 세계 영화시장 1위 등극

 : 알리바바의 ‘앤트파이낸셜’, 사명에서 ‘파이낸셜’ 뺀 이유

 : 알리바바 AI칩 공개 “삼성·인텔 능가할 기술력 갖췄다”

 : 알리바바, 반도체 판매 자회사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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