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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엄마지만 마음만은 편치 않아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산다는 것

by 서수정

자존감 갑인 아이로 키우기 위해 많은 애를 썼던 기억들은 자꾸만 사라져 가고 아이들 친구 엄마에게 매번 듣던 소리만 귀에 남았다.

"언니는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아요..."

내가 뜬구름만 잡으려고 한다는 말인가? 이렇게 생각했었다.


나는 아이들을 교육하려 한 적이 없다. 그냥 양육했지...

하나님이 맡겨주신 어린 생명을 잘 키워내는 것이 제일 큰 목표였다.

그래서인지 항상 아이들에 대한 나의 생각은 초긍정이었다.

무엇을 하든 잘하겠지, 잘 되겠지...

그러다 보니 남의 눈에 비춘 나의 모습은 마냥 구름 둥둥 떠있는 맘 편한 엄마~^^


하지만 난 나름대로 원칙이 있는 엄마다.

아이들에게 엄격한 규칙이 있지만 규칙을 어기지 않으면 난 자율을 추구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와 싸울 일이 없었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은 자율과 책임으로 자신들의 생활 패턴을 만들고 지키도록 했기에 난 그들에게 자유했다.

그러니 난 구름 위를 사뿐히 걷고 있는 초긍정의 아이콘이었지 싶다.


아이들과는 밀당을 잘해야 한다.

나도 아이들에게 욕심 많고 좋은 것 다 시키고 싶은 일반적인 엄마다.

그렇지만 조카들을 지켜본 결과 그건 내 만족일 뿐이니 나를 잘 포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밀당하는 엄마로 아이들이 알아차리지 않도록 말이다.

힘들 때는 실타래 풀듯 여유를 주고, 에너지가 넘칠 때는 아이들을 밀고 당겨 한 단계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엄마의 몫인 것 같다.


구름 둥둥 떠다니는 엄마를 난 너무 사랑했다.

난 마음 조급히 먹지 않고 아이를 믿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엄마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산다는 것은 고독함과 외로움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요즘 아이와의 독서 기록들을 찾고 정리하며 나 자신을 돌아본다.

'정말 열심히 살아왔네'하며 나를 위로하고 칭찬하고 토닥인다.

아이들과 고군분투하며 쓸데없는 것에 돈 쓰지 않고 효율적인 교육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


남들이 하거나 말거나, 뭐라고 말하는 것 신경 쓰지 않고, 신경 끄며 혼자 묵묵히 보낸 것 같다.

주변에 사람은 많았어도 참 고독하고 외로운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고독함과 외로움의 시간을 보낸 엄마가 지금의 아이들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 시간이 엄마와 아이들을 성장시키고, 구름 위를 사뿐히 걷는 엄마와 아이들은 행복하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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