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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이라는 쉼표 찾기

인생의 의미_ 토마스 힐란드 에릭센

by 서수정

현대사회에서 끊임없이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모든 일이 순식간에 이루어지고 효율성과 속도가 최고로 여겨지는 시대이다.

그러나 끊임없는 속도를 추구하는 삶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인생의 의미>라는 책을 만났다.

에릭센은 암선고 후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성찰의 시간 속에서 깨달음을 7가지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중 한 가지가 ‘느린 시간’이다.

이 키워드를 통해 나 자신의 시간을 돌아보며 시간의 연속된 삶 속에서 나는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깊이 숙고해 보는 시간이었다.



에릭센 깨달은 7가지 의미 : 관계, 결핍, 꿈, 느린 시간, 순간, 균형, 실 끊기이다.


“극복될 수 있는 결핍은 삶의 의미를 불어넣는다. 숨 가쁜 우리 시대에 가장 결핍된 것이 있다면 바로 느림일 것이다.

나 자신을 알아가거나 타인을 사랑하고 배려하기 위해서만 느림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느림 없이는 상상력도 상공으로 이륙할 수 없다. “




‘빠를수록 더 효율성이 커진다 ‘는 생각에 사로잡혀 살아가고 있는 지금, 빨리 일하고, 더 빨리 먹고, 더. 빨리 성공하려고 자신을 재촉한다.

그런데, 정작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고 뛰어왔던 순간이 떠오르면서 속도만 냈을 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애

슬프기도 하였다.

빠른 속도에서 내가 정말로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을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느림은 그래서 우리가 반드시 되찾아야 하는 삶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느린 시간은 단순히 여유를 주는 것을 넘어 삶의 진정한 본질을 느끼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데 우리는 잘 깨닫지 못한다.


나는 느림과 속도 사이에 균형을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어진 일을 빠르게 끝내고 매 순간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최고라고 믿었다.

성취감은 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유 모를 허탈감과 피로에 휩싸이곤 했다.

빠르게 달려왔음에도 텅 빈 것만 같은 느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매일 짜인 시간 속에서 나는 느림을 실천하고 있다고 믿었다.

독서하고 산책하며 시간의 여유를 부리며 생각하는 시간을 누린다고 했지만 그것도 짜인 시간의 연속선상 중 하나였기 때문에 정작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주말 벚꽃길을 걸으며 숲의 내음을 맡게 되었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느리게 걷고, 자연의 새소리,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빛, 흙길의 감촉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 순간, 느림이란 단순히 속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주변과 나 자신을 더 잘 느끼는 시간임을 깨닫게 되었다.


느림은 우리를 성찰의 자리로 데리고 간다.

비쁘다 보면 우리 자신의 진정한 욕망이나 방향을 돌아볼 시간이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주변의 속도에 맞춰 흘러가는 대로 지나간다. 좀 더 의식적인 느림을 마주하는 것이 중요함을 느낀다.

이런 느림의 시간을 통해 나를 성찰하고 더 나은 삶을 설계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느린 시간을 우리 일상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느림을 실천하기 위해 작은 행동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 나만의 느린 아침 루틴 만들기

하루아침을 스마트 폰으로 시작하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알람부터 울려대는 스마트 폰은 끄기 위해 집어 들면서 하루는 시작한다.

하지만, 알람을 끄고 스마트 폰은 내려놓고 창문을 열고 바깥공기를 마시며 차 한잔의 여유를 느끼면 어떨까?

하루아침의 리듬의 변화가 그날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2. 천천히 걷기 연습하기

나도 걷기를 하지만 오늘의 목표를 위해 정신없이 걷게 된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지 않는 날이라면 나무 한 그로, 자니 가는 사람들의 얼굴, 코 끝에 느껴지는 공기의 냄새를 느껴보며 천천히 걸어 보자.

마음 바쁘게 걸을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을 느낀 적이 많다.


3.‘텅 빈 시간 ‘ 스케줄 잡기

나의 하루 다이어리를 보면 하루의 일과가 빼곡하다.

어떤 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스케줄을 비워둔다. 나도 잘 될지 모르겠지만, 하루쯤 빈 공간을 남겨둔다면 마음의 여유와 풍요로움이 생길 것 같다.


4. 타인의 위한 느림 연습하기

느림은 나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급한 조언이나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이는 행동 등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의 말을 느긋하게 들어주거나 서로의 생각을 맞추는 연습은 가족, ㅣ인, 친구들과의 관계형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는 느림이 나에게 단순히 여유로운 시간이 아니라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쉼표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느림을 통해 나는 더 인간답고 더 창의적이며 바쁜 생활 속에서도 나 자신을 놓치지 않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

<인생의 의미>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가까이에 있는 쉼표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느림 속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여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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