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나의 꿈

내 내면의 목소리 찾기

by 책뚫기

지난 삼십 년간 나는 사회의 기대와 요구대로 살아왔다. 사회의 기대와 요구를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이를 정답 삼아 내 인생을 올곧게 쏟아부었다. 나는 정답을 잘 찾고, 정답에 나를 잘 끼워 맞힌 덕분에 교사라는 든든한 지위를 얻었다. 하지만 육아를 시작하며 부쩍 나의 개인 시간이 줄어들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추려야 했다. 그런데, 없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나는 마리오네트처럼 살아왔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


나는 정답 맞히기 식 삶에서 벗어나 내 내면의 목소리를 찾고 싶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나 10쪽 독서를 했고, 밤에는 꽂힌 문장 글쓰기를 했다. 조금씩 조금씩 드러나는 내 내면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소외된 이에게 눈길이 간다. 가정환경이 복잡해서, 능력이 부족해서, 욕심이 많아서, 너무 소심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소외된 아이들이 눈에 밟힌다. 소외된 아이들의 숨겨진 목소리가 내 귀 옆에서 맴도는 듯하다. 나는 그런 눈을 가졌고, 아이가 소외되지 않고 다른 아이들과 조화롭게 어울리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졌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나의 꿈인가? 소외된 이의 숨겨진 목소리를 전해주는 일.


나는 아이가 숨겨진 목소리를 내는 순간에 희열을 느낀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어른들 또는 친구들의 마음에 닿는 순간에 감동을 느낀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고맙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제 우리 아이가 조금은 덜 외롭겠어요.


혹시 내가,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상상하니 가슴 한편이 벅차오른다. 어떤 이의 숨겨진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마중 나가고, 마음으로 듣고, 그 목소리가 세상에 전해질 수 있게 돕는다.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소외된 이의 숨겨진 목소리를 전해주는 일.


‘왜’를 가장 많이 고민해야 한다. 장사를 왜 하는가? (중략)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타인과 국가와 지구를 위해서 가치를 만들면 돈은 저절로 벌린다. 왜 장사를 하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어떤 가치를 만들 것인가로 답하라.

*출처: 고명환,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 (라곰, 2022),84



이제부터 나는 교사로서 새로운 꿈을 꾼다. 나의 꿈은 소외된 아이의 숨겨진 목소리를 전해주는 일이다. 그런데 꿈을 조금 더 크게 가져보려고 한다.


나는 언제까지나 교사라는 직업을 사랑할 거라 장담할 수 없다. 내 사랑이 식을 수도, 또는 상처받아 무너질 수도, 또는 의도치 않게 쫓겨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이를 위한 일을 학교 안에서만 할 수 있다는 법도 없다. 그래서 나는 꿈을 조금 더 크게 가져보려고 한다.


나의 꿈은 소외된 이의 숨겨진 목소리를 전해주는 일이다.


어떻게 하면 소외된 이의 숨겨진 목소리를 마중 나가 들을 수 있을까? 나의 꿈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도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목표를 하나 만들었다. 나의 첫 목표는 숨겨진 목소리를 드러낼 수 있는 독서모임 운영하기다.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이런저런 이유로 독서 모임을 하려는데 혹시 관심 있니? 어!? 형! 좋은데요? 저도 독서 모임 운영해봤는데 독서에 진심인 동료 선생님도 있거든요. 같이 해보자고 연락드려볼까요? 진짜? 너무 고맙지! 일이 이렇게 술술 풀려도 되는 걸까? 나는 독서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과 독서 모임을 해보기로 했다. 나는 독서 초짜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책을 읽는 이유, 책을 선정하는 방식, 독서 모임을 운영하는 방식을 먼저 보고 배워보기로 마음먹고 있다.




나의 꿈이 조금씩 이루어진다면 나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행복 회로를 무한정 돌려 오지 않을 수도 있는 목표들과 달라질 나의 삶을 상상해본다.


나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와 실패를 통해 적절한 모임 운영 방식을 찾아간다. 점차 나와 함께하는 독서 모임 구성원들은 자신의 숨겨진 목소리를 발견하거나, 평소 모호했던 자신의 목소리를 명확히 정리하는 경험을 한다. 구성원들은 독서모임이 재밌고 유익하다며 지인들에게 입소문을 낸다. 나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 점점 더 다양한 사람들과 독서 모임을 하며 세상을 보는 눈이 넓고 예리해진다.


나는 성공적인 독서 모임 운영 방법에 대한 팁과 사례를 묶어 책을 출간한다. 그 책이 독서 모임을 운영하려는 사람들의 교과서가 된다. 여기저기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고, 독서 모임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는 메일을 확인한다. 나는 독서 모임을 운영하는 동료들을 만들고, 그 동료들은 여러 지역에서 독서 모임을 운영한다. 그렇게 나는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사람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어간다.


청소년 독서 모임도 운영한다. 청소년들 또한 독서 모임을 통해 자신의 숨겨진 목소리를 발견하고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한다. 그때 내게는 분명 훌륭한 인맥 인프라가 있을 거다. 나는 청소년들에게 관련 직업군에 종사하는 인생 선배를 연결해준다. 직업터 투어를 마련하거나 일정 기간 동안 도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청소년들은 독서 모임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나아가 진짜 교사를 만난다.


노인 독서 모임도 운영한다. 다른 활동으로 이미 충분히 모은 돈으로 노인 독서 모임은 완전 무료로 운영한다. 책도 사드리고, 장소도 제공한다. 독서를 통해 숨겨진 목소리를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독서 모임에 나와 외롭지 않게 친구분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시간과 장소를 제공한다. 자신의 일에 전문성이 있는 분들께 청소년들의 직업 멘토 봉사를 부탁드린다.


“이 정도 맛이니 당연히 장사가 잘되지.”

흔히 장사가 잘되는 식당에 가서 우리가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에 바로 진리가 있다. 식당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돈을 벌려고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저 당연히 손님이 몰려올 수밖에 없는 음식을 만든 것뿐이다. 그렇다. 돈은 버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당연히’ 벌리는 것이다. 마치 겨울이 가고 봄이 반드시 오는 것과 같다. 이 정도로 준비하면 당연히 잘 팔릴 거라는 확신이 설 때까지 준비를 하면 무조건 된다.

*출처: 고명환,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라곰, 2022),228


투자 관련 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부자가 되고 싶은가?’란 질문을 던진다. 돈이 많으면 좋을 거 같기는 하다. 매일 아침 비싼 떡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도 있고, 맛있는 까까도 걱정 없이 살 수 있고, 사고 싶은 전자기기도 마음껏 살 수 있다. 그런데 나는 그거 없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지금 버는 돈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돈 때문에 답답한 게 아니다.


그런데 단 하나, 부자가 부러운 게 있다. 그건 시간이다. 내게는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쩝… 그래도 우리 아가가 무럭무럭 자라다 보면 시간 여유도 생길 테니 잠깐 동안만 부러워하자.


하여튼 나는 그렇게 부자가 되고 싶은 건 아니다. 그런데 고명환 님의 글을 읽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돈은 버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당연히’ 벌리는 거란다. 내가 하는 일이 가치가 있다면 돈은 당연히 벌리는 거란다. 그렇다면 나도 돈을 많이 벌고 싶다! 내가 하는 일이 많은 이들에게 가치 있는 일이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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