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발견하는 새로운 나

by 서한나

아침 루틴 며칠 하고 있다. 출산 전에는 아침 루틴이 명확했다. 일어나서 비타민 챙겨 먹고. 걷기 20분. 독서, 바인더, 일기 쓰기 등. 몇 가지 했다. 일찍 일어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쉬운 편. 일찍 잠들기도 했고. 어릴 때부터 일찍 일어나는 습관 있었다.

출산하면서 아침 루틴이 들쑥날쑥해졌다. 채니가 언제 일어날지 모르니까. 책 읽다가도 채니가 깨서 나를 부르면 멈춰야 했다. 나도 몸이 피곤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어렵고. 더 자고 싶은 마음이 컸다. 채니가 잘 때 몇 차례 깨서 나를 찾기도 하고. 지금은 아니지만, 자면서 젖을 먹은 것도 꽤 최근까지다.

29개월 된 채니. 요즘 좀 자면서 젖을 덜 찾기도 하고. 가끔 깨긴 하지만 그래도 수면이 좀 안정적이 되어간다. 그랬더니 나도 아침에 좀 빨리 눈이 떠졌다. 대충 대여섯시 사이에 눈이 떠지는 것 같긴 하다. 그러면 다시 자기보다 일어나서 활동한다.

매일 한 꼭지씩 읽는 책 있다. 잠재의식에 관한 책. 읽지 않고 있다, 얼마 전 아침 루틴을 시작하면서 꺼내읽고 있다. 읽고 난 후 긍정 확언을 바인더에 적었다. 글 쓰려고 메모했다. 노트북을 켰다. 메모한 내용을 보면서 글 쓰고 있었다. 채니가 깨서 나를 불렀다. 어떨 때는 나를 부르며 달려오는데. 오늘은 나보고 오라고 말했다. 나는 하던 걸 멈추고 채니에게 갔다. 침대에 누워서 웃더니, 옆에 누우라길래 누웠다. 토닥여줬더니 다시 잠이 들었다. 공부방으로 와서 내 할 일 했다. 진쌔미가 읽다가 준 책 있다. 책 내용이 좀 어렵다고 했다. 그럴 땐 시간 맞춰 놓고 조금만 읽는 게 답이다. 15분 타이머 맞춰놓고 읽었다. 읽다가 펜으로 동그라미도 치고, 노트에 메모도 했다.

하다 보니 채니가 일어났다. 아침 루틴을 정리했다. 예전이라면 시간을 딱 맞춰놓고 하기 때문에 통제가 가능한 상황을 마주했다. 지금은 다르다. 되는 만큼만 하는 걸로 바뀌게 됐다. 그걸 받아들이는 내 마음도 조금 편해지기도 했고.



곧 어린이집 갈 시간. 채니는 시리얼을 먹겠다고 해서 챙겨주고. 시리얼 그릇 옆에 영양제도 두 개 놓아줬다. 채니는 영양제를 보더니 씩 웃었다. 두 개 더 달라고 말해서 안된다고 했더니 한 손으로 두 개를 모두 집어 입에 넣고 오물거렸다. 씻겨서 채니를 어린이집에 보냈다.



집에 돌아왔다. 컴퓨터 앞에 앉았다. 토요일에 글쓰기 특강을 하기로 했다. 자료를 최종적으로 점검했다. 자료 만들어서 인쇄해서 봤다. 화면으로 훑어볼 때와 다르다. 인쇄한 거 바탕으로 수정했다. PDF 파일로 바꿔서 아이패드로 보냈다. 사실 출력해서 보는 게 제일 좋다. 지금 집 프린터는 고장 난 상태. 인쇄도 엄마 집에서 어제 해온 것. 다시 엄마 집에 가서 인쇄를 할 수는 없다. 강의 연습도 해보면서 내가 빈칸도 채워봤다. 수정한다고 체크해둔 것 있는데 안된 것도 있다. 말하면서 자료를 넘기고 내가 채워보니 어색한 것도 있어 몇 가지 고쳤다.

요 며칠 비가 많이 오고 있다. 토요일도 비가 오면 특강이 취소다. 금요일 날씨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며칠째 특강 연습도 하고, 자료도 만들어보고 있는데. 취소되면 아쉽긴 할 것 같다. 날짜를 미루기로 했으니 그나마 낫다고 해야 하려나.



남편 여름 양말 구입했다. 발에 땀이 많다. 꼭 면양말을 신어야 한다. 결혼 초에는 몰랐다. 네이버에 검색해 보고 저렴한 걸로 샀다. 그랬더니 남편이 신지 못했다. 연애 기간도 꽤 길었는데 처음 알았다. 그 이후로는 꼭 면양말인지 확인하고 사고 있다. 괜찮았던 곳 즐겨찾기 해뒀다. 그 집에서만 산다. 남편도 그 양말이 좋다고 했다. 장목 양말이다. 그 집에 발목 양말도 있어서 샀다. 남편은 장목 양말과 재질이 다르다고 했다. 어느 날 봤더니 안 신고 있길래 물었더니 남편이 한말. 페이크 삭스이면서, 면으로 된 양말 검색해 봤다. 페이지 좀 넘기다 보니 면 100%라고 하길래 평을 찾아봤다. 평도 나름 괜찮은 거 같아서 구입했다.

이것저것 하다 보니 채니 데려올 시간이 됐다. 어린이집으로 갔다. 가정 어린이집이다. 벨 누르면 화면에 내가 나온다. 문밖에 서있는데, 안에서 채니 목소리 들린다. 엄마라고 소리치고 있다. 문이 열렸다. 나는 신발장에서 채니 신발을 꺼냈다. 채니는 나에게 달려왔다. 집으로 돌아왔다. 미리 챙겨둔 옥수수 간식으로 내주고. 채니 가방 정리했다. 같이 책도 읽고, 장난감도 가지고 놀았다. 여섯시 되었길래, 저녁 준비해서 먹였다. 평소라면 남편과 같이 저녁을 먹을 텐데 오늘은 남편이 약속이 있다. 저녁 먹고 채니 씻겼다.

두통 있다. 요 며칠 계속인데, 아프다 말다 한다. 그럴 때 통증 크림 발라서 마사지하고 있다. 머리다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채니 책 볼 때 옆에 잠깐 누웠다. 오늘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게 있는데,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전 같으면 아프더라도 참여하려고 몸을 일으켰을 터다.



혼자일 때는, 예측할 수 있는 일이 많았다. 대부분 내 통제권 안에 들어온다 생각했다. 결혼을 하면서, 그리고 아이가 생기면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생긴다. 남편과 채니에 대해 몰랐던 것을 알아가기도 하고. 그러면서 나에 대해서도 새롭게 발견하는 게 있다. 무엇인가를 새로 해야지만 나를 알고, 우리를 아는 게 아니다. 그냥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늘 변화하는 나를 마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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