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딩동, 택배 기사 아저씨가 누르시는 벨 소리에 현관문을 열고 설레는 얼굴로 택배를 받았다. “누구 거야?” 택배 상자를 뜯고 있는 내 얼굴을 바라보며 딸아이가 물었다. 그러나 상자 안에 기대하던 ‘자기’ 물건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아이는 이내 실망하며 투덜거렸다. “나도 택배 선물 받고 싶은데...”
내가 아이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들어 넘기며 받은 물건을 정리하고 있는 동안 열고 남은 상자를 가져갔던 아이가 잠시 뒤 내게 다가와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외쳤다. “나도 택배 받았다!” 아이의 작은 손에는 가져갔던 상자에 그림을 그리고 오려서 조물조물 만든 종이 인형이 꼭 쥐어져 있다. 내가 받은 택배 속 물건보다 훨씬 근사해 보여서 엄지를 들어 보였다. 그리고 기분이 한껏 좋아진 아이에게 인형의 이름은 무엇인지 물었다. “꼬깽이.” 이름을 짓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아이는 택배 기사님이 엄마의 산타처럼 보였을 수도 있겠다. '엄마는 산타 할아버지가 자주 오시네...'라고 부러워했을까. 새삼 웃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