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균형을 찾아가는 시간

9월 회고

by 김보람



9월은 나에게 ‘다시 시작’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달이었다.

지난 방학동안 틀어진 일상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9월.

새 학기에 접어든 아이들은 적응하느라 바쁘고, 나 또한 나만의 루틴을 다잡으며 하루하루를 살아내려 애썼다.

아침마다 펼쳐지는 작은 전쟁 같은 일상 속에서, 나는 나 자신과 약속한 것들을 지켜보려 노력했다.


이번 달 가장 큰 변화는 나의 오전루틴이었다.

서너 시간 남짓의 짧고도 긴 나만의 시간을 채워나가는 시간. 예전 같았으면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한참 걸렸을 테지만,

몇 년간 지속해 온 루틴의 일상화, 재정비를 통해 나의 리듬을 찾아가는 일이 수월해졌다.

아침에 일어나면 유산균과 abc주스를 마시고, 아이들과 남편이 없는 나만의 공간에서 집안일 루틴과 오전 운동 1 시간 채우기를 완료한다.

다이어트나 건강을 위한 운동이라기보다, 살기 위한 나만의 몸부림이랄까.

밤새 늘어지고 틀어진 자세를 다잡고, 하루의 에너지를 채우는 시간을 보내고 나면 벌써 점심시간이다.

부랴부랴 점심을 챙겨 먹고, 아이들과 마주하기 전 30분의 여유시간을 확보하고 나면 평온이 찾아온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나를 몰아붙이던 뜨거운 여름의 열기를 식히고 가을을 맞이할 준비를 해냈다.

엄청난 무언가를 누리기 위함이 아니라, 그저 오늘보다 내일 조금 더 잘 살아가기 위해 작은 습관들을 바꿔가야 함을 실감했다.

식단을 다잡으려 했고, 늦은 밤 간식을 참아내려 했으며, 하루에 한 번은 꼭 몸을 움직이려 노력했다.

물론 완벽하진 않았지만, 분명히 8월의 나보다는 조금 더 나아진 9월의 내가 있었다.


돌아보면 9월은 큰 사건이 있던 달은 아니었다.

그러나 작은 선택과 작은 다짐이 모여서 ‘지금의 나’를 조금씩 바꾸어가고 있다.

10월은 어떤 달이 될까?


나의 바람은 소박하다.

그저 꾸준히 공부하고, 몸을 챙기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웃을 수 있는 순간을 더 많이 만들고 싶다.


작은 성취를 발판 삼아 나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9월이 나에게 남긴 가장 큰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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