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연말 회고와 내년도 계획을 AI와 함께 정리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간단하고, 더 쉽고, 더 효과적인 기록을 할 수 있도록 기록 자동화 공부도 시작했다. 노션을 기반으로, 나만의 기록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서다.
그런데 이 공부가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다. 막힐 때도 많고, 이해가 안 되는 지점도 많아서 진도는 더디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결과물이 선명한데, 막상 만들려 하면 어딘가에서 계속 걸려버린다. 그러다 문득, “내가 너무 멍청한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 그냥 포기하고 지금의 시스템으로 돌아갈까 싶은 순간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매일의 필사는 놓고 싶지 않았다. 11월 말부터 시작한 매일 영어 필사는, 『영어필사, 인생의 문장들』이라는 책으로 하루 한 장씩 천천히 옮겨 적는 일이었다. 공부는 막힐지언정, 오늘의 문장을 적는 손만큼은 멈추지 않았다. 아니, 멈추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오늘, 한 문장이 포기 직전의 마음을 붙잡아 주었다.
‘배우기를 멈추면 스무 살이든 여든 살이든 늙은 것이다. 배우기를 계속하는 사람은 언제나 청춘이다.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마음을 젊게 유지하는 것이다.’라는 헨리포드의 문장이었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가슴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아,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이 막힘과 버거움이 ‘늙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젊어지고 있는 과정’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년을 관통할 문장이 떠올랐다.
작전명 : 청춘.
나는 내년 한 해도 배우는 일을 멈추지 않기로 다짐했다. AI도, 노션도, 기록도—만족스럽게 해낼 때까지 천천히 가보기로 했다.
금방 잘하지 못해도, 여러 번 헤매도, 다시 돌아와 배우는 쪽을 선택하는 나로 남기 위해.
배운다는 건 늘 나를 작게 만든다.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오히려 자신감이 넘쳤는데, 배우면 배울수록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사실 앞에서 자주 주눅이 들었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달랐다. 배운다는 건 나를 젊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사실이 또렷하게 느껴졌다.
물론, 내년에도 분명 여러 번 막힐 것이다. 또다시 “역시 나는 안 되나 보다”라는 생각이 불쑥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때마다 작전명을 다시 불러올 생각이다.
2026 작전명 : 청춘.
중력에 못 이겨 축축 처지는 살과 깊어지는 주름, 자꾸만 늘어나는 흰머리와 비어 가는 정수리, 쇠약해져 가는 몸의 노화는 막을 수 없겠지만 내일모레 마흔을 앞두고 배움까지 놓치지는 않으리.
늦지 않게, 멈추지 않게.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만은 늙지 않게.
내년에도 나는 계속 배우는 사람으로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