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2020
띠디디디 띠디디디.
아, 놀래라. 벌써 아침인가. 좀 피곤한데. 간밤의 오한이 조금 수그러들었다. 애들 도시락...... 아 맞다. 오빠 양복부터 챙겨야지. 이 셔츠 한 번만 더 입히고 세탁소에 맡겨야겠다. 설거지 쌓인 꼴을 보니 아침부터 짜증 나네. 어제 분명 설거지를 세 번이나 한 것 같은데… 세지 말자. 세봐야 피곤하고 억울하기만 하니까. 아무리 피곤해도 밤에 다 해놓고 자는 수밖에 없다. 밥이 없네. 파스타 면은? 없네. 햄치즈 샌드위치를 싸야겠다. 치즈가 짜던데 대신 달걀을 넣을까?
잘 가. 오늘도 회사에서 별일 없기를. 막내는 아직 깨우지 말자. 망했다. 크로와상 이렇게 너덜너덜하게 잘리는 거 정말 싫은데. 계란이 사이즈에 맞을까? 햄은 반을 자를까? 물병에 물부터 넣자. 간식을 뭘로 하지? 블루베리가 좋겠다. 좋아, 껍질을 까지 않아도 되니까 식초 넣은 물에만 일단 담가놓고...
춥다. 첫째 마스크 새 걸로 바꿔 줬어야 했는데... 막내 손등이 거칠다. 로션 듬뿍 발라줄걸... 애들도 마스크 쓰고 공부하려면 힘들겠다. 오늘 코로나 랜덤 검사에 걸리면 어쩌지. 엄마 없이 검사당할 생각 하니까 불쌍하다. 나도 안 해 본 걸 애들보고 하라니, 나는 나쁜 엄마인가.
뭐가 급하다고 저리 뛰어가, 엄마 뽀뽀도 안 해주고. 이제 다 컸다 이거지. 막내랑은 좀 더 앉아 있어야겠다. 날 추운데 이 어린것들을 언제까지 바깥에 이렇게 세워둘 거야? 선생님 나올 때까지 줄 안 세우고 기다릴 테다. 조이 엄마다. 오늘은 조이 안 울고 학교 잘 가네. 이 놈은 학교 재미없다면서 가기 싫단 말은 안 하니까 더 짠한 것 같다. 조이 엄마... 아… 그래? 조이는 하교 후 마시멜로우 넣은 핫코코 먹을 생각에 오늘 안 울었던 거구나. 그래 고마워. 우리 꼬맹이는 괜찮아. 나도 하교 후에 마시멜로우 넣은 핫코코를 만들어줘야겠다.
추워. 차 없는 생활도 이제 좀 적응이 되어가나 보다. 빨리 걷다 두드러기 나면 어쩌지? 오빠한테 문자나 해봐야겠다. 웬일로 빨리 답장이 왔대? 그래, 오늘도 무사하기를.
뭐부터 할까. 일단 성경부터 읽고. 아직도 추워, 지금 몇 도야? 온도 조절도 맘대로 못하는 집. 이사를 빨리 가든지 해야지... 설거지부터 마저 하고, 다노 스트레칭하고, 아침 먹자. 아침부터 먹을까 스트레칭부터 할까. 제목이 '눈 뜨자마자 스트레칭’인데 밥 먹고 하는 건 좀 그렇지 않냐? 그래 그럼 스트레칭부터.
골반 교정 스트레칭도 해야 하는데. 너무 길어. 어지러우니까 아침부터 먹자. 다이어트 중이라며 크로와상 괜찮은 거냐? 아 몰라, 먹어 그냥. 단백질도 먹어야 하니까 계란 프라이 하나 부치자. 맞다, 커피. 커피. 이제는 정말 진한 블랙이 좋아. 그릭 요거트에 꿀은 진리다.
어제 올린 브런치 글, 중복인 데다 너무 뻔한 얘기 아냐? 뻔하긴 뻔한데 진심을 담았으면 됐지 뭐. 모르는 사람이 라이킷을 눌렀네. 들어가 봐야겠다. 이제는 브런치 글도 좀 제대로 기획을 해야지. 기획! 새해에는 기획이라는 걸 좀 해보자.
<피식대학>에 새로운 영상이 올라왔나? 뭐야 이건? <침투부>... 이말년? 아 이말년 입담만으로 한 시간 채우나 보네. 침 소리 나서 침투부야? 밥 먹으면서 보기는 약간 토 쏠린다. 나중에 봐야겠어. 이말년 나무위키 찾아볼까. 아 웃겨. 유쾌해. 우리나라엔 삐딱한 천재들이 왜 이렇게 많아?
설거지가 또 생겼네. 설거지하면서 한국 뉴스 좀 봐야겠다. 세상에! 이걸 어째... 요양원 확진자 자꾸 느네. 엄마에게는 미안하지만 진짜 울 아빠는 엄마가 살렸다. 요양원 대신 아늑한 엄마 집에서, 최 여사 손길로 하루하루 평안한 아빠, 정말 감사한 일이다.
오래간만에 한국 뉴스 보니까 왠지 슬퍼져. 가스레인지가 더럽다. 철 수세미로 박박 닦고 싶다. 참자. 쓰레기도 꽉 찼네. 우리 집 양반이 요새 늦게 오니까 쓰레기도 넘치게 되는구나. 내가 버리면 뭐 어때. 이따가 나가는 길에 버리고 오자.
애들 이부자리 정리하고 샤워해야겠다. 때 밀면 두드러기 날까? 오늘은 모처럼 샤워 후에 따뜻한 이불 안에 들어가서 애들 픽업하기 전까지 놀고 낮잠도 잘 거야. 새로 산 샴푸 머리카락 덜 빠지네.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좀 써보면 어떨까? 그걸 누가 읽어주겠냐. 그래도 실험정신을 가져야지. 실험? 그래 실험 좋다. 실험은 언제나 좋아. 의식의 흐름. 아까 일어나서 무슨 생각부터 했더라? 의식의 흐름 기법이란 게 뭔지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소설, 날개? 아, 진짜 드라이기 좀 사자. 온오프 버튼이 고장 났을 뿐 멀쩡한데, 뭐가 어때서. 전기 물끓이개도 사야 하는데. 뚜껑 안 덮여도 끓여지기는 하던데 뭐. 그러고 보면 나도 참 알뜰해. 이번 달에 애들 크리스마스 선물도 사야 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니까.
이불 안은 언제나 안전하고 따뜻해. 뭐야, 이 번호는. 아 이 부동산 아줌마 열정 대단하네. 이런 열정이면 뭐라도 하겠다. 역시 유대인들은... 1월 1일에 들어가야 하는 집? 나는 2월까진 여기 살아야 하는데... 오늘따라 영어가 왜 이렇게 안 되냐, ‘나는’ ‘주인집에’ ‘2월 말까지’ ‘집을 비운다는’ ‘노티스를 줬다.’ 아이씨, 괜히 받았네. 어떤 집이길래 저렇게 급하게 굴어? 아무리 좋아도 렌트비 두 배로 내면서 미리 들어가는 건 무리 무리 무리데쓰.
이제 진짜 놀아야지. 핸드폰 어딨어? 그래 한 번 써보자. 메모장 열고, 뭐부터 시작해야 하나? 아침 알람 소리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