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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란다이어리 Apr 26. 2019

[뽀란's Diary] 5 day 3월 4일

빙하 워킹투어,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뽀가 쓰는 3월 4일 Diary     


 오늘은 ‘스카프타펠 빙하 워킹투어’를 하는 날이다. 숙소 체크아웃도 해야 되고, 투어 모임 장소에도 시간 맞춰 가야 해서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준비 중이다.      


 어제 이 게스트하우스에 왔을 때, 직원이 친절하게 우리를 맞아주었고, 숙소 느낌이 깨끗하고 좋아서 이 곳에 우리의 엽서를 꼭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조식 시간에 직원 분을 기다리고, 직원 분에게 언제 전달할지 눈치 보다가 엽서를 건넸다. 란이가 직접 그림을 그렸다고 하니, 역시나 놀라워하시면서 너무 좋아하셨다. 다시 봐도 너무 귀여운 그림이다.


숙소 직원분께 그림 선물 전달식

 

 조식을 먹으면서 둘이서 셀카를 찍고 있는데, 뒤 쪽 테이블에 앉아있던 분들이 포즈를 취했다. 

 그대로 찰칵! 

 유쾌한 분들이다. 이렇게 우연히 만나 함께 하는 순간들이 신기하고 즐겁다. 


조식 먹으면서 다 같이 찰칵!


 투어 시작 장소에 도착했다. 투어 사에서 여러 장비들을 제공해주는 것을 보니, 꽤나 힘든 트래킹이 예상된다. 헬멧도 쓰고, 여러 가지 장비를 착용하여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가파른 빙산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얼음 위를 걷는 기분은 '뽀시락 뽀시락' 눈 위를 걷는 것과는 또 다른 신기한 느낌이다. 아이젠 신발로 얼음에 발을 끼워 맞추며 걸었다. 날씨도 좋고, 눈과 얼음이 가득 쌓인 산에 올라오니, 저절로 힘이 난다. 


 란이와 나는 대학 때부터 스노보드 동아리를 하고 있는데, 겨울마다 스키장을 다니다 보니 눈 쌓인 산을 보면 에너지가 저절로 채워지는 느낌이다. 란이는 '얼음 버프'를 받았다면서, 신이 나서 뛰어다녔다. 저러다 넘어질 것 같다...     


 얼음 버프를 받은 우리는 매번 선두로 가이드 뒤를 열심히 쫓아갔다. 초반부터 다른 사람들은 한참 뒤에서 따라왔고, 우리는 투어 내내 가이드 바로 뒤를 따라갔다. 나중에는 가이드가 장난치며, 우리를 떼어놓으려는 듯 그 긴 다리로 성큼성큼 뛰어갔다. 거기에 질세라 우리도 같이 뛰어서 따라잡았더니, 가이드도 결국 못 말린다는 듯 웃어버렸다.


얼음 위에서. 눈을 걷는 느낌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눈 덮인 빙하 위에서


 첫 번째 사진 스팟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 그분들이다!!"

 오늘 조식 먹을 때, 같이 사진 찍었던 그분들이었다. 그분들도 같은 투어 그룹에 있었다니, 너무 반갑고, 신기했다. 이렇게 다시 만나는 인연이 있나 보다. 아침에 사진 찍을 때도, 지금도 엄청 활발하고 밝은 분들이다.     


 얼음 위를 걸으며, 오늘 하루도 알차게 꽉 채웠다. 평소 체력이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체력테스트는 성공! 가이드에게 인정받은 체력이다. 우리에게 좀 더 높은 레벨의 코스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해주셨다.     

 힘든 투어를 다 끝내고, 우린 또 기념품 샵을 향해 뛰어갔다. 아마도 우릴 본 동행 애들은 이상한 애들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빙하 워킹 투어를 마치고, 다음 숙소에 도착했다. 어?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호텔이었는데 호텔 이름도 없고, 아무런 표시도 없었다. 마치 아무도 살지 않는 버려진 건물처럼 보였다.     


 '뭐지... 입구는 어디고, 이 건물은 뭐지?'

 우리는 뒤에 보이는 문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복도를 지나 불 꺼진 식당을 나오며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안쪽 문을 통해 진짜 호텔 로비와 리셉션 직원이 보여서 휴... 안심했다.   

  

 체크인 후에 로비 문을 통해서 나가서 주변을 둘러보니, 아주 정상적인 호텔의 모습이었다. 호텔 표시도 있고, 주차장도 갖춰져 있었다. 내비게이션이 호텔 뒤편으로 안내하는 바람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저녁에는 다시 오로라를 찾으러 나갔다. 진짜 매일 ‘오로라 헌팅’을 해야 오로라를 겨우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우리는 차를 타고 30분 정도 달려서 구름이 없고, 어두운 길가에 차를 세웠다. 

 오로라는 보이지 않았지만, 밤하늘 가득 별이 쏟아지듯 보여서 좋았다. 밤하늘이 너무 예뻐서 사진 찍으면서 놀기 시작했다. 동행들이 가져온 아이템으로 하늘에 빛을 쏘아 더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저 뒤는 분명 오로라였다.

 

 사진을 찍다가 저 뒤에 푸른빛 구름이 오로라인 줄 알고 신났다. 

 나중에 보니 오로라가 아니라, 그 빛은 그냥 구름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별들이 가득한 멋진 밤하늘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 다시 사진을 보니 오로라가 맞다. 구름이 너무 가득 껴서 몰랐나 보다.)


 내일은 꼭 오로라를 볼 수 있기를..


아이슬란드 숙소에서 보이는 흔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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