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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란다이어리 Apr 30. 2019

[뽀란's Diary] 6 day 3월 5일

얼음동굴 투어와 오로라!

뽀가 쓰는 3월 5일 Diary     


 오늘은 얼음 동굴 투어 가는 날. 아침에 준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동행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투어 출발 시간이 30분 당겨졌어."라고. 이 중요한 메일을 이제 봤다고 한다. 어떡하지... 8시까지 준비하고 나가려고 했는데 더 서둘러야 했다. 다행히도 호텔 조식이 7시 반에 준비돼서 든든히 먹고 나갈 수 있었다. 

    

 투어 모임 장소에 도착해서 나눠주는 장비를 받았다. 이번에는 신발에 착용하는 아이젠만 주었다. 어제 하이킹 투어에서 제공해준 아이젠과는 다르게 앞뒤로 끼우기만 하면 되는 간단하게 생긴 아이젠이다. 어제 보다 훨씬 수월한 투어가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버스를 타고, 돌길, 눈길.... 그리고 얼음길까지 한참을 달렸다. 달릴 때마다 몸이 앞뒤, 좌우, 아래위로 덜컹거렸고, 경사 높은 언덕을 내려갈 때는 꼭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란이가 "엉덩이로 킥 뛰는 것 같아!"라고 했을 때, 바로 알아듣고 웃어버렸다. 정말 란이가 말한 것처럼 스키장의 점프대를 스노보드가 아닌 엉덩이로 뛰는 기분이다. 스노보드를 같이 타던 우리라 이런 느낌과 표현이 바로 통해서 신기했다.     


 한참을 달려 드디어 동굴에 도착했다! 가이드가 ‘아나콘다 동굴’이라고 설명했다. 입구도 아나콘다 입처럼 생겼고, 동굴 내부도 뱀의 피부 같이 생긴 동굴이라고 한다.

 동굴 입구를 보자마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뱀의 피부처럼 생긴 조각조각 나뉜 얼음들이 유리처럼 빛나고 있었다. 입구는 물론이고, 내부까지 그 유리 같은 얼음들이 이어졌다. '어떻게 이런 동굴이 생길 수 있는 거지...?' 아이슬란드에 온 이후로 계속해서 눈앞에 보이는 자연에 놀라고 있지만, 오늘 또 한 번 자연의 신비를 느낀다.


얼음동굴에서 - Photo  란


 여행 중인 지금, 아니 얼음동굴 투어를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란이가 계속 사진을 예쁘게 찍어줘서 너무 고맙다. 나도 똑같이 찍어주고 싶은데 아직 초보라 구도나 느낌을 잘 모르겠다. 구도 잡기는 진짜 어렵다던데... 예쁘게 찍어주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된다. 너무 어려워서 옆에서 계속 따라 해 봐야겠다. 유럽에서 사진 고수가 돼서 돌아가리라...     


 생각보다 너무 짧았던 동굴 투어가 끝났다. 바로 그 근처에 어제 갔던 핫도그 집이 있어서  간단히 점심을 먹으러 다시 갔다. 가게 주인이 우리를 알아보고, 반갑게 맞아 주셨다. 점심을 먹고 나서, 마침 그 주변이 '요쿨살론'이라는 유명한 관광지라 그 호숫가를 걸으며, 한참을 사진 찍고 놀았다. 

    

 얼음 동굴과 요쿨살론 호수. 오늘 하루 동안 얼음왕국처럼 눈부신 아름다운 자연을 너무 많이 봤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보고 나니, 웬만한 곳은 이제 눈에도 안 찰 것만 같은 괜한 걱정이 든다.


얼음이 가득한 호수. 요쿨살론
얼음 들고 셀카!
란이가 마법 부리는 중


 아직 오로라를 못 봤는데, 오로라는 정말 운이 좋아야 한다고 들었다. 일주일을 여행해도 못 보고, 두 번 세 번을 와도 오로라를 보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우린 워낙 날씨 운이 좋으니까 오로라가 한 번쯤은 우릴 찾아와 주지 않을까...     


 오늘은 구름이 없다고 해서 희망을 가지고 오로라 헌팅을 나갔다. 20~30분 정도를 달려 어느 농장에 도착했다. 구름이 없는 아주 어두운 곳에 또다시 별들이 쏟아질 듯 밤하늘을 채우고 있었다. 몽골에서 본 밤하늘이 생각나는 밤이다. 너무 예뻐서 또 사진 찍으며 놀고 있었다. 그런데 찍은 사진에서 점점 초록색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 오로라다!”


오로라의 초록빛이 번져가고 있다.


 오로라의 초록빛이 보였다. 작은 초록색 빛만으로도 우린 탄성을 질렀고, 그 빛은 점점 넓게 번져갔다. 그 후에는 커튼처럼 춤추는 오로라가 선명하게 보였다. 오로라 사진만 보고,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며 아이슬란드를 찾아오긴 했지만, 진짜 오로라를 보게 될 줄이야... 너무 감동이다.     


 오늘 밤. 하늘 가득히 반짝거리는 별과 은하수, 그리고 오로라까지 모두 보았다. 너무 아름다워서 계속 바라보면서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      


 그렇게... 우리는 추위도 잊고, 밤늦게까지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커튼처럼 펼쳐진 오로라


란이 쓰는 3월 5일 Diary  


오전 9시     


 벌써 아이슬란드의 5번째 날이다. 매일매일 상상 이상의 대자연과 함께하는 날이 반복되고 있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너무나도 작은 존재임을 아이슬란드에서 끊임없이 느끼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요쿨살론, 빙하로 된 얼음동굴로 투어를 간다. 아니, 가는 중이다.     


 우리가 신청한 투어는 아이슬란드 내에서 가장 크다는 얼음동굴. 신청하기 전부터 기대하고 또 기대했던 투어이다. 어제의 빙하 트레킹을 하면서 너무나 멋졌던 그 풍경이 잊히기도 전에 얼마나 더 멋있는 풍경을 보여줄지 너무나도 기대된다. 투어차량과 만날 곳에 거의 다 왔고, 나머지 이야기는 다녀와서 적어보도록 하겠다.               

오후 1시 50분     


 얼음동굴 투어를 다녀왔다.

 어제의 여운이 남아서인지, 얼음동굴을 보는 거보다 차량을 이동하는 게 더 길어서인지, 오늘 투어가 더 짧게 느껴졌다. 오늘 투어는 어제와 다르게 4륜 구동 차량을 이용하여 동굴 앞까지 한 시간 가량 이동을 먼저 하였다.

 차량을 탄 느낌은 롤러코스터 같았고, 쇼맨쉽이 넘치는 가이드님이 우리가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소소한 농담을 던지셨다. 반응이 크진 않았지만 열심히 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얼음동굴을 도착하기 전, 우리는 빙하 위로 올라간 차량에서 내려 잠시 포토타임을 가졌고, 나와 뽀는 다양한 인생 샷을 남기기 위해 마구 셔터를 눌렀다. 빙하 위에서 발과 손은 점점 얼어가고 있었지만 광활하게 펼쳐진 높은 지대의 빙하는 얼어가는 손과 발을 잊게 하였다.     

 짧았던 포토타임이 끝나고 이제는 동굴로 이동할 시간.


 우리가 들어간 얼음동굴은 아나콘다라는 이름을 가진 뱀처럼 생긴 모습의 동굴이었다. 마치 아나콘다의 입에 삼켜지듯이 입구로 들어갔고, 뱀의 비늘처럼 보이는 얼음들의 광경은 입을 다물 수 없게 하였다. 정말 그렇게 거대하고 오묘한 파란빛으로 물든 얼음은 난생처음 보는 듯했다. 멋진 광경에 매료되었다. 


아나콘다 얼음 동굴의 내부

 사진을 찍느라 바쁜 우리에게 동굴에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았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시 차량에 올랐다.

 다시 한번 롤러코스터 같은 4륜 구동 차를 타고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흘러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우리는 어제.....


오후 8시

     

 차만 타면 잠이 드는 나는 아까 다이어리를 쓰다 잠이 들어버렸다.

 점심식사로 핫도그를 먹고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으로 왔더니 몸이 녹으면서 잠이 스르르 들어버렸다.     

 자고 일어나서 최상의 컨디션이 된 나는 뽀와 8시까지 개인작업 (뽀-글쓰기, 가계부 정리 란-글쓰기, 사진 편집, 인스타 업로딩 및 관리, 그림 작업)을 하고 오늘 저녁은 처음으로 외식을 하기로 약속했기에 방에서 자고 있는 동행들을 깨워 밖으로 나갔다.


 오늘의 저녁 일정은 저녁 먹고 오로라 헌팅하기. 뽀가 회픈 근처에 맛있는 피자집을 찾아놔서 우리는 지금 피자집으로 이동하고 있다. 상상만 해도 맛있는 피자를 먹고, 최상의 컨디션과 최고의 기분으로 화려한 하이라이트를 오로라로 장식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새벽 1시     


 지금 우리는 별이 쏟아지는 작은 농장에 와있다. 오로라 헌팅을 위해 밀려오는 잠을 뿌리치고 이곳에 와있다.

 아무 밤하늘에 그냥은 나타나 주시지 않는 오로라님을 보기 위해 한국에서 아이슬란드까지 무려 30시간(런던 경유) 걸려 왔는데, 한 번을 못 본다면 너무 슬플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맑은 하늘을 찾고 찾아 바로 우리에 눈에 들어온 한 곳. 빛이 전혀 없는 이 작은 농장에서  오로라를 기다렸다.   

그 결과는!?     


“와!!!!! 오로라다!!!!”     


 별 만이 쏟아지던 어두운 밤하늘에 갑자기 초록색의 빛이 넘실넘실 춤을 춘다. ‘저거 오로라야!’ 하는 순간부터 보이지 않았던 오로라도 더 선명하고 예쁘게 빛을 내기 시작했다.

 별을 찍던 카메라는 오로라를 담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렇게 오로라와 함께 인생 샷을 찍었다. 정말 역사적인 날이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에 오로라 커튼이 화려하게 장식한 오늘의 밤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오로라를 보다 보니 여러 가지 감정이 지나갔다. 단순한 나는 4일 날 다녀온 빙하 트레킹 때부터 속상했던 걸 잊어버리기 시작하더니 오로라를 보는 순간 다 잊어버려버렸다. 마치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그리고 생각나는 사람들이 참 많다. 함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슬프지만 사진으로나마 이 순간을 함께하고 싶어서 사진을 보냈다.     


 조금이나마 내가 느낀 감동을 함께 느끼길.. 

 그리고, 다음에는 이 순간을 함께하길.. 


오로라를 같이 본 동행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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