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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란다이어리 Apr 08. 2019

[뽀란's Diary] 프롤로그

뽀란's Diary의 첫 시작.

뽀가 쓰는 프롤로그 

     


 어릴 때부터 유럽여행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그렇게 마음 한구석에 꿈을 품고, 회사원으로 일하고 있던 어느 날. 마침 다가온 황금연휴에 가고 싶었던 유럽을 일주일 정도 여행할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일주일만으로 유럽을 느끼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고, 아쉬운 마음으로 트레비 분수에 동전 하나를 던지며 다시 돌아오길 바랐다. 

 그 이후, 가까운 곳으로 많이 여행은 갔지만, 언젠가는 유럽을 꼭 한 바퀴 돌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기회가 이렇게 빨리 다가올 줄은 모른 채...     


"뽀야~ 유럽 갈래?"     

 란이의 제안에 나도 모르게 솔깃했다. 길게 여행을 가보고 싶었지만, 생각만 할 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이제는 다 버리고 떠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29살. 어렸을 때, 이 나이에는 결혼도, 일도, 모두 다 완성되어 있을 줄만 알았다. 하지만 아직도 나를 잘 모르겠고, 이대로 계속 살아도 될지 혼란스러웠다. 시간이 흐르고, 더 나이를 먹는다면 나중에 후회할 것만 같아서 잠시 멈추고, 나를 돌아보고 싶어 졌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면, 몇 개월 정도 여행은 인생에서 아주 짧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나를 모두 내려놓고, 이번 여행을 통해 무엇이든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응! 가자!"라고 대답했다.     

 유럽여행을 가기로 결정을 내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여행을 간다고 알렸다. ‘부럽다, 대단하다, 응원한다, 용기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혹은 ‘힘들 것이다, 무모하다, 대책 없다, 생각 없다.’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이미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은 이상, 이 결정을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다. 모든 걱정들을 뒤로하고, 하던 일도 모두 그만두고, 여행을 시작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여행의 시간을 여기 이곳에 순간순간의 감정을 담아 남기려 한다. 어쩌면 하루 일상을 기록해나가는 일이 때론 힘들고, 귀찮아질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번 기록을 통해 여행을 되돌아봤을 때, 모두 의미 있는 날들로 내 안에 남기를 바라며 나의 하루를 적어 갈 것이다.     


 이 여행을 함께 할 친구, 란이. 우리는 대학교 스노보드 동아리에서 처음 만났다. 처음 본 그 날, 스키장에서 보조개가 살짝 들어간 미소로 활짝 웃으며 나에게 인사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렇게 우리는 순식간에 친해졌다. 같이 스노보드를 타고, 캠핑도 가고, 대만 여행도 다녀오며 5년째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도 참 많은 우리는 성격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고, 옷 입는 스타일마저 다르다. 이렇게 다른 우리가 여행을 함께 하게 되어 설레기도 하고,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친구니까, 친구이기 때문에 긴 여정을 함께 하며 좋은 추억을 쌓아 나갈 것이다.     


 이번 여행이 우리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아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눈앞에 펼쳐 치는 광경, 여행 중에 일어나는 사건들, 여행기간 동안 만난 소중한 인연들, 서로에게 고맙고, 서운한 감정들을 모두 기록해 나갈 것이다.     


 우리의 여행은 이제 시작이다.



란이 쓰는 프롤로그


"뽀야 유럽 가자!

20대 마지막인데 1달 말고 100일 채워서 가자"     

"응 가자!"     


 어렸을 때 부모님과 전국일주를 한 적이 있다. 너무 어렸을 때라 모든 일이 기억나진 않지만, 기억 속에 나는 부모님과 활짝 웃으며 풍경을 보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가득했다. 여행을 자주 다닌 덕분에 개근상은 언제나 놓쳤지만,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은 그보다 더 값졌다. 언제나처럼 여행을 하고 있는 어느 날, 문득 부모님의 꿈이 궁금해졌다.      


 “아빠! 아빠는 꿈이 뭐였어?” 

 “아빠는 세계일주가 꿈이었어.”     


 활동적인 아빠는 어린 시절 세계 일주를 꿈꾸는 소년이었고, 세계 곳곳을 누비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다고 한다. 아빠를 똑 닮은 나는 커가면서 같은 꿈을 꾸게 되었고, 중학생 시절의 나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보면서 간접적으로 외국에서의 생활을 꿈꾸곤 했다. 어른이 되면 세계여행을 다닐 거라며 해외에 대한 부푼 마음을 가지고 성인이 되었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고 직장인이 된 나의 현실은 조금 달랐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5일~9일, 황금연휴뿐이었고, 그 시간에 갈 수 있는 곳은 매우 한정적이었다. 세계 곳곳을 누비는 것은 정말 꿈이었고, 가까운 곳을 겨우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었다. 언제나 아쉬움을 남기는 여행을 다녀오면서 꿀 같은 휴식을 보내던 와중 생각했다. ‘과연 내가 20대가 지나기 전에 유럽을 갈 수 있을까? 꿈꾸던 긴 여행을 이번 생에 갈 수는 있는 걸까?‘ 이렇게 허무하게 생각만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순 없었다.     


 20대 마지막, 꿈꾸던 일을 저지르기로 결심했다.     

 ‘미래를 위해, 앞으로를 위해 조금만 더’가 아닌 현재를 위하자고 결심했다.     

 그렇게 조금은 긴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고, 지금은 여행을 떠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길고 긴 우리의 여행을 가장 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문득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일기를 쓰면서 그 순간을 기록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긴 시간을 함께해야 하기에 서로의 감정을 털어놓을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일기를 쓰자고 제안하게 되었고, 우리는 이 일기에 여행을 다니며 생기는 해프닝과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내려 한다.     


나는 우리가 쓰게 될 기록에 여행지의 아름다움보다 여행지에 있는 우리가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     

 언젠가 우리가 다시 꺼내 보았을 때, 모든 순간이 기억되는 추억상자가 되길 바란다.     


'란'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

밝고 애교가 많은 사람.

비교적 호불호가 분명하고, 아니다 싶은 부분에는 할 말을 하는 사람.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람. 등등등     


'뽀'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그래서 글쓰기를 시작한 사람.

모난 곳 없이 무난하고, 평범한 사람. 

우유부단한 사람.

여리지만, 겁 없이 용감한 사람. 등등등


이렇게 다른 우리가 107일 동안의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유럽여행 시작 100일 전 기념 - Artist @_ran_art




instagram : http://www.instagram.com/boran_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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