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아이의 소망이 담긴 노래, 네이트루스의 위아영

by 나의신디

내면아이가 친구네 집 언니방에 갇혀있다는 걸 발견하고 2년여의 시간이 지났을 때였다.


며칠에 걸쳐 어떤 음악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흥얼거려졌다. 무슨 노래인지 알 수 없는 노래였다. 가사도 알 수 없지만 반복적으로 어떤 후렴구의 음률이 나를 따라다녔다.


'나나 나나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


불현듯 무의식적으로 어떤 노래가 하루종일 따라다니기도 하지만, 이렇게 며칠 동안 계속되는 경우는 또 드물어서 문득 질문이 올라왔다.


'이 노래가 무슨 노랜데 계속 떠오를까?'


질문을 하자마자 알 수 없는 신비한 우연처럼 그 노래를 들었던 한순간이 떠올랐다.

유튜브에서 유행처럼 한국의 떼창문화를 자랑삼었던 때 우연히 들었던 한 외국인 가수의 노래였다. 관객들이 자신의 노래를 모두 따라 부르는 것에 감동한 가수가 땀을 뻘뻘 흘리며 무대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 영상에 나왔던 노래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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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떼창 영상 중 네이트 루스의 영상


그 영상을 다시 찾아보기로 했다. '떼창문화' 등으로 검색을 했지만, 그 노래는 찾아지지 않았다. 가수도 노래 제목도 모르니 달리 찾아볼 방도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유튜브 '재생기록"을 한참 동안 내려 보고서야 마침내 그 영상을 찾았다. 6개월도 전에 잠깐 스치듯 보았던 영상이었다.


네이트 루스라는 캐나다 가수이고 노래 제목은 'we are young'이라고 했다. 가사가 제대로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바에서 술에 취해 애인과 다투는 노래 같아서 의아했다.


'이 노래가 왜 내 마음에 와닿은 거지 ?'


이윽고 내 머릿속에서 반복되던 후렴구가 나왔다. 가수는 관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서 이 돌림노래처럼 후렴구를 따라 부르게 지휘했다. 20-30대 여성이 주축인듯한 관객들은 그의 손짓에 따라 '나나 나나나나 나나' 를 열정적으로 착실하게 불러댔다.


인상적이긴 하다. 저 노래를 다 따라 부르는 청년세대들도 신기하고, 관객들과 하나가 되어 영혼을 갈아 넣듯 노래를 부르는 네이트 루스라는 가수도 겸손하게 느껴져 좋긴 좋았다. 그래도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는 노래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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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를 나눠서 후렴 부분을 부르도록 진두지위하는 네이트 루스



'혹시 저 '나나나나나' 하는 후렴구 안에 무슨 가사가 있나?'


유튜브에서 'we are young 가사'를 검색해 보았다.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흘러나왔다. 노랫말은 역시나 바에서 술에 취해 애인과 갈등 상황이 그려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젊다느니 하는 노랫말이 흘러나왔다. 참 맥락 없는 가사다 싶었다.


드디어 그 후렴구가 시작되고, 나나 나나나나 나나 하는 허밍 아래에 깔린 가사가 들려왔다. 한 여성이 낮게 읊조리듯 부르는 노랫말을 들으며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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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ry me home tonight, carry me home tonight"

"오늘 밤, 나를 집으로 데려다줘!, 오늘 밤, 나를 집으로 데려다줘!"


숨이 딱 멎는 듯했다. 온몸이 굳어지며 그 노래가 내게 전하려고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아졌다. 2년 전에 만났던 어린 경아. 어린 경아가 나에게 무엇인가를 전하려 하는 것이다. 나는 곧장 방석을 깔고 앉아 눈을 감고 은지네 집 큰언니 방에 있는 신디를 만났다.


"신디야, 이 노래 네가 보내준 노래니?"


신디는 그렇다고 했다.

긴 한숨이 토해져 나왔다.


"아, 그랬구나. 네가 집으로 돌아가고 싶구나. 그래서 이 노래를 나에게 들려줬구나!"


신디는 골방에 갇힌 내 내면아이의 이름이다.

신디의 이름을 알게 된 것도 우연히 이루어졌다. 어느 모임에서 최면을 통해 내면아이 치유를 하시는 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내 경험을 말하며 어떻게 해야 내면아이를 치유할 수 있느냐고 여쭸다. 선생님은 미용고사를 추천하며 그 아이와 대화를 시도해 보라고 했다. 이름도 물어보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물어보라고. 우리의 무의식은 저 아틀란티스에서부터 시작되었으므로 이름이 외국 이름이 나올 거라는 말도 덧붙였었다.


다음 날부터 아침 시간에 1080 염주를 돌리며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를 되뇌며 미용고사 명상을 시작했다. 1080염주를 네 번 정도 반복했을 때 아이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조용해진 마음

으로 내면 아이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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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름이 뭐니?"


질문을 던지자마자 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신디"


"아, 신디구나. 신디. 신디."


대답은 질문을 던지자마자 내 머릿속에 그냥 떠올랐다. 내가 쓰던 영어 이름은 제니였다. 신디라는 이름은 생각해본 적도 없고, 불러 본 이름도 아니었다. 그저 나의 상상이 만들어낸 이름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것이 내 무의식 속에 잠겨있던 나의 내면아이가 알려준 이름이라 믿는다.


첫날은 신디와 통성명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신기하고 좋았다. 더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몰라서. 그저 신디를 만났다는 가슴 벅참으로 하루 종일 황홀경 속에 있는 느낌으로 지냈다.


"네 이름이 신디구나. 신디야, 신디야"


이 말만 반복할 뿐, 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 다시 미용고사를 하며 신디에게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주면 좋은지' 물었다. 이상하게 이날은 신디와의 대화가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다.


'다 허깨비인가?'


이런 생각을 하며 아침 명상을 마치고 일상생활을 살아가는데, 그때부터 머릿속으로 흘렀던 노래가 바로 이

'we are young'이라는 노래였고, 때문에 이 노래가 신디가 내게 보내는 메시지인 걸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신디에게 조용히 말했다.


"신디야, 고마워. 이 노래로 나에게 답을 줘서 고마워. 이제 우리 집으로 가자. 내가 너랑 함께 갈게."


A_Korean_woman_in_her_late_40s,_with_kind_yet_serious_eyes_and_a_gentle_smil.jpg?type=w1 순간 이동하여 은지네 집 앞에 서 있는 나와 신디


그 말을 마치자마자 신디와 나는 순간 이동을 한 사람들처럼 손을 잡고 은지네 집 대문 앞 횡단보도에 서 있었다. 복개천을 덮어 새로 생긴 도로 위에는 검은색 아스팔트가 깔려 있고, 햇살이 찬란하게 내려 쬐이고 있는 5월의 어느 날이었다. 처음 은지네 집에 갔던 그날처럼.


신디는 햇빛이 어색한 듯 햇빛을 피하는 인상이었고, 나는 그런 신디가 신기해 그녀를 계속 바라보며 횡단보도 앞에 서 있었다.


그렇게 신디가 은지네 집 골방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났다. 처음 신디를 만났을 당시, '이제는 은지네 집에서 걸어 나오겠다'라고 선언했지만 그 시간이 2년이나 걸렸다. 치유란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순식간에 이루어진다는 걸 소름 끼치게 경험하는 중이었다.


얼떨떨하기도 했다. 이렇게 쉽다고? 이렇게 순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지난 2년 동안 신디를 그 골방에 그냥 방치한 것이 너무 미안할 정도였다. 이렇게 쉬운 건데 데리고 나올 생각조차 못 했다니. 아마도 내 영혼의 그릇이 채 커지지 못했고, 나에 대한 존중감과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에 2년여의 시간이 더 필요했을지 모른다. 그래도 2년의 시간이 너무 아쉽다. 더 적극적으로 치유방법을 알았다면 더 좋았을것 같다.


그렇게 은지네 집에 갇힌 지 40여 년 만에, 은지네 집에서 가졌던 두려움과 열등감으로부터 벗어나 내 삶 위에 섰다. 분열되었던 자아가 회복되고 통합되는 순간이었다. 자존감의 회복이고 연결감의 회복이고 나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에너지의 충만이기도 했다. 너무나 가슴이 떨리고 황홀감이 밀려왔다.


https://youtu.be/ZZXq99PRjGI?si=BBJYeqYgiBm3pvJU

그 뒤로 이 노래를 자주 들었다. 일요일 아침이면 이 노래를 크게 틀어 놓고 청소도 하고 설거지를 하기도 했다.


들으면 들을수록 참 영적인 노래로구나 싶다. 젊은 청년 여성들이 이 노래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알듯하다. 우리는 모두 혼란스런 내면아이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혼란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영혼의 집, 마음의 집으로. 이 노래는 가수가 술에 만취했다 깨어서 쓴 곡이라고 한다. 네이트 루스는 술에 취해 영혼을 상실한 경험을 토대로 '집으로 돌아가야한다'는 각성을 했나보다. 그러면서 이런 인터뷰도 했다.


"한국여성들의 열광을 이해하기 힘들다. 이 노래가 한국의 여성들에게 어떤 영감을 주는지 알 수 없지만, 뭔가 영감을 주는 것 같았다."


나는 신디와 함께 나의 집, 나의 영혼의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we are young


Give me a second I,

잠깐만 시간 좀 줘,

I need to get my story straight

내 얘길 좀 정리해야겠어

My friends are in the bathroom

내 친구들은 지금 화장실에서

Getting higher than the Empire State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보다 높게 취했고

My lover, she’s waiting for me

내 사랑, 그녀가 날 기다리고 있어

Just across the bar

바 맞은편 쪽에서

My seat’s been taken

내가 앉을 자리엔

By some sunglasses

선글라스 낀 사람이 앉아

Asking 'bout her scar, and

흉터는 웬 거냐고 묻고 있지

I know I gave it to you months ago

알아, 그건 몇 달 전 내가 남겼단 걸

I know you’re trying to forget

알아, 너도 잊으려 노력하고 있단 걸

But between the drinks

하지만 술과 미묘한

And subtle things

일들 사이에서

The holes in my apologies, you know

사과의 말에는 허점이 생기고

I’m trying hard to take it back

나는 되돌리려 노력하고 있어

So if by the time the bar closes

그러니 바가 문 닫을 시간이 되어

And you feel like falling down

네가 쓰러질 것 같은 기분이 들면

I’ll carry you home

내가 집에 데려다 줄게

Tonight

오늘 밤

We are young

우리는 젊으니

So let’s set the world on fire

이 세상에 불을 질러 버리자

We can burn brighter than the sun

우린 태양보다 밝게 빛날 테니

Tonight

오늘 밤

We are young

우리는 젊으니

So let’s set the world on fire

이 세상에 불을 질러 버리자

We can burn brighter than the sun

우린 태양보다 밝게 빛날 테니

Now I know that I’m not

이제 나도 알아, 네겐

All that you got

나뿐이 아니란 걸

I guess that I, I just thought

아마 난, 그렇게 생각했나봐

Maybe we could find

어쩌면 갈라서는 방법을

New ways to fall apart

또 하나 찾게 될지도 모른다고

But our friends are back

하지만 친구들이 돌아왔으니

So let’s raise a toast

이제 축배를 들자

‘Cause I found someone

날 집에 데려다 줄

To carry me home

사람을 찾았으니까

Tonight

오늘 밤

We are young

우리는 젊으니

So let’s set the world on fire

이 세상에 불을 질러 버리자

We can burn brighter than the sun

우린 태양보다 밝게 빛날 테니

Tonight

오늘 밤

We are young

우리는 젊으니

So let’s set the world on fire

이 세상에 불을 질러 버리자

We can burn brighter than the sun

우린 태양보다 밝게 빛날 테니

Carry me home tonight

나를 집에 데려다 줘

Just carry me home tonight

그냥 나를 집에 데려다 줘

Carry me home tonight

나를 집에 데려다 줘

Just carry me home tonight

그냥 나를 집에 데려다 줘

The moon is on my side

저 달은 나의 편에

I have no reason to run

난 도망칠 이유 없지

So will someone come

오늘 밤 누군가 다가와

And carry me home tonight

부디 나를 집에 데려다 줘

The angels never arrived

천사는 오지 않았지만

But I can hear the choir

성가의 합창이 들려

So will someone come

누군가 다가와

And carry me home

부디 나를 집에 데려다 줘

Tonight

오늘 밤

We are young

우리는 젊으니

So let’s set the world on fire

이 세상에 불을 질러 버리자

We can burn brighter than the sun

우린 태양보다 밝게 빛날 테니

Tonight

오늘 밤

We are young

우리는 젊으니

So let’s set the world on fire

이 세상에 불을 질러 버리자

We can burn brighter than the sun

우린 태양보다 밝게 빛날 테니

So if by the time the bar closes

그러니 바가 문 닫을 시간이 되어

And you feel like falling down

네가 쓰러질 것 같은 기분이 들면

I’ll carry you home tonight

오늘 밤, 내가 집에 데려다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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