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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탱이 밤탱이

by 보싸

아침에 일어나니 왼쪽 눈 주변이 욱신거리고 아팠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아파서 잠에서 깼다.

마치 된통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팠는데, 겉에는 아무 이상도 없었다. 피부가 아픈 것도 아니었고, 뼈가 아픈 것도 아닌, 피부와 뼈 사이 근육 즈음에 뭔가 이상이 생긴 듯했다. 눈을 움직이거나 찡그리는 등 얼굴의 근육이 움직일 때마다 아팠다.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길, 딸아이는 옆에서 아파하는 아빠가 걱정이 되었는지 오늘은 다리 아프다는 말도 하지 않았고 학교 앞에서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게 힘내라고 말하며 안아주었다. 잠시나마 모든 통증이 사라지는 듯했지만, 곧 통증이 다시 시작되었다.


조금 이른 시간이었지만 바로 동네 병원으로 가서 대기명부에 이름을 적고 앉았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 가족의 주치의가 되어주었던 의사 선생님은 나의 상태에 많이 걱정을 해주고 이런저런 약을 지어주었다. 우선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으니 진통제와 근육과 관련된 약을 먹고 상태를 보자고 했다. 그리고 진통제 주사도 한방 처방해 주셨다. 타인의 공감과 관심을 갈구하는 나는, 선생님의 걱정스러운 태도에 이미 많이 호전된 느낌이 들었다.


집에 와서 겨우 아침을 먹고 약을 먹었다. 그리고 통증에 못 이겨 잠이 들었는데(아 백수 좋다), 자고 일어나 보니 왼쪽 눈꺼풀 끝부분이 살짝 부어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붓기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처음에는 대상포진이 아닐까 했는데 지금 보니 눈꺼풀에 종기가 생긴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은 처음보다 통증은 덜 하지만 부은 눈꺼풀의 이물감이 점점 커진다. 내일 아침에 내 눈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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