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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 Mar 26. 2021

"세상 최고의 거짓말"

평범한 지방대 선배의 세상이야기 #16

"저 사람이 부장이고, 저 인간이 팀장이다."



때로는,


"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쟤가 입사했다."   


우리가 가끔 인터넷상에서 보게 된 우스갯소리들.


같이 일하는 사무실 안에서,

업무 건 행동이건 뭐 하나 마음에 들지 않고,

또 그렇다고 성격이 좋아 보이지도 않고,


"저 사람은 뭐하는 사람이야?"


그런데 정말 한번 조금만 돌려서 생각해 보면

이 업계에서 꾸준히 역량을 보여주고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부장" "팀장" 이 된 것일 거고,


또 이렇게 취업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해서 입사하게 된 후배들일 텐데


내 눈에는 왜 그렇게 보이는 걸까?


존경하는 선배,

그리고 주어진 일들을 척척 해내는 후배들.

멋있어 보이고 인정할만한 사람들,


그러나 반대로

너무나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사람들.

그리고 그것들을 판단하고, 인식하는 나 자신.


때로는 궁금해지는 사실.


과연 저 사람들의 눈에,


"나는 어떤 사람일까?"


조금은 세상을 넓혀서,

회사라는 작은 틀이 아닌,

사회 그리고 관계를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서.


"친구"라는 의미로,

아주 가까이 오랜 시간을 함께 해준 사람들.



어쩌면 무엇을 하더라도 어디에 있더라도 편안한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은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뭐가 다른 걸까?


결국은

"비슷한 행동, 비슷한 생각, 비슷한 취미" 그 속에서 만들어진

"공감대"가 아녔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 비슷함은 너무나 편한 관계를 만들어 내었고,


우리는 그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더 이상 진심을 담아

"저 인간이 왜 내 친구지?"

"저 인간이 내 가족이다"라는 말을 하는 경우는 없으니까.


어쩌면 가족들처럼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되거나,

학교나 그 주변에서 맘이 잘 맞는 친구들을 선택적으로 사귈 수 있는 것과는 다르게,


사회에서는

같이 일하는 "동료"와 어느 정도의 거리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그렇게 해야만 주어진 업무를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기에,

내 선택과는 무관하게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어쩌면 너무나 행복하게도,

사회생활에서 모든 사람들이 내 마음과 똑같은 사람들로 채워진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세상은 너무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하지?


"이거 너무 힘들 거 같은데"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세상 최고의 거짓말


"응 나 너 이해해"



어떠한 생각의 차이가 있던,

아니면 스스로의 이야기나 고민을 털어놓을 때

그 상대방이 대화를 계속하는 와중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말.


하지만

조금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절대 상대는 나 자신이 될 수 없고,

비슷한 상황에 관련된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완벽히 나와는 똑같을 수 없는.


그렇기에

"완벽한 이해"는 아예 애초부터 있을 수 없는


너무나 완벽한 "거짓말"


그렇다면, 처음부터

똑같은,

너무나 완벽히 같은 생각 같은 공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이라면,


그 시작부터 "조금은 다르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다름 인정하기"



어떠한 상황에서나, 그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저 사람은 나와는 다른 사람이다"라는 사실을 인정해 보는 것.


아예 처음부터,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완벽히 나의 생각과 똑같을 것이라는 기대도,

하나의 사람처럼 척척 업무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을 테니까.


사회에 나와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 어느덧 점점 선배가 되어갔고,

많은 후배들과 함께하게 되었지.


전화를 받는 말투,

문서를 작성하는 방법,

심지어 옷을 입거나 출퇴근 시간까지

나와는 같지 않았고, 그 상황이 불편했었지.


어쩌면 그렇게 우리가 흔히 말하는 "꼰대"가 되어가고 있었던 거야.


어느 날,

갑자기 문제가 터졌어

급하게 해결해야 할 일이 생겼고,

그 업무를 후배와 나누어 진행했지.


"그거 이렇게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응?"

시간도 없는데, 지금껏 했던 방법 경험과는 다른 해결책의 제시.


"어..?"

어쩌면 너무 익숙해져서,

지금까지 해왔던 방법이라서

바꾸려고도, 다른 방법이 있는지 조차 고민하지 않았고,


어떻게 보면

"배운 그대로" 하는 게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상황에 대한,


"다른 생각"



훨씬 더 좋은 방법과 효율성.

익숙함으로 무장되어 있던 스스로에게

항상 똑같은 생각과 방법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선배의 권위를 세우는 것

조직의 위아래가 흔들릴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완벽히 옳은 방법인 것을 알면서도, 그저 무시하거나 묵살해 버렸다면


절대로 알 수 없었던,


"새로움"


매번 다른 생각을 하고 더 좋은 발전을 만들어 내는 것을 추구했지만,

결국 나 자신이 완벽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없기에 필요한.


"다른 사람, 다른 생각, 그리고 다른 행동"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나와 다른 사람은 너무나 많기에

그 "다름"의 가치는 한계가 다 라는 생각.


조금만 크게 생각해서,

많은 사람들의 익숙함이 만들어낸 조롱 속에서도


하늘을 날겠다는 라이트 형제의 다른 생각이 없었다면,

또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 내야겠다는 세종대왕의 다른 생각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우리는 어떤 세상에 살고 있을까?"


"다름 인정하기"


어쩌면 그 사람에게 나는

생각과 행동이 하나도 같지 않은,

"다른 사람" 일수도 있으니.


똑같은 사람, 비슷한 사람,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찾고,


그렇지 않다면

"잘못된 사람"으로 낙인해 버리는 오류를 범해버리기 전에.


결국 그렇게 완벽히 같은 사람은 "나" 밖에 없음을 알게 되고,

점점 좁은 세상에 스스로를 가둬 버리기 전에. 



아무도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음을.

그 "다름" 속에서 더 많은 생각과 경험

그리고 또 다른 세상을 한번 바라보기를.


그만큼 더 큰 가능성,  보이지 않던 새로운 길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진심 가득한 "관계"를 경험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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