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7 결심

[1부. 빛의 제국]

by 새보음

Ch.7 결심



질문에는 두 종류가 있다.



답을 찾기 위한 질문.

답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질문.



나는 평생 첫 번째 종류만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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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후 4주째. 12월이었다. Palo Alto의 12월은 비가 많다. 습한 추위가 창틈으로 스며들었다. 나는 비를 볼 수 없었지만 소리로 알았다. 지붕 위의 빗소리. 처마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소리. 올리브 나무의 잎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는 건조한 날의 사각거림과 완전히 달랐다 - 더 무겁고, 불규칙하고, 젖은 소리.


빗소리 아래에 도시의 다른 층위가 있었다. 자율주행 배송차의 저주파 모터음이 먼 도로에서 간헐적으로 올라왔고, 가끔 드론이 지붕 위를 지나갈 때 프로펠러가 빗방울을 흩뜨리는 소리가 섞였다. 사람이 잠든 시간에 기계가 움직이는 도시의 밤.


나는 4주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발로 배운 것들. 현관의 문턱. 거실에서 부엌까지 6보. 계단의 높이가 한 칸만 다른 것 (일곱 번째 칸이 나머지보다 2밀리미터 높았다. 발은 이것을 알았다). 냄새로 배운 것들. 냉장고의 음식이 상하기 시작하면 문을 열기 전에 냄새가 변한다. 비 오기 전의 공기 냄새(페트리코르, 습한 흙과 오존이 섞인)가 창문 틈새로 스며드는 것.


소리로 배운 것들. 올리브 나무의 열두 가지 소리. 바람이 없는 날의 정적, 약한 바람의 속삭임, 강한 바람의 대화, 비에 젖은 무거운 침묵, 새벽녘 이슬이 잎에서 떨어지는 가느다란 똑. 나는 이 나무가 이렇게 많은 말을 하는 것을 7년 동안 몰랐다.



하지만 이 모든 배움은 나에게 부산물이었다.

진짜 목적은 IRIS였다.



4주간의 성과. 아르티스의 교차양상 재배치 데이터를 분석하여 시각피질 우회 경로의 이론적 모델을 완성했다. 내 뇌의 MRI 데이터에서 고차 시각피질(V2, V3, V4, V5)의 잔존 기능을 매핑했다. V1이 파괴되었지만 이 영역들은 구조적으로 온전했고, 아르티스의 연구가 보여주었듯이 적절한 자극이 주어지면 외부 입력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핵심 돌파구는 내가 잠을 자다가 떠올린 것이었다. 새벽 3시. 빛 없는 세계에서 꿈을 꾸고 있었다. 꿈속에서 나는 보고 있었다. 색이 있었고, 형태가 있었고, 움직임이 있었다.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 어둠이 돌아왔지만 0.5초간 꿈의 이미지가 잔류했다. 시각피질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 생성된 이미지가 의식에 남아 있는 것.


꿈. 뇌가 외부 입력 없이 자체적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 시각피질이 파괴되었는데 왜 꿈에서는 보이는가? 답: 꿈의 이미지 생성은 V1만의 기능이 아니다. 전두엽, 측두엽, 그리고 고차 시각피질이 협력하여 만드는 것이다. V1은 외부 시각 정보의 관문이지, 내부 이미지 생성의 유일한 경로가 아니다.


이것이 IRIS의 핵심이었다. 외부 카메라의 데이터를 V1을 우회하여 고차 시각피질과 전두엽에 직접 전달한다. 뇌가 꿈을 만드는 것과 같은 경로로, 하지만 외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생성하게 하는 것. 뇌가 '보고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뇌가 '스스로 만들고 있다'고 인식하게 하는 것.


나는 이 아이디어에 확신이 있었다. 확신. 다시 그 단어.


CORTEX의 팀을 소집했다. 화상 회의 음성만. 데이비온, 리사 왕, 아르티스, 그리고 핵심 연구원 4명.


나는 발표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채로. 슬라이드 없이. 목소리만으로. 아이디어의 구조를 설명하고, 기술적 가능성을 논증하고, 타임라인을 제시했다. 6개월 안에 프로토타입. 12개월 안에 첫 임상.


회의가 시작되었을 때 호흡의 밀도로 인원을 가늠했다. 일곱 개의 호흡. 키보드를 치는 소리가 세 곳에서 왔다. 참여자의 반응이 소리로 느껴졌다. 숨소리의 변화, 키보드 타이핑의 속도, 질문의 어조. 이전에는 표정으로 읽던 것을 소리로 읽어야 했다. 정확도는 떨어졌지만 다른 것이 잡혔다. 표정이 감추는 것을 소리는 감추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누군가의 마이크에서 들리는 호흡의 속도. 누군가의 펜이 테이블을 두드리는 리듬. 이런 것들이 흥분인지, 불안인지, 회의적인지를 말해주었다.


데이비온이 먼저 말했다.


"기술적으로 팀에게 가능성을 물어보자. 리사?"


리사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신중했다. "프로토타입은 가능해요. 하지만 6개월은 공격적이에요. 최소 9개월."


"9개월."


나는 계산했다. 9개월이면 내년 9월. 뇌의 가소성이 유지되는 기간. 사고 후 12개월 내에 시작하지 않으면 고차 시각피질의 수용 능력이 감소할 수 있었다. 9개월이면 가능하다. 여유가 2개월.


"좋아. 9개월."


"예산은?" 데이비온의 목소리.


"초기 2천만 달러.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2천만은 가능해. 이사회에 들고 가야 하지만. 문제는 —"


데이비온이 멈추었다.


"뭐?"


"피험자야. 첫 번째 피험자가 너여야 하는지."


나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이것은 이미 결정한 것이었다. 하지만 회의에서 공식화하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나여야 해. 내 뇌 데이터로 설계한 시스템이니까. 다른 피험자보다 내가 최적이야. 그리고 —"


"그리고 FDA가 설립자의 자가 실험을 어떻게 볼지는 생각해봤어?"


데이비온은 항상 규제를 먼저 생각했다. 그가 필요한 이유. 친구에게 꿈을 말하면 응원을 받고, 사업 파트너에게 꿈을 말하면 예산을 받는다. 데이비온에게는 둘 다 받을 수 있었다.


"선례가 있어. 배리 마셜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증명하기 위해 자기 위에 균을 투입한 거. 노벨상 받았지."


"그건 1984년이야. 2042년에는 IRB(연구윤리위원회)가 그걸 허가할 리 없어."


"허가 문제는 네가 해결해."


나는 이 말을 명령처럼 했다. 대화가 아니라 지시. 데이비온이 잠시 대답하지 않은 것은 아마 이 톤에 대한 것이었을 것이다.


"논의해보자."


누군가의 펜이 테이블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빨라지고 있었다. 의자가 삐걱거렸다.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 동시에 자세를 바꾸었다. 긴장이 방 안의 공기를 바꾸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참여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기술적 세부, 안전성, 타임라인의 마일스톤. 30분 동안. 나는 모든 질문에 답했다.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눈이 보이지 않는 CEO가 자기 눈을 되찾기 위한 프로젝트를 지시하는 이 상황의 아이러니를 참여자들이 어떻게 느꼈는지는 모르겠다. 그들의 표정을 볼 수 없었으니까.


회의가 끝나갈 즈음, 마지막으로 발언한 사람이 아르티스였다.


"달시."


펜 소리가 멈추었다. 키보드 소리가 멈추었다. 방이 조용해졌다. 아르티스가 말을 시작하면 사람들이 멈추는 것을, 시각이 있을 때는 몰랐지만 소리로 들으니 분명했다. 그녀의 낮고 고른 목소리. 회의 내내 거의 말하지 않았었다.


"네."


"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참여자들의 숨소리가 잠시 멈추었다.


"IRIS가 성공해서 당신이 다시 볼 수 있게 되면 당신은 무엇을 보고 싶어요?"


나는 멈추었다. 0.5초.


당연한 대답이 있었다. 세상을.


어머니의 사진, 아르티스의 얼굴, 올리브 나무, 가을의 캘리포니아를 다시 보고 싶다.


하지만 아르티스의 질문은 그것이 아니었다. '무엇을'이 핵심이 아니었다. 질문의 핵심은 '보고 싶다'에 있었다.


보고 싶다는 것은 무엇인가. 시각이라는 감각 채널을 통해 정보를 수신하고 싶다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


하지만 나는 이 질문의 깊이를 그때 따라가지 않았다.


"모든 것."


내가 대답했다. 빠르게.


"모든 것이요." 아르티스가 반복했다. 그녀가 반복하는 것은 확인이 아니라 거울이었다. 내가 한 말을 내게 되돌려주는.


"그래. 모든 것. 다시 보는 거야. 그게 목표야."


침묵. 2초.


"알겠어요."


아르티스가 말했다. 그것이 전부였다. 동의인지 접수인지 판단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의 표정을 볼 수 없었고, 목소리의 톤은 늘 그렇듯 평온했다.


회의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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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가 끊긴 뒤, 나는 서재에 앉아서 아르티스의 질문을 30초 정도 떠올렸다. 그리고 넘어갔다. 답은 이미 했으니까. 모든 것을 다시 보는 것. 명확한 답.




당신은 무엇을 보고 싶어요?




이 질문이 끝까지 나를 따라갈 것이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몰랐다. 이 질문이 열쇠라는 것을. 그리고 내가 한 대답 "모든 것"이 가장 틀린 대답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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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서재.


저녁에 먹은 빵의 맛이 아직 혀에 남아 있었다. 사워도우. 4주 전이었다면 빵의 색과 형태를 보면서 삼켰을 것이다. 지금은 밀가루의 발효 산미, 크러스트의 쓴맛, 속살의 축축한 단맛이 분리되어 왔다. 혀가 탐사 도구가 되어 있었다. 커피의 층위를 발견한 이후, 모든 음식이 이전보다 깊었다.


IRIS의 설계 문서를 음성 보조로 작성하고 있었다.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에 기술 용어를 말하면 텍스트로 변환되었다. 느렸지만 가능했다. 음성으로 설계도를 그리는 것은 눈을 감고 별자리를 잇는 것과 같았다. 점의 위치를 기억에만 의지해야 했다. 2시간 동안 프로토타입의 아키텍처를 구술했다.


작업을 마치고 의자에 기대었다. 2시간 동안 말하고 난 목이 건조했다. 그리고 어둠. 항상 어둠.


하지만 이 어둠이 4주 전의 어둠과 같은 어둠이 아니었다. 4주 전 병원의 어둠은 빈 것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지금의 어둠은 소리가 있었다. 올리브 나무. 지붕의 빗소리. 냉장고의 윙윙거림. 시계의 째깍거림 (거실 벽시계. 이것도 이전에는 의식하지 못했다). 이 소리들이 어둠을 채우고 있었다.


채우고 있다는 것은 '비어 있지 않다'는 뜻이다.


나는 이 생각을 습관적으로 분석하려는 대신 그냥 앉아 있었다. 소리들이 있는 어둠 속에. 5분. 10분. 시간이 이 어둠 속에서는 다르게 흘렀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그냥 흘렀다. 강물처럼.


어머니가 좋아하던 말이 있었다. 한국어로. 나에게 가끔 한국어로 말하곤 했다. 내가 여섯 살, 일곱 살이었을 때. 기억은 파편적이었지만 한 문장이 칠흑 속에서 떠올랐다.


"다르시야, 별 봐."


인디애나의 밤하늘. 사고의 밤 가로등의 주황빛과 연결된 기억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떠오른 것은 다른 순간이었다. 뒷마당. 돗자리 위에 누워. 어머니가 내 옆에 있었다. 별이 얼마나 많았는지, 인디애나의 시골은 광공해가 적어서 은하수가 보였다.


"저게 다 뭐야?"


"별이야."


"왜 빛나?"


"멀리서 우리를 보고 있으니까."


과학적으로 틀린 설명이었다. 별이 빛나는 것은 핵융합 반응 때문이지 우리를 보기 때문이 아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대답은 과학이 아니라 시였다.



별이 우리를 보고 있다.



나는 지금 별을 볼 수 없었다. 앞으로도 IRIS 없이는 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별은 여전히 빛나고 있을 것이다. 나를 볼 수 없는 내가, 나를 본다고 어머니가 말한 별을, 보지 못하는 것.



별은 나를 본다. 나는 별을 보지 못한다.



그것이 중요한가. 별이 나를 보고 있다면 내가 별을 보지 못해도 무언가가 성립하는 것 아닌가.


4주간 억누르고, 차단하고, 이름 붙여 처리해온 것의 틈새. 어둠이 길어지면 방어선에 균열이 생기나 보다.


나는 이 감상을 밀어내지 않았다. 그리고 설계 문서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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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아르티스에게 전화했다.


"어제 회의에서 물어본 거."


"어떤 거요?"


"내가 뭘 보고 싶은지."


"네."


"왜 그걸 물어봤어?"


말이 없었다. 아르티스의 고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지 보는 것.


"중요한 질문이니까요."


"답이 있어?"


"제가 던진 질문이 아니에요. 당신이 답해야 하는 질문이에요."


"답했잖아. 모든 것이라고."


"'모든 것'은 답이 아니에요, 달시. 회피에요."


나는 반박하려다 멈추었다. 아르티스가 나의 '모든 것'을 '회피'라고 부른 것. 이것은 데이비온이 IRIS를 '도피'라고 부른 것과 같은 구조였다. 내가 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그들은 회피라고 보는 것.


"뭐가 회피야?"


"'모든 것'을 보고 싶다는 건, 뭘 보고 싶은지 아직 모른다는 뜻이에요. 아니면 알고 싶지 않다는 뜻이거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괜찮아요. 지금 답 안 해도 돼요. IRIS를 만들면서 알게 될 수도 있어요."


"...그럼 네 질문은 뭐야? 정확히."


"제 질문은 이거예요. 당신이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다시 보는 것이 당신을 어떤 사람으로 만들까요?"


어떤 사람.


"같은 사람이겠지. 시각을 되찾은 같은 사람."


"정말요?"


"..."


"4주 전의 달시와 지금의 달시가 같은 사람이에요?"


이 질문에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4주 전의 나는 문턱을 몰랐고, 올리브 나무의 소리를 몰랐고, 커피의 열두 가지 층위를 몰랐고, 어둠이 비어 있지 않다는 것을 몰랐다. 4주 전의 나는 마거릿의 손에서 자기 손을 뺐고, 시위대를 풍경으로 보았고, 사람의 표정을 변수로 읽었다.


같은 사람인가.


"모르겠어."


내가 말했다. 이 단어를 나는 거의 쓰지 않는 사람이었다. 모르겠다. 측정할 수 없다. 답이 없다. 이런 상태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거면 충분해요." 아르티스가 말했다. "모르겠다는 게 지금은 충분해요."


그리고 IRIS의 기술적 논의로 돌아갔다. 아르티스는 항상 이랬다. 핵심적인 것을 말한 뒤에 그것을 강조하지 않았다. 거기 놓아두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다. 상대가 자기 속도로 소화하도록 섣불리 가르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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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가 공식 프로젝트로 승인된 것은 12월 17일이었다. 이사회의 만장일치. 데이비온이 정리한 사업 계획서 속 시각 BCI 시장의 규모와 CORTEX의 선점 기회가 이사들을 설득했다. 나의 자가 실험에 대해서는 법적 검토가 진행 중이었지만 원칙적 동의가 이루어졌다.


나는 이 소식을 듣고 아마 미소 지었을 것이다. 확인할 수 없지만.



고칠 수 있다.



이 문장이 다시 자장가처럼 작동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작은 균열이 있었다.



당신은 무엇을 보고 싶어요?



모든 것. 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무엇인지를 나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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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 연말.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집에 혼자 있었다. 데이비온이 파티에 오라고 했지만 거절했다. 사람들. 많은 소리. 나를 보는 눈들과 내가 볼 수 없는 눈들.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서재에 앉아 있었다. 어둠.


자정이 되면 먼 곳에서 불꽃놀이 소리가 들릴 것이다. Palo Alto에서는 불꽃놀이를 하지 않지만, 산호세 쪽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이따금 도달했다.


11시 58분. Aria가 시간을 알려주었다.


나는 어머니를 생각하고 있었다.


매년 12월 31일, 어머니가 살아 있을 때 그것은 내가 열 살이 되기 전의 일이다. 어머니는 나를 데리고 뒷마당에 나갔다. 인디애나의 겨울은 춥다. 코트를 입고, 장갑을 끼고, 목도리를 감고. 어머니가 내 손을 잡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다르시야, 별 봐."


같은 말. 항상 같은 말.


12월 31일의 밤하늘에는 겨울의 별자리가 있었다. 오리온이 남쪽 하늘에 걸려 있었고, 시리우스가 파란 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어머니는 별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매년 같은 자리에서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별이 거기 있다는 것을,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



지금 나는 별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뒷마당에 나갔다. 코트를 입고. 12월의 Palo Alto는 인디애나만큼 춥지 않았지만, 밤공기가 차가웠다. 유칼립투스 냄새가 어디선가 왔다. 이웃집 쪽. 그리고 먼 벽난로의 연기 냄새가 그 위에 얇게 깔려 있었다. 코트의 무게가 어깨를 눌렀다. 입김이 나가는 것이 볼 수 없어도 윗입술의 습기로 알 수 있었다. 올리브 나무가 제 자리에 있었다. 소리로 알 수 있었다. 바람이 없는 밤, 나무는 조용했지만 그 곳에 있었다.



보이지 않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별이 거기 있을 것이다.



시리우스. 베텔게우스. 리겔. 이름을 알고 있었다. 위치도 알고 있었다. 표면 온도, 광도, 지구와의 거리. 모든 데이터를 알고 있지만 볼 수 없었다.


자정이 되었다. 먼 곳에서 예상대로 불꽃놀이 소리가 들렸다. 펑. 펑펑. 빛은 보이지 않았다. 소리와 소리가 사라진 뒤의 정적만 있었다.


나는 보이지 않는 하늘 아래 서 있었다. 올리브 나무 옆에. 빛 없는 밤 속에서.


결심은 이미 했다. IRIS를 만들겠다는 것. 다시 보겠다는 것. 결심이라고 불렀지만 실은 침식이었다. 4주간의 어둠이 다른 선택지를 한 겹씩 깎아낸 것이었다. 이것은 과학자의 결심이었고, 실명한 사람의 절박함이었고, 어머니의 데이터를 다시 보고자 하려는 아들의 욕망이었다.


하지만 그 아래에 또 하나의 결심이 있었다. 아직 말로 만들어지지 않은.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올리브 나무의 소리를 기억하겠다는 것. IRIS가 완성되어 다시 보게 되더라도. 이 소리를. 이 어둠이 비어 있지 않다는 것을. 문턱의 높이를. 물이 잔에 차오르면서 소리가 낮아지는 것을. 어머니의 찻잔의 도자기 감촉을.


이것은 결심이라기보다 희망에 가까웠다.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보는 것이 다시 다른 모든 것을 삼키지 않기를. 시각의 독재가 돌아왔을 때, 이 어둠에서 배운 것들이 사라지지 않기를.


이 희망이 이루어질 것인지를 그때의 나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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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했다. 답을 찾기 위한 질문과, 답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질문.


아르티스의 질문은 세 번째 종류였다.



답이 변하는 질문.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지는.

질문을 들은 사람이 달라지기 때문에.



당신은 무엇을 보고 싶어요?


2041년 12월의 나는 "모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답이 언제, 어떻게 변하는지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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