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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Apr 05. 2023

벚꽃은 만개했고, 엔딩이 왔다.

이 아름다운 벚꽃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feat. 기후위기)

운이 좋았다. 

벚꽃이 만개해 있을 때 

때 맞춰서 탐스러운 벚꽃을 정말 실컷 봤다.


내가 이렇게 만개한 벚꽃을 보고 설레는 마음을 낼 줄 아는 사람인 줄 몰랐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에게 일어나는 변화 중에 한 가지가 

꽃을 보고 굉장히 좋아하고 있다는 거다. 



그냥 봐도 예쁘고 

자세히 보아도 만개한 벚꽃은 참 탐스러웠다. 


누군가 벚꽃처럼 절정의 순간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꽃이 있을까 했는데

그 절정의 순간은 참 아름다웠다. 

이렇게 보면 흰색인 것 같은데 저렇게 보면 연분홍색을 띠는 것 같기도 한 그 다채로움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었다. 충분히 


바람이 스쳐 지나가면 꽃비가 흩날린다. 

그 흩날리는 꽃비 속에서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꽃 같았다. 


화사한 벚꽃 아래에서 사진을 찍으니까 얼굴이 절로 화사해진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마음을 느끼면서 그 몽글한 마음을 만끽했다.


운이 좋았던 건 하마터면 벚꽃이 다 진 뒤에 꽃놀이를 가게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이미 벚꽃들이 다 졌고 

연두색 풀잎들이 산뜻함을 드러내고 있다. 계절의 색깔 


예년보다 올해 벚꽃은 훨씬 이른 시간에 피기 시작해서

당황스러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만개했다. 


벚꽃 놀이는 잘했는데 빨리 피는 꽃을 보면서 지구가 많이 아프긴 하구나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생활하면서 기후위기를 곳곳에서 실감할 수밖에 없는데 

봄날의 꽃을 통해서도 역시나 기후위기를 실감했다.


4월쯤 해서 차차 피어오르던 벚꽃은 이제 3월의 꽃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다.


개나리, 진달래, 매화, 동백꽃 등 다른 꽃들도 개화 시기가 훨씬 당겨지고 있다. 


지구 평균 온도가 계속 상승 중이다. 봄꽃이 일찍 피는 게 무슨 큰일일까 싶겠냐만 

생태계 전반에 교란의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꽃이 일찍 피고 지게 되면, 곤충의 활동 시기도 변화되고 이게 곧 큰 위협이 된다고 한다. 


특히, 꿀벌들. 벌들이 꽃가루를 암술로 옮겨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런 벌들의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내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 업무를 하는 노트북은 없으면 불편함이 굉장히 크겠지만

벌이 줄어들어서 수정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그건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생존의 위험을 받게 된다.

농사 지을 때 벌이 줄어든다는 걸 온몸으로 체감했었다. (농사를 하다 보면 자연의 변화를 더 온몸으로 느낀다.) 


과일, 채소를 맛있게 먹을 줄만 알지 대 자연 속에서 이뤄지는 것들이 다 저절로 되는 줄 안다.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서 자연 곳곳에서 각자의 역할을 잘해주기 때문에 내 삶이 유지된다는 게 

평소에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이 아름다운 벚꽃을 보지 못하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문득 위기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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