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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May 23. 2023

한라산을 오르며 마음도 오른다.

삶의 자신감과 활력을 주는 소소한 성취

살면서 기운이 빠지고 침울해질 때가 있다. 

마음은 날씨 같다. 가끔은 흐렸다가 비가 왔다가 할 수 있는데 그렇게 마음이 흐린 날에는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자기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토닥여주고 싶다.

'너 괜찮아. 할 수 있어. 자신감을 가져!'


난 그런 마음이 들 때면 한라산 등산을 했던 때가 떠오른다. 


취업의 어려움을 몸소 겪으며 이도 저도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남들은 다 잘 나가는 거 같은데 나는 제자리걸음인 것 같고 근데 또 열심히 하지 않는 스스로에게도 불만인 그런 시절이었다. 

성취감을 느끼기보다는 소소한 좌절을 느끼면서 흐린 마음으로 지내던 중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하기로 했다. 여행은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고, 제주도를 가는데 한라산은 꼭 가봐야 되겠다 싶었다. 한라산 등산을 해보지 않겠냐고 가볍게 제안했지만 친구들은 완곡히 어렵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평소 동네 뒷 산에 오르는 것도 어려워하는 친구들이라 겸허히 수용하고 한라산은 혼자 등산하기로 했다. 해발 2000m 가까이 되는 산을 등산해 본 일이 많지 않았지만 걱정되는 마음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훨씬 컸다. 


등산은 한 발 한 발 그냥 걸으면 중도 포기만 하지 않으면 언젠가 반드시 정상에 오른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정직한 과정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정상에 오를 수 없다. 또 그 과정은 얼마나 좋은지 물론 숨도 차고 땀도 나고 힘든 순간도 있지만 산을 오르는 과정 속에서 만나는 자연의 모습은 그 과정을 지나지 않은 사람들은 느낄 수 없다. 7월 햇살이 뜨거운 여름, 한라산을 오르고 정상에서 백록담을 보고 돌길을 밟으며 하산을 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였다. 

일정상 평소보다 타이트한 시간대로 산을 오르내렸어야 했는데 그러면서도 중간이 중간 폭포와 호수도 보고 주변 경관도 둘러본 스스로가 참 뿌듯했다. 계획한 시간도 조금 여유 있게 맞췄다. 


그냥 산 한 번 오르고 내려왔을 뿐인데 자신감이 엄청 충전되는 느낌이었다. 차오르는 충만감이 있었다. 많이 들뜨기도 하는 기분이었다. 안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되는 방향으로 하면 해볼 수 있다는 든든함을 얻었다.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잘할 수 있다.' '괜찮다.' 말해주어도 마음속에 채워지지 않는 찝찝함이 있었는데 결국 그 찝찝함을 풀 수 있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었다. 내가 나를 인정하고 내가 나를 안아줘야 오롯이 그 자체로 충만했다. 


소소한 성취감은 삶의 큰 원동력이 된다. 자신감이라는 에너지를 준다. 

해보기로 한 것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이뤄나가기.

거창하거나 큰 목표보다는 일상 속에서 내가 챙겨갈 수 있는 것들, 해볼 수 있는 것들을 꾸준히 한다. 


오늘도 잘 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볕이 좋아 산책, 하루 몇 보 이상 걷기도 좋은 소소한 성취 목록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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