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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행 Oct 19. 2021

[가상 인터뷰] 다스베이더(Darth Vader)_3.

포스가 함께 하길...


내가 니 애비다(I am your father)





“베이더 경 당신의 정치적 신념을 백번양보한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수많은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었습니다. 당신의 아내인 파드메, 스승, 친구…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요…그게 정당화가 될까요 ?”


“물론 그대의 비난은 모르는바 아닙니다. 그래서 결국 아들인 루크 스카이워커와의 대결에서 ‘내가 니 애비다(I am your father)’라 밝히고 나중엔 회개를 하니까요… 다만 자식에 대한 사랑을 어둠의 편에 서 있을 때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입니다.  시기를 좀 구분해주길 바랍니다. 모든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어요. 당신이나 저도 마찬가지죠. 제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저 또한 인간입니다.”





“당신과 아들의 대결은 스페이스 오페라라 칭하는 서사적 기운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당신 가족 이야기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비극적 운명을 마주하는 오이디푸스의 왕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세상 모든 가정, 모든 부모, 자식간에는 갈등이 존재합니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머리에 이런 말을 했죠.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나름으로 불행하다.’ 그렇습니다. 

한 여인이 살았다. 사랑했다. 그리고 죽었다를 1500 P가 넘게 지치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재주는 톨스토이가 단언컨데 은하계 최강입니다.



비극으로 가는 과정의 불행은 제각각 많을 수 밖에 없고…그래서 역설적이게도 유사한 감정이 들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면에서 비극적 요소로나 드라마틱한 네러티브로 본다면 유사한 느낌을 받을 수는 있겠죠. 


신화 속 인물은 선과 악,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위치 하지 않습니다. 크로노스가 아버지 우라노스를 죽이거나, 제우스가 그런 아버지 크로노스를 죽이잖아요.. 선일때도 악일때로 있는 것이죠. 또한 이 모두가 상황과 단계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졌다 합니다. 그게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하며, 서사를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루크 스카이워커의 대결, 애비를 알게된 루크의 내적 갈등, 애비를 넘어서야 하는 비장미가 없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보세요. 영화가 지금까지 사랑 받지 못했을 것이고 전세계 수많은 스타워즈 추종자들이 생겨나지 않았을 겁니다. 그게 서사를 이루어 당신이 말하는 스페이스 오페라가 된 것입니다. 물론 그 중에 진짜 진짜 주인공은 바로 저구요!”


아무리 호연지기 넘치는 질풍노도라도 부모님께 대들진 맙시다! 부모에게도 엄빠가 있었습니다.





시공간 여행자 5분 tip


오이디푸스(Oidípou)라는 작자가 누구냐?


오이디푸스의 왕은 오이디푸스 신화를 그리스의 위대한 극작가 소포클레스(Sophocles, BC 497 ~ 406)가 희곡화 한 비극 작품입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년 5월 6일 ~ 1939년 9월 23일) 가 주장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한번쯤은 들어보셨죠? 어린 아들이 어머니를 차지하기 위해 아버지를 경쟁상대로 (이런 폐륜이 또 있을까요? 흠흠) 보고 콤플렉스를 느끼며 증오한다는 심리용어예요. 


아이는 최초의 이성인 어머니를 독차지 하려 하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아버지가 ‘내가 니 애비다’하며 아들의 성기를 거세한다는 공포심에 아버지에 대한 도전을 멈추고…심리적으로 아버지의 거대 힘에 대한 쭈그리가 되어 사회화되어 간다는 뭐 이런…


소위 말빨하면 이 구역 구라왕 프로이트는 

이 심리를 오이디푸스의 신화에서 차용해 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고 명명한거랍니다. 

프로이트 자체가 당대에 사이비냐…아니냐 논란도 있었지만 뭐 말빨이 워낙 좋았기때문에 사람들이 오호~~혹~하고, 고개를 끄덕 끄덕 했었죠…



자….그래요! 당신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요!

오이디? 뭐? 뭐라구요?

그러니까 당신의 무의식 속에…

무의식 그게 뭔데요?

이드와 에고와…슈퍼에고와…암튼 당신은 무의식 속 억압에 사로 잡혀…지금의 당신이 힘든거요…

그니까 그 무의식이 뭐냐구요? 젠장~할! 

그게 뭔지 모르는 것을 모르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게 무의식이요!!! 

뭐요?????

암튼 그래서 당신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요! 어때 폼 나지 않소?


내 눈을 바라봐! 넌 예뻐지고 넌 건강해지고..넌 날씬....아 그건 좀 힘들겠다!....아침점심저녁 내이름을 세번...프로이트 ㄱㄱ


그렇다면 이 오이디푸스라는 작자가 누구냐?


오이디푸스는 그리스 테바이(테베) 왕의 아들로 태어났어요. 늘 그리스 신화에서 일을 복잡하게만 만드는 신탁에서 아버지를 죽여 권력을 차지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어마무시한 운명을 받게됩니다. 



뭣이라? 

태어날 내 아들놈이 나를 죽이고, 내 왕비이자 지 엄마랑 결혼할 팔자라고? 이런 미친~ 당장 없애버렷!



아랫사람을 시켜 없애려하지만 늘 막장드라마에서 늘 그렇듯 어찌 어찌 살아남은 오이디푸스! 

이웃 나라인 코린토스의 왕자로 성장해요 (참~ 운도 좋아요).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처럼 그도 신탁을 받죠…애비를 죽이고…엄마와 결혼하는…폐륜…



아..이게 말이되나? 내가 그런 운명이라고? 코린토스의 왕자로서, 아버지 왕을 죽인다고????



폐륜의 신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린토스를 도망쳐 나옵니다. 

그러던 중 일방통행로에서 내가 먼저 간다. 아니다. 내가 먼저간다…도로교통시비가 붙고, 지 성질을 못참고, 어이없게 마차에 탄 사람들을 다 죽입니다. 그런데 그 중 테바이의 왕이 있었던 거죠. 그리고 테바이로 들어섭니다. 다들 스핑크스 아시죠? 맞아요 그 스핑크스! 머리는 사람, 몸은 독수리의 날개가 달린 사자. 왕이 없는 테바이를 스핑크스가 엄청 괴롭힙니다. 



야…너..거기 걸어가는 놈..아니 너 말고 너…그래 너 일루와봐!

왜염?

내가 퀴즈 낼게 너 맞히면 그냥 보내구고…못 맞추면 1원에 100대

유퀴즈????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유퀴즈? 예쓰 오어 노우???



그래서 사람들이 엄청 죽어 나갑니다. 도시는 공포에 떨게되죠.



아…스핑크스 땜에 넘 무서워..

온 나라가 저 놈의 스핑크스 땜에 다 죽게 생겼어…유퀴즈~~ 예스! 못 맞추면 다 잡아 먹힌다구!

스핑크스 죽이면 테바이 왕 시켜준데…



때는 이때다! 오이디푸스가 이 스핑크스의 퀴즈(네다리, 두다리, 세다리)를 풀자, 스핑크스는 지 분에 못 이겨 머리를 땅에 박고 죽습니다. (다들 성질하고는 참..) 결국 오이디푸스는 테바이의 왕이 되고 왕비 (실은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하게 되는데…이후 테바이 도시 전체가 역병에 시달리게 되요.



아…스핑크스도 죽었는데…왠 팬데믹 상황인가?

이게 대체 왜 이럼? 뭣이 문젠가?



결국, 오이디푸스 왕이 신탁에 묻습니다. 왜 이런고? 왜 울 나라가 팬데믹인고?

신탁이 대답합니다. ‘테이바의 선왕을 죽인놈이 범인이다!’


이 후 예전에 교통시비를 죽인 사람이 테바이의 왕이자 자신의 아버지였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눈을 찔러 장님이 되어 세상을 떠돌게 됩니다. 자신과 어머니 사이에 낳은 자신의 딸이자, 어머니의 딸겸 손녀와 함께….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는 좀 내용이 다르지만, 이를 소포클레스가 멋지게 첨삭하여 오이디푸스 왕이라는 비극 작품을 만들게 된거죠. 자세한 이야기는 그를 직접 만나게 되면 인터뷰해 볼 예정입니다.  


수치심에 장님으로 세상을 떠돌게 되는 비극의 주인공. 얘야...딸아...아...엄마의 딸이면 내 여동생인가...ㅠㅠ





아! 다스베이더를 잊고 있었군요...다시 우주로 돌아가...




마스크...혹은 인간의 나약함을 감추기 위한 도구



“베이더 경, 당신의 마스크는 사람들이게 두려움에 대한 매우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당신에게 마스크란 무슨 의미인가요?”


“나에게 마스크란 마치 오페라의 유령 에릭의 가면이나, 조커의 화장과 같은거죠. 상처를 가리기 위함이자 내면의 공포를 감추고 군중에게는 공포를 심어주는 …흉측한 인간의 모습을 감추기 위한…두려움을 감추기 위한,….혹은 인간의 나약함을 감추기 위한 도구라 봐도 무방하겠죠…물론 이 마스크 없이 나는 숨조차 쉴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다스베이더 한때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행성 전체가 용암으로 덮여있는 무스파타 행성에서 그의 제다이 스승이자 친구였던 오비완 케노비와 운명의 대결을 벌입니다. 결국 자만심에 가득했던 아나킨이 오비완에게 패하고, 용암에 육체의 반이 녹아내리게 됩니다. 그래서 마스크 없인 살 수 없게 된거죠...그렇지만 우린 그래도 마스크를 하루빨리 벗고 싶어요. 글쵸???)



KF94 정도면 그도 안전할텐데요...자신과 타인을 위해...공공장소에선 마스크 필수예요...은하계 최악의 빌런이 되지 맙시다!




"가면을 썼다, 가면을 벗기겠다, 노출되는 모습과는 반대되는 내면의 무엇이 있다는 의미일텐데요…그런 의미에서는 가면이 좋은 의미가 아닌 듯 합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글쎄요...앞서 이야기 한 것 처럼, 가면에는 양면이 공존하지 않을까 싶어요. 내 진실을 숨긴다는 것과 내적 진실을 숨김으로서 잠재되어 있던 욕망과 그 욕망으로부터 오히려 더 진실된 내면이 밖으로 표출 될 수 있는 이중의 도구가 아닐까요. 단순이 부정적인 오브제로 보이진 않습니다. 


평생 마스크를 써온 입장에서 몇가지 마스크를 정리해보면 

첫째, 인류를 위해 내면을 감추거나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의미의 마스크가 있어요. 바로  부르스 웨인의 베트맨, 슈퍼맨의 클라크 켄트, 스파이더맨 등 마블, DC코믹스 히어로, 액션가면, 쾌걸 조로, 각시탈, 명탐정 코난이 이런 가면의 일종이죠. 


1천만 어린이의 영웅...그도 가면을 씁니다.



둘째, 욕망을 숨기는 마스크가 있어요. 바로 비극의 단초가 되는 캐퓰렛 가문의 가장무도회가 그렇죠. 파티에 로미오와 줄리엣, 웃는남자 그윈플렌.


셋째, 욕망을 표출하는 마스크로 조커, 짐케리의 마스크, 브이포벤데타의 가이포크스, 복면가왕, 멕시코 프로레슬러 루차도르, 데드풀, 스크림이나 13일의 금요일의 제이슨 그야말도, 욕망을 표출하는 마스크들이죠.


부조리에 저항하라! 부정하라! 파괴하라! 승리의 그날까지! 혁명의 상징이 된...가이포크스의 마스크! 



넷째, 벗어나려 벗으려 하나 벗겨지지 않는 매드맥스, 아이언마스크, 흑사병의 의사마스크도 있습니다. 


사실 이외에도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멜깁슨이나 지킬박사의 Mr. 하이디 그리고 금요일 밤 클럽의 화장한 청춘들도 모두 마스크의 일종이죠. 화장도 나를 숨기거나 나를 드러내는 가면이라 생각해요. 좋은 가면...그래서 좋은 화장품이 비싼게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그래로의 자신을 보이는 마스크도 있습니다. 데쓰 마스크죠. 죽음의 하데스, 그에게 떠나는 나약한 인간의 마지막 모습을 석고에 담는 데쓰 마스크. 오직 생과 사의 마지막 순간을 온전히 드러내거든요.


단테의 데쓰 마스크...이탈리아 피렌체 베키오궁에서 그와의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요즘 현실은 물론 SNS 상에서도 본케와 부케가 많습니다. 마스크가 그런 본케와 부케의 다른 알레고리가 아닐까요?”


“일정 부분 동의해요. 나 다스베이더와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분명 다른 케릭터이긴 하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요즘같은 때엔 분명 여러 부케들이 필요해요. 물론 그만큼 내가 변신할 수 있느냐..그런 욕망이 있느냐...그런 능력이 있느냐...그런 시간이 있느냐...그런 재력(?)이 있느냐...결국 자신의 부케를 만든다는 것은 인간으로 자연스럽게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자아실현의 방법이 아닐까요? 우리 모두 부케를 많이 만듭시다 ”




나는 다스베이더니까요...그깟 외로움 개의치 않아요



“당신은 행동주의자인거 같습니다. 은하제국의 넘버2인데 직접 전투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요? 보통 타이파이터 2대의 엄호만 받고 전투에 임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사실 최고 지위관이 선봉에 서는 모습이 중간에 관리들에게는 반드시 좋은 모습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물론 은하계 최고의 전투력과 최고의 전투 조종사임은 익히 알고 있지만…”


“제가 은하계 최고의 포스를 가졌으니…당연한거 아닌가요? 저 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던가요? 물론 그래서 외롭죠. 주변에 친구가 없는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다스베이더니까요...그깟 외로움 개의치 않아요. ”


(좀 격앙된 눈치입니다. 그리고 좀 슬퍼 보였습니다. 물론 다스베이더 보다 더 뛰어난 능력자는 없을 겁니다. 그런데 21세기 형 인간일까? 개인적인 의문이 듭니다. 가끔은 최고의 능력자라도 부족한 후배들을 위해 한발짝 뒤로 물러나 관대함과 인내심으로 그윽하게 지켜봐주고 응원해주는 것도 리더의 능력이 아닐까요? 격앙된 목소리가 블러핑 같습니다. 애잔함이랄까요...그래서 그런지 인터뷰 처음에 제가 그의 고독을 눈치챘던 모양입니다. 그의 말처럼 외롭잖아요. 뭐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은둔형 외토리인 다스 베이더! 고독은 죽음에 이르는 병입니다. 주변에 사람이 있을 때 잘해주세요~




"이제 저는 지구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오늘 인터뷰를 마치며 끝으로 지구인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


당신 말처럼 난 내 젊은 날의 강력한 신념으로 수 많은 사람을 희생시켰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고독해졌습니다. 그게 나입니다. 강력한 신념은 무모한 신념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능력이 은하계에서 아무리 뛰어나다 할지라도 함께 슬퍼하고 아파하고, 공감하고, 감싸주고, 사랑하는 내 곁의 우리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비로서 홀로 되어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 몸의 1/2 이상은 인간이 몸이 아닙니다. 제국의 기술이 만든 몸이죠. 아직 사랑하는 사람을 온전한 눈으로 바라 볼 수 있을 때, 시인이 아니더라도 말을 건낼 수 있을때, 마법사는 아니더라도 손으로 체온을 느낄 수 있을 때, 뜨거운 심장으로 서로를 안아줄 수 있을 때...당신의 연인에게, 당신의 부모에게, 당신의 친구에게 바로 지금! 당장! 고백하세요! 사랑한다 말하세요!  포스가 함께 하길...


베이더 경, 고맙습니다. 당신도 포스가 함께 하길...



시공간 너머 지구로 돌아오는 길에...그의 마지막 말이 귀에 맴돕니다. 두려움으로 인터뷰를 시작했으나 따스함을 안고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다음 인터뷰를 위해 잠시 피곤한 눈을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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