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그리다
도시는 붉.게. 타오릅니다.
기울어가는 태양은 토스카나의 평원과
이 평원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도도한 물결의
아르노 강을 물들입니다.
피렌체
어쩌면 아득히 먼...
현실의 저 멀리에 있을 것만 같은 이 도시는
오래된 이야기를 가슴에 품은 채 낯선 이방인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산타마리아 노벨라 역에서 미켈란젤로 언덕까지
도시는 산책하듯 걸어야만 자신을 드러냅니다.
아름다운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의 거대한 돔과
레푸블리카 광장과 시뇨리아 광장
그리고 단테의 좁은 골목은
도시를 찾은 당신과 나에게 수많은 예술과
자신의 역사를 천천히 귓가에 속삭입니다.
단 두 번의 만남으로 한 여인을
영혼토록 사랑한 슬.픈. 남자의 도시
베아트리체의 짧았던 삶과
단테의 길고 길었던 지옥과 같은 삶은
마치 냉정과 열정의 어느 이야기처럼
도시를 다시 붉게 물들이고 또 수놓습니다.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피렌체... 플로렌스... 예술과 꽃
오늘도 스탕달은 까마득하고 아찔한 아름다움에
이 붉은 도시에서
쓰러지고 또 쓰러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