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불구하고 #글쓰기 #좋은글
한글로 쓴다고 다 우리 글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번역 말투’라고 하죠.
외국말이 서툰 저로서는 번역가들 덕분에 여러 나라의 책을 두루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우리 말법에 맞게 번역해 주신다면, 저 같은 사람이 세계와 사람을 더 깊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늘은 번역 말투,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고쳐봅니다.
전에는 논문에서나 보이던 게 이제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든 글에서 자주 보입니다.
어떤 사람은 ‘번역 말투’만 가진 낭만이 있다며 ‘불구하고’를 안 쓸 수 없다고 하더군요. ‘불구하다’의 뜻풀이(얽매여 구애되지 않다)가 좋아서 계속 쓴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뜻이 좋으면 풀이 그대로 ‘얽매이지 않다’하고 쓰면 될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우리말 ‘그럼에도’와 ‘그런데도’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렇게 쓰면 낭만 없는 투박한 글이 될까요?
오히려 아름다운 우리 글이 됩니다.
ㄱ. 어려울 걸 앎에도 불구하고 도전했다. (→ 알면서도)
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죄를 뉘우치지 않았다. (→ 그럼에도/그런데도)
ㄷ. 형편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남을 도왔다. (→ 않음에도/않은데도)
[고침 1]과 [고침 2]는 선택하기 나름입니다.
저는 마음을 드러내는 글은 담백한 게 좋더군요. 그런 면에서 ‘그런데도’ 보다는 ‘그래도’가 바로 와닿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떤가요?
그래도 나는 네가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