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한국어교육 #교정교열 #문장
저는 말법(문법)을 공식처럼 외우라고 하지 않습니다. 글도 감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이든 감각을 깨우려면 부딪히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많이 읽고 쓰다 보면 좋은 문장을 알아보고, 쓸 수도 있죠.
직접 맞닥뜨리지 않는 사람들은 남의 재주를 제 것인 양 흉내 냅니다. 그런 버릇은 글에도 고스란히 담깁니다.
신기하게도 이런 사람들은 좋은 문장은 다 재끼고, 이상한 문장을 따라 씁니다.
'좋은 글인 척' 하는 문장을 가져왔으니 함께 보시죠.
바늘과 실처럼, 어떤 낱말에는 잘 따라다니는 품사가 있습니다.
낱말 ‘느낌’에는 주로 용언으로 쓴 ‘이다’ 또는 동사 ‘들다’, ‘받다’가 따라옵니다. 대부분 문장 끝에 자리하죠.
ㄱ. 불안한 느낌이다.
ㄴ.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ㄷ. 불안한 느낌을 받았다.
‘있다’는 주로 (어떤 대상이나 일의) ‘상태’를 나타낼 때 쓰는 형용사입니다.
“나는 언제나 네 옆에 있을 거야.”처럼 어떤 곳(장소)에 자리하는 상태,
“나도 있는 집에서 태어났으면…”처럼 재산이 많은 상태를 타나내기도 합니다.
품사: 단어를 기능, 형태, 의미에 따라 나눈 갈래.
용언: 문법에서 동사나 형용사와 같이 문장에서 서술어의 기능을 하는 말
출처: 한국어기초사전, https://krdict.korean.go.kr/kor/mainAction
우리는 ‘불안’이 달콤한 사탕이 아니라 ‘느낌’에 하나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불안한 느낌’이라고 친절하게 밝혀 쓸 까닭이 없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불안했어.”라고 말하지, “불안한 느낌이 들었어.” 하지 않습니다.
왠지 불안했는데 짐작이 맞았다.
뻔하지 않은 문장, 뻔하지 않은 책을 쓰려면 감각을 키워야 합니다. 그러면 가볍게 쓸 문장과 무게를 두고 쓸 문장을 스스로 나눌 수 있습니다.